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3. 07:12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바로셀로나 시내 복판 골목에 있는 한식당입니다.
바로셀로나에는 한식당이 두 곳인데, 이 집 손님이 더 많답디다.
한여름 성수기때 같으면 두 집 갖고서는 한국 손님들을 다 못 치룰텐데요....
한국사람이 장사를 하는 데도 음식맛이 좀 이상합디다.
간단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중국사람이나 현지인이 흉내낸 솜씨 같습디다.
식당 벽에 김홍도랑 신윤복 그림이 걸려있더군요. 교과서에서도 많이 봤음직한 그림들입니다.
초등학생도 알만한 그림인데, 주인 아들인지 알바학생인지는 전혀 모릅디다.
스페인사람이 물어보면 뭐라 대답을 해줘야 할 터인데.....
메뉴판을 밖에다 내놨더군요.
한식이 비싸겠거니 하지만 그래도 막상 가격을 보니 교민들에게 부담이 크겠단 생각이 듭디다.
내용물을 생각할 때 그렇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김치찌개 먹었다고 했잖습니까.
한 냄비를 네 명이 먹었는데, 저 가격 15유로는 1인당 그렇단 얘기고...,
(김밥이 7유로, 라면도 8유로니까요.)
이렇다 할 밑반찬도 없고, 김치도 그렇고, 더 달랜다고 더 줄 눈치도 아니고,
그러니까 4명이 먹은 한 상이 10만원짜리였구만요.
김치 몇 가닥에 삼겹살 부스러기 몇 조각 넣은게 다였습니다.
에이~ 참 조잡하고 너절하지요?
진열장 하나 마련할 돈도 줄여보려고 저런거겠지만, 한국음식 망신시키는 거죠.
바로 옆에 스페인 식당이 있는데, 거긴 장사가 안되더만요.
홀 분위기는 우리 레스토랑 같은데.... 겨우 6시 정도 됐을까 말까였는데도
손님이 없어선지 갑자기 일이 생겨선지 일찍 셔터 내리고 들어갑디다.
거기도 가격표를 보니까 식사가 대략 8~12유로하더군요.
이름을 들어봐서 어떻게 생긴 음식이란 건 짐작을 하죠.
스페인에서는 한 끼 식사 값이 대략 우리 돈으로 2만원 정도 하는가 봅니다.
외국은 어느 나라고 먹는 것 가지고는 낯간지럽게 장사 안합디다.
비싸고 안비싸고야 있겠지만 일단 먹을 만하게는 줍니다.
코딱지 주듯 안하죠. 같은 음식값이라면 저들의 식사가 훨씬 풍성합니다.
그것도 나름 격식을 갖춥니다. 에피타이저 주고, 디저트 주고.
그 이유를 저는, 우리는 식재료가 비싸고 저들은 인건비가 비싸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식당이나 먹거리 인심은 우리가 야박한 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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