2013. 6. 21. 08:54ㆍ책 · 펌글 · 자료/예술.여행.문화...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전통 한옥 vs 다감한 여인의 모습 전통 한옥
사랑을 이야기하듯 전국 24곳의 개성 넘치는 전통 건축물들을 전해듣다
우리에게 전통 한옥은 아무래도 남성적 이미지가 강하다.
누마루에서 턱수염을 쓸어내리는 선비 정도가 될까?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보면, 한옥의 내면 깊숙이 숨은 다감한 여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모르고 지나친다면 한옥과 사랑에 빠지기 쉽지 않다.
여인을 닮은 한옥은 자신에게 진솔한 애정을 보여 주는 이들에게만 제 속살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전통 한옥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온전히 받을 수 있기를.
한옥 연구가로 활동하고, 한옥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한옥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한옥 목수일까지 익혔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
민족문화나 동양철학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친근하고 아름다운 글이 되도록 노력했다.
책에는 저자가 2년간 소중한 인연을 맺은 24곳의 전통 건축이 모두 들어있다.
24곳 중 17곳은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살림집으로서의 한옥이다.
미처 깨닫지 못한 한옥의 색다른 디자인에 놀라고, 독특한 분위기에 어깨를 들썩이게 될 것이다.
24곳 중 나머지는 성당, 절집, 서원 등 전통 건축을 종류별로 하나씩 선정했다.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 마지막 장을 덮을 때면, 어떤 전통 건축물을 만나도 자신의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한옥을 이야기하면서도 거창하게 역사적인 의미나 건축 용어들을 나열하지 않는다.
다만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눈으로 한옥을 바라볼 뿐이다.
한옥이 마치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 책이 전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가진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한옥에서 디자인의 진수를 보다
건축 디자인의 기본은 대칭이다. 하지만 한옥은 비대칭이다.
대웅전이나 근정전같이 의식을 행하기 위한 건물이라면 대칭으로 짓지만,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라면 과감히 대칭을 벗어버린다. 이러한 비대칭을 전면으로 내세운 한옥이 바로 전라남도 보성군 강골마을 이용욱가옥이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곳간의 벽체다. 흰 벽에 나무기둥이 가로, 세로로 붙어 있어 마치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더구나 기둥 사이의 공간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장식을 위해 이렇게 만든 것은 결코 아니다.
한옥 벽면의 세로선은 기둥이고, 가로선은 기둥을 잡아 주고 벽체를 받쳐 주는 부재다.
그래서 기둥이 길어지면 가로 부재가 들어간다. 이는 자연스럽게 비대칭 디자인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았다.
경상북도 경주 양동마을의 향단 또한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 주는데, 안채로 들어가는 길은 흡사 미로와 같다.
높은 축대 때문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야 한다.
이는 원래 절집이었던 자리에 집을 세웠기 때문에 나타난 공간이다.
또한 다른 나라의 건물들이 대개 일자형인 반면, 한옥은 ㄱ, ㄴ, ㄷ자 모양으로 꺾인 형태다.
집집마다 다른 모양의 지붕도 이러한 꺾임 때문에 가능했다.
집이 꺾이며 집의 크기와 높이가 달라지는데, 지붕의 모습도 그에 따라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옥은 쉽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에게만 아름다움을 보여 준다.
그래서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이 한옥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옥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제까지 한옥에 관심이 없었다 해도, 한옥을 잘 몰랐다 해도 상관없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 한옥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옥이 숨겨 놓은 이야기와 비밀스러운 공간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1 서울/경기도
여경구가옥
_ 꽃담에 남은 사상의 흔적
(※ 여경구가옥 만이 아니라 모든 가옥의 사진과 설명글은 여기저기 카페 블로그에서 퍼온 것임.)
이덕승(작고)의 7대조가 지은 집으로 약 200년 전에 지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분에게 아들이 없어 첫째 사위 이름인 여경구가옥이라 이름붙여졌습니다. 동네에서는 연안이씨의 동관댁이라 부릅니다. 조선시대 중부지방 양반가옥의 전형으로 잘 보존되어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습니다. 대문앞 언덕위에서 본 전경입니다. 양반집답게 솟을대문으로 양쪽에 행랑채가 붙어있네요. 대문은 서북향입니다. 사랑채는 동남향입니다. 왼편 끝 작은 집은 사당입니다. 집 뒤를 둘러싼 태묘산이 보입니다. 태묘산은 마을 주민이 가볍게 산책하기 적당하고 고려시대 산성의 흔적이 있습니다. 2000년도까지만해도 이덕승의 친척이 거주했는데 그이도 돌아가시고 현재는 빈 집입니다. 평소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어있으나 학술목적으로는 개방하고 있습니다.
자연석으로 만든 계단위로 사랑채가 당당합니다. 아버지와 장남이 거주하면서 손님을 맞이하고 책읽고 차마시던 공간이죠. 맞은 편 문은 사랑채에서 사용하던 광의 문입니다. 오른편에 안채 문(중문)이 있고요. 왼편 광은 책을 보관하던 서고이고 가운데 2개는 일반 살림살이와 식량을 간수하던 광입니다.
사랑채 마루에서 본 전망이 탁 트였습니다. 마을 앞으로 왕숙천이 흐르고 멀리 천마산이 보입니다. 옛날엔 이 앞이 거의 논과 밭이었겠죠. 전형적인 배산임수로 명당중 명당입니다. 풍수지리 공부하는 이들이 이 집을 보기위해 많이 찾아옵니다.
안채 문을 열고 들어가면 중부지방의 안채 전형이 나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자녀들이 거주하지요. 제 고향이 남부지방이라 그런지 이런 한옥구조는 조금 낯설기도 한데요, 겨울이 길고 추운 곳이다보니 ㅁ자형으로 바람을 막아주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대청 문을 열어놓으면 바람이 잘 통하고 무척 시원하답니다. 사랑채와 안채는 기단 높이와 건물 크기가 같으며 사랑채만 약간 앞으로 나와 있습니다. 2칸 넓이 대청과 서쪽에 2칸 방이 있습니다. 방 앞에 툇마루가 이어져있고 대청 동편에 2칸 크기 안방이 있습니다.
안채 마당에서 뒤란으로 갔습니다. 뒤란가는 통로에서 안채쪽을 돌아본 정경입니다.
안방과 붙은 뒷방과 골방입니다. 뒤란에서 본 모습입니다. 안방과 툇마루로 연결되어 있네요. 옛날 안채 여인들은 바깥 출입을 잘 못했다고는 하나 이 툇마루위에서 마을 전경이 다 보입니다. 아까 사랑채에서 본 전경처럼요. 여인들을 배려한, 섬세한 가옥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조선시대 우물이 있었던 자리로 추정하나 이 우물은 근대에 만든 것이랍니다. 모양이 옛날 것과 다르네요.
사당은 사랑채 뒷편 한 단 높은 터에 따로 있습니다. 처마는 홑처마, 지붕은 기와를 이은 맞배지붕입니다.
반담을 쌓은 기법이 독특합니다. 하방에서 작은 돌을 켜에 따라 쌓되 돌의 크기가 다양하게 해 화장줄눈을 주어서 열롱무늬 맛을 풍깁니다. 그 위 지네발 마루는 수키와만으로 그 위에 암기와를 사용했습니다.
정용채가옥
_ 아름다운 행랑채의 정체를 밝히다
성공회강화성당/강화온수리성공회성당
_ 한옥식 성당의 미래를 상상하다
칠장사_ 마당에서 깨달음을 얻다
운현궁_ 한옥, 역사를 품다
2 충청도
김기응가옥
_ 은유의 공간을 들여다보다
최태하가옥
_ 하늘과 맞닿은 한옥
김기현가옥
_ 한옥의 여성성을 읽다
계암고택(김기현가옥)은 19세기 중반에 지은것으로 보이며 개축과 증축을 계속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이 고택은 정순왕후 생가와 연결되어 있으며 뒤에 얕은 산과 앞에 넓은 천(川)이 있고 이 고택 대문은 개수할 때 장소를 옮겨 낮게 했으며 안채의 ㅁ자에 연결된 사랑채가 있으며 초당과 작은사랑채 각각 3 칸 그리고 사랑채 앞에 행랑채 7칸이 있다. 그리고 사랑채와 행랑채방 앞에 작은 정원이 있다. 이 고택은 차양채를 호화스럽게 건축하여 여름에 시원하다. 또한 작은 사랑방과 큰사랑방은 구들로 난방해서 황토 찜질을 할 수 있다. 안채는 안방, 대청 건너방이 있으며 안방 부엌은 6칸으로 한옥식 부엌에 근대식 탁자를 배치하여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후원이 무척 아름답다.
계암고택(김기현 가옥)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은 내포지역으로 가야산을 중심으로 산들이 이불을 덮어 놓은 듯 낮게 드리워져 있다. 서울과 가까워 한양 양반들이 이 지역에 땅을 사 농토를 마련하곤 했다고 한다. 이곳은 경주김씨 집성촌으로 충신과 지사와 효자를 여럿 배출한 마을이다. 안주목사 김연(1494-?)이 입향시조로 손자 적은 안기찰방을 하다 귀향했으며 장남 홍익은 병자호란시 왕위병을 이끌고 전투하다 광주 험천에서 전사했고 말자 홍욱은 충청 황해감사를 했다. 그후 그의 증손자 홍경이 영의정 그의 말자 한신이 영조의 화순옹주와 국혼을 했으며 그후 그의 조카 되는 한구의 딸 정순왕후가 영조비가 되면서 국혼을 다시 맺는다. 정승 37명 등 많은 인재가 배출되었는데, 학자로 추사 김정희가 여기 한다리 출신이며 독립애국지사가 3명이나 된다. 융성기에는 한옥이 즐비하였으나 현재는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199호인 김기현가옥과 도지정 정순왕후 생가뿐이다.
추사고택
_ 추사, 한옥과 통하다
결성동헌
_ 동헌, 스캔들이 터지다
3 전라도
몽심재
_ 한옥 정원, 신선을 꿈꾸다
김동수가옥
_ 공간의 향연에 빠지다
강골마을 이용욱가옥
_ 비대칭 한옥, 디자인의 진수를 보다
도래마을 홍기응가옥
_ 한옥, 리듬을 타다
운조루
_ 조선 선비의 로망을 만나다
4 경상도
옻골마을 백불고택
_ 한국의 미로 거듭나다
향단
_ 세상의 중심을 꿈꾸다
병산서원
_ 건축, 자연이 되다
남흥재사
- 막사발을 닮은 건축
정온선생가옥
_ 영광과 좌절, 숙명을 끌어안다
일두고택
_ 틈으로 완성하다
밀양향교
_ 은밀한 세상으로 들어가다
5 강원도/제주도
왕곡마을
_ 태고의 집을 만나다
성읍민속마을
_ 바람의 땅에서 한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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