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 09:26ㆍ산행기 & 국내여행
며칠 전에 고택(古宅)에 관한 책을 읽었더랬잖습니까?
제 친구가 그 방면에도 선수입니다.
가까이 있는 고택이나 둘러보고 점심이나 먹자고 하였더니 여기로 데려옵디다.
연산에서 샛길로 빠져서 상월 · 노성 경계쯤에 있습니다.
부모님 산소를 이 길로 갈 수도 있죠.
제가 고택을 보자고 하는 것은 건축물이 궁금해서가 아니라
‘살았을 사람들’의 체취· 정취를 느껴보고자 함입니다.
큰사랑채의 주인은,
작은사랑채의 아들은,
안채 사는 부녀자들은,
또 행랑채에......,
날을 잘못 잡았습니다. 햇빛이 얼마나 뜨겁던지.
거기다 문까지 잠겨있더라는.
고택을 답사할 때는 집 주인을 직접 만나서 설명을 들어야겠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임수택 가옥
많이 퇴락했죠?
마침, 정리를 잘한 게시물을 발견했습니다.
가감없이 있는 모습 그대로 썼네요. 제가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인데, 사진은 생략하고 글만 옮깁니다.
블로거가 논산시 공무원 같습니다.
논산은 기호유학을 꽃 피운 고장으로 조선 예학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예학자와 그 후손들의 자취가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그중 사계 김장생과 명재 윤증 등을 배출한 광산김씨와 파평윤씨는 대표적인 집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논산시에서는 충청권의 기호유교문화를 재조명하고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 시점에서 돈암서원과 노강서원, 윤증고택 등과 연계해서 탐방할 수 있는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돈암서원에서 윤증고택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임수택가옥을 찾아보았습니다.
임수택가옥은 논산시 연산면 오산리의 오구미 마을에 있는 조선시대의 양반가옥으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9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문화재청의 자료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파평윤씨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으며,
광산김씨 문중이 5대를 이어 살다가 광복 후에 임수택 씨가 소유하게 되면서 1987년 문화재 지정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건립 당시에는 'ㅁ'자 형의 가옥이었으나 6.25전쟁 당시 행랑채가 소실되면서 지금은 'ㄷ'자 형 안채만 남아 있습니다.
마을사람들의 농기구를 세워두는 가옥 앞 야적장에 양반가옥의 풍수를 반영한 연못이 있었다고 하니
임수택가옥의 본래 얼마나 위풍당당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활짝 열려 있는 대문 안으로 들어서니 밖에서 보았던 고풍스런 양반가옥의 모습과는 달리 을씨년스러운 폐가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허물린 돌기단과 옹색한 툇마루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소화기들, 그리고 아무렇게나 버려진 살림살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그나마 논산시에서 무너진 처마와 지붕을 수리해 보존한 것이 위안이 됩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임수택가옥을 찾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명재고택처럼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멋스런 풍광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비록 낡은 가옥이지만 녹슨 문고리와 안으로 빛을 가득 품고 있는 창틀, 이런 아기자기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우리의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여행의 참맛은 눈에 띄지 않는 곳을 둘러볼 때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임수택가옥의 뒷뜰은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아 아쉽이 남지만 꽤 흥미로운 구석이 있습니다.
방구들마다 독립된 굴뚝이 자리잡고 작은 마루가 놓여 있습니다.
가옥 뒤로 울창한 대나무숲이 있어 여름에 뒷뜰의 마루에 앉아 더위를 식혔을 집주인의 한가로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임수택가옥이 자리잡은 마을은 이름도 예쁜 오산리 '오구미마을'입니다.
마을 앞으로 넓은 들이 들쳐져 있고, 딸기로 유명한 논산의 마을답게 청정 딸기를 판매하는 '오구미 딸기 농원'이 있습니다.
임수택가옥을 둘러본 후 마을의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걷거나 비닐하우스에서 농촌 생활을 체험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이삼 장군 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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