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22. 10:07ㆍ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만약 당신이 은행에 100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은행에 1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그건 은행의 문제다.”
폴 게티가 했던 이 의미심장한 말은 이 책이 시사하는 바를 명확하게 함축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은행에 100달러의 빚을 지고 있고, 당장 그것을 갚기 힘든 형편이라면 당신은 내내 은행의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해야 한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은행에 1억 달러를 빚지고 있다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왜냐면 돈의 액수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은행은 당신이 파산하지 않도록 갖은 노력을 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당신은 앞의 경우와는 반대로 빚을 지고서도 채권자인 은행을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채무자와 은행의 관계를 대형은행과 정부로 바꾸면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실업자와 파산이 줄을 잇고, 세계는 금융위기에서 휘청거렸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걸까? 세계경제를 이끄는 선두주자이자 민주주의를 꽃피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적인 선진국 미국에서 말이다.
그 배경에는 바로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미국을 주물러왔던 대형은행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돈과 전관예우라는 비상한 수단을 활용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획득했고,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은 것이라는 이데올로기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왔다.
그들의 영향력은 2008년 금융위기에 맞닥뜨려서도 무너지지 않았고,
갈수록 규모를 더 키우고, 더 많은 이익을 남기고, 더 많은 탈규제를 획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미국 GDP의 60퍼센트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6대 초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미국의 대형은행들은 여전히 글로벌 경제를 인질로 잡고 정부를 위협하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그리고 과도한 위험감수를 통해 또 다른 금융 붕괴를 야기하려 하고 있다.
도대체 일개 은행에 불과한 이들이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그들이 이렇게 약탈과 만행을 벌이는 동안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한 걸까?
2008~2009년, 경제의 판도가 바뀌면서 대형 은행들은 부채를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이들이 파산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그건 바로 실물경제 및 수억 혹은 수십 억 사람들에게 미칠 파급효과 때문이었다.
이것은 은행과 정부가 대결할 때, 은행이 유리한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워싱턴 정계가 호황기에는 이윤을 불리고, 불황기에는 그 손실을 납세자들에게 전가하는
고삐 풀린 금융부문의 기득권적인 이해관계를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엄격한 규제를 통해 경제성장의 핵심 엔진인 은행업 시스템을 개혁할 것인가?
사이먼 존슨과 제임스 곽은 급진적이지만 실현 가능하고 명확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즉, 초대형 은행들을 ‘파산해도 국가와 국민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작은 은행’으로 그 형태를 바꾸는 것이다.
프롤로그
1장_ 토머스 제퍼슨과 금융 귀족
제퍼슨의 복수
머니 트러스트
프랭클린 D. 루스벨트와 앤드류 잭슨
2장_ 신흥시장의 과두제
신흥시장 위기에 대한 분석
부족한 구명보트
걱정할 필요 없다
3장_ 월스트리트의 등장
따분한 은행업
변화하는 은행업
신나는 은행업
더욱 비대해진 은행업
4장_ 탐욕은 좋은 것이다
선거운동자금
월스트리트와 워싱턴의 인적순환
금융의 이데올로기
월스트리트-재무부 복합체
5장_ 역사상 최고의 거래
황금알을 낳는 거위
강제 털갈이
그린스펀의 승리
골드만삭스 안전망
6장_ 대마불사
벼랑 끝에서
남의 돈
평상시대로의 비즈니스
7장_ 미국의 과두제
월스트리트 모델의 해체
고객 돈 갈취하기
너무 커서 죽일 수 없다
에필로그
2009년 3월 27일 미국 주가는 단 7개월 만에 40퍼센트나 추락했고, 미국 국민 4,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3번에 걸친 정부의 기업 구제 조치에도 시티그룹 주식은 주당 3달러 아래로 거래되었다.
이것은 최고가에서 95퍼센트나 떨어진 것이었다.
이 밖에도 두 번의 기업 구제 조치를 받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는 85퍼센트 떨어졌다.
이 와중에 국민이 낸 1,800억 달러 이상의 세금으로 구제된 AIG(아메리칸인터네셔널그룹)가
전년도 9월에 회사를 거의 파산 직전까지 몰아간 부실 경영진에게 1억6,5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금융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몰리자, 정부는 필사적으로 은행들을 구제해주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형 은행들을 효율적으로 규제할 힘을 갖지 못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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