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27. 08:35ㆍ산행기 & 국내여행
검색해보니 어제 올라온 마춤한 글이 있군요. 이대롭니다. 참고하시길.....
참! 군북면이란 지명이 두 군데입니다. 착각하기가 좋습니다.
옥천군에도 군북면이 있고, 금산군에 군북면이 있습니다.
그것도 서로가 가까이에 인접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군북면은 금산군에 있는 군북면입니다.
어제 얘기했던 이현상 생가터도 이곳 군북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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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숙객원기자 2013-04-26 08:10:38
◆ 산꽃나라, 보곡산골마을
금산의 601번 길에서 두두리에서 골짜기로 들어선다. 삼백년 된 두두리 느티나무가 길을 연다.
구불구불 흘러가는 길의 이름은 산꽃로다.
비들목재를 지나자 보광로가 곁가지로 나 있다. 저 길로 가면 보광리와 상곡리에 닿는다.
나는 산꽃로로 계속 달리다 자진뱅이길로 접어든다. 그러면 산안리다.
그럼 보곡산골마을은? 지도에는 없는 이름이다.
보곡산골은 보광리, 상곡리, 산안리 세 마을을 합해 만들어진 이름이다.
금산 군북면, 그리 높지 않은 서대산과 천태산이 휘 둘러 폭 안고 있는 아늑한 땅에 보곡산골이 있다.
보곡산골은 국내 최대의 산벚 자생지 중 하나다.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산골의 꽃들은 한걸음 늦게 피어난다.
이곳은 산꽃나라로 알려지면서 임도를 중심으로 한 여러 트레킹 코스가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산꽃로에 들어서면 산꽃나라 현수막과 트레킹 이정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을의 초입부터 공사현장이 종종 눈에 띄기도 하지만 골짜기의 오지마을에는 풋풋한 흙내와 풀내가 고스란하다.
산꽃나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은 산안2리인 자진뱅이 마을에서 시작된다.
산으로 둘러싸인 오보록한 양지에 마을은 들어앉아 있다.
옛날에는 천안 전씨들이 피난을 와서 처음 정착한 마을이라 자전리라 했다는데 자잘자잘한 논이 많아 자진뱅이라 부른단다.
약 22가구가 산다는 마을에는 더러 빈집이 보인다. 갈지 않은 묵정밭에 조팝나무 하얀 꽃무리가 눈부시다.
◆ 자진뱅이 둘레길
임도가 시작된다. 사람의 마을은 금세 보이지 않는다.
산벚나무는 산앵이라고도 한다. 산앵은 다정하고 산벚은 우수가 있다.
산벚은 장미과의 낙엽교목으로 습기가 많은 비옥한 땅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라 한다.
벚나무는 꽃이 피고, 지고, 잎이 태어난다. 그러나 산벚은 꽃과 잎이 함께 피어난다.
산벚의 꽃잎에는 향기가 없다지만 어쩐지 은은하다.
얼마나 걸었을까, 길 아래에 삼각형의 소나무 한 그루가 솟아있다. 마을의 옛 이름을 간직한 자전리 소나무다.
300년 된 이 나무는 원래 암 수 두 그루가 살았다는데 수나무는 고사하고 암나무만 남아 있다.
길이 휘어지고 산벚이 그늘을 만드는 가장자리엔 벤치가 놓여 있다.
서서히 상승하는 길에는 작은 꽃잎들과 갓 태어난 이파리들이 궁륭을 만든다.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 가에는 ‘봄처녀 정자’가 있다.
길은 다시 힘껏 치고 오르며 하얀 골짜기를 활짝 열어 놓는다.
단순하고도 친근한 감동에 젖는다. 이 환한 전망을 펼쳐놓고 ‘보이네요 정자’가 서있다.
이 새봄에 안긴 자진뱅이 마을과 먼 서대산의 능선까지도 보이고, 파헤쳐진 공사장도 보인다.
여기서부터 다시 큰 원을 그리며 내려간다.
조팝나무 군락지와 산벚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다시 마을이다.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대전방향으로 가다 옥천으로 나간다.
옥천 나들목에서 보은, 옥천 방향으로 우회전 한 후 옥천군청 지나 37번 국도를 타고 금산, 대전, 추부 방향으로 간다.
추부 이정표를 따라 601번 지방도로 좌회전해 계속 달리다 두두리 군북면사무소 쪽으로 좌회전한 후 계속 들어간다.
>> 보곡산골 산꽃나라 걷기 팁
군북면으로 들어선 후 한참 달리다 보면 산꽃나라 이정표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보통 ‘보이네요 정자’로 가는 산책길 입구를 출발점으로 삼는 사람들이 많다.
이 길이 임도를 따라 산을 한 바퀴 돌아 산안2리 마을을 통과해 원점 회귀하는 3코스로 9㎞ 남짓한 자진뱅이 둘레길이다.
산안2리 마을에서 출발해 똑같은 코스를 역으로 돌아도 된다.
1코스는 숲길을 관통하는 나비꽃길로 4㎞,
2코스는 중간 마을로 내려서는 산꽃올레길(또는 명지목길)로 6㎞ 정도 된다.
보이네요 정자에서 코스를 이탈해 남쪽 고개로 길을 잡으면 신안리로 향하고 신라고찰 신안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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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대전(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금산군 추부면 IC로 빠져서, 서대산 앞을 지나 군북면사무소로 갔습니다.
군북면사무소에서 꺾어서 승용차로 10분쯤 가면 갈림길이 몇 개 있더군요.
이 길로도 넘어보고, 저 길로도 넘어보고 했는데, 다 돌아다닌대도 두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서대산과 천태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어서 폭 감춰진 곳입니다.
신안사(身安寺)는 이곳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20분 정도?) 큰 절은 아니지만 가볼 만합니다.
길 하나,
이 길은 현재 도로공사 중이라 막혔습니다. … 공사는 곧 끝나겠더군요.
그대로 올라가면 '보이네요 정자'가 나온다고 합니다만.
그래서 유턴해서 되돌아나오다가 다른 길로 해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해도 그 정자가 나옵니다.
말하자면 이 지역은 방사형 둘레길인 셈입니다.
올라가서 내려다 보면 밑이 훤히 보일 위치입니다만, 벌써 나뭇잎이 시야를 가리더군요.
길 둘,
가며 오며 사이클 선수들을 만났습니다. 고개가 가파르던데요.
고개 날망에는 나물 뜯으러 와서 세워논 차들이 더러 있더군요.
저도 살펴봤는데 고사리는 아직 안 나왔습디다.
금산 보석사 들어가는 길가 숲속에 곰취가 많이 납니다.
저는 이런 구도가 좋습니다.
여기가 '<보이네요 정자>'입니다. 정자 밑 숲속으로 둘레길이 나있더군요.
길 셋,
꽃이 많다고 해서 '화원동'입니다. 하얀꽃인데 조팝꽃이라고 하네요.
이팝꽃나무는 큰 거지요?
(유성온천에서 5월에 '이팝꽃 축제'가 열립니다.)
마을분들이 천막치고 동동주와 파전을 팔고 있더군요.
겹매화는 이제 핀다는군요. 저는 꽃이고 식물이고 잘 모릅니다.
솔직히 저는 꽃보다는 잎이 좋습니다. 꽃은 뭔 꽃이든 별루예요.
길 넷,
앞에서도 말했지만 신안사는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행정구역상으로도 군북면이 아니고 제원면입니다. 천태산 자락이죠. 뒤로 넘어가면 영동군입니다.
큰 절이 아닌데도 살림살이가 넉넉해 보입디다. 군(郡)에서 지원이 좀 나오나봐요.
벌써 초파일 연등 걸 준비를 하고있더군요.
전각이나 요사채를 아주 반듯하게 잘 지었습니다. 참 예뻐요. 절 위치도 좋고....
산벚꽃 보러 가는 길이라면 함께 들려오길 권합니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우리 건축의 조형미, 균형감각은 참 뛰어납니다. 중국이나 일본은 비할 바가 못되지요.
길 다섯,
이곳 저곳 드문드문 전원주택이 많더군요. 아토피 치료하는 황톳집 집단도 보이고요.
여기는 골짜기 물을 막 떠먹어도 될만큼 청정지역입니다.
버스도 다니지 않는(?) 오지이지요.
산이 두 겹으로 둘러쳐 있어서 그런지 계곡에도 물이 많은 편입니다.
전원주택은, 아무나 짓고 사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뺑이 칠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어요. 돈으로 다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어제도 집주인 하나 나와서 뺑이 치는 걸 봤는데, 얼마나 안타깝던지.....
길 여섯,
칠백의총입니다. 제가 여길 와본 게 20년은 됐나봐요.
아주 폐허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주 말쑥하게 잘 정비해놓고, 관리도 잘하는 모양입니다.
이름이 왜 '종용사(從容司)'일까, 용감할 용(勇)도 아니고 얼굴 용(容)으로.
해서 물어봤더니, 40년간 임금질 해먹던 선조란 놈이 그리 지었다더군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폄하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이 현판 글씨는 18년간 대통령 해먹은 박정희가 썼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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