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문 말만 하자.

2012. 5. 19. 09:14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말이 적은 사람... 
침묵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에게 신뢰가 간다. 
초면이든 구면이든 말이 많은 사람한테는 
신뢰가 가지 않는다.

 

나도 이제 가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말수가 적은 사람들한테는 오히려 
내가 내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이고 싶어진다. 
사실 인간과 인간의 만남에서 
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꼭 필요한 말만 할 수 있어야 한다. 
안으로 말이 여물도록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밖으로 쏟아 내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의 습관이다. 
생각이 떠오른다고 해서 불쑥 말해 버리면 
안에서 여무는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 내면은 비어 있다.

 

말의 의미가 안에서 여물도록 
침묵의 여과기에서 걸러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말의 의미가,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 
오늘날 인간의 말이 소음으로 전락한 것은 
침묵을 배경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이 소음과 다름없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말을 안해서 후회되는 일보다도 
말을 해버렸기 때문에 후회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법정스님)

 

 

 

 

 

아주 아주 공감이 가는 말씀이네요.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저는 안에서고 밖에서고 말수가 비교적 없는 편인데,
이따금은 수다스럽게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는 분위기를 만납니다.
분위기에 취해서인 경우도 극히 드물게 있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렇게 하는 것이 반가운듯 즐거운듯 보일것 같아서라거나,
아니면 예의상 그럽니다.
어떤 경우건 말을 많이 하고나서 뒤돌아 나올 때면 늘 헛헛해지곤 합니다.
필요도 없는 말을 많이 해서 사고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는데,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볼태기 아구에 태엽을 감거나 밧데리 넣는 장치가 발명되었으면 합니다.
그런점에서 보면 글로 쓴다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도 듭니다.
글을 쓰자면 어쨌든간에 생각이 걸러지거든요. 한 방에 훅 뱉아낼 수가 없습니다.
단어도 찾아와야 되고, 문맥도 다듬어야 되고, 보태고, 덜고, 고치고,

썼다가 지웠다,하면서 뭔 말을 어떻게 해야할 지를 정리하게 됩니다.
물론 마구잽이로 쓰면야 입으로 하는 말이나 마찬가지긴 합니다만….

그래도 말로 실수하는 것보다는 훨씬 덜하지 않겠습니까.
입방정맞은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필담으로 나눴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법정스님의 이 말씀을 한 장씩 복사해서 쥐켜줘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말도 문어체로 하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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