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변태리야

2012. 5. 9. 17:56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맞어, 이놈 변태여!

어휴, 이늠새끼 땜에 어제도 죽다 살았네!

아니 어떠케 마무리란 놈이 기본으로 포볼 두 개는 깔고 시작한다냐?

일단 만루를 채워놔야만 던질 기분이 나네벼. 망할늠어 새끼!

우리가 그런데, 감독이나 투수코치, 동료들 속은 어떻겠어. 어휴 저놈 진짜!

여럿 제 명에 못 죽게 생겼어.

 

 

 

 

 

 

내가 야구장을 갔던게 언젯적이냐 도대체! 10년쯤?

야구장 발길 끊은 건 순전히 술 때문인데, 술이 췌서 집엘 올라면 까마득한 거야.

버스는 끊어지고 쏟아져 나온 사람이 얼만데 택시를 잡을 수가 있나.

한참을 비틀거리며 걸어내려와야 하는데…

 

야구 보는 놈이 술이 왜 췌냐고?

허허허. 모르는 소리! 야구장엘 혼자 가나? 술꾼들이랑 같이 가지.

첨엔 한 회가 끝나면 한 잔씩 먹기로야 하지.

근데 그게 되나? 안타 하나 치면 한 잔, 나이스 플레이 나오면 한 잔, 점수 빼면 또 한 잔,

병살타 쳐도 한 잔, 오징어 둘러메고 오는 애랑도 한 잔.

 

나, 여태 야구장 가서 스코어 제대로 알고 나온 적 한번도 없어.

경기 끝나고 같이 빠져나오는 사람들한테 “누가 이겼디야?” 하면 웃더라.

 

프로야구 생기기 전에 실업야구라고 있었어.

주로 금융권이었지. 상업은행. 농협. 산업은행. 철도청, 포항제철, 등등등.

내가 좋아하던 구렛나루 김우열이는 기업은행이었을 걸?

 

당시에 투수 타자를 겸하던 임신근이라고 있었어.

다음 타자가 배터복스에 들어가기 전에 연습하는 존이 있잖아.

거기서 임신근이가 알미늄 방망이 휘두르는데, 와! 정말! 붕붕붕!

운동으로 다져진 허리가 한아름이야. 걸리면 장외홈런이 아니라 공이 뽀개질 것 같더라구.

그런데 땅볼 아웃 되더만. 야구가 이런거구나 했지.

 

정말로 야구 묘해! 야구는 감각이야. 타고난 재능이지.

선동렬이가 지금 눈 빠지게 범호 기다리는 거 봐. 아무리 쉬었어도 그놈 감각을 믿는다는 거거든.

방망이 딱 맞추는 순간, 0. 0001초잖아. 훈련만으로 넘볼 수 있는 경지가 아냐.

축구도 골 넣는 놈만 넣어. 아무나 되는게 아니야. 그래서 골잽이가 스포트라이트 받고 몸값도 비싼 거지.

어찌 보면 운동만 그런게 아니라 인생사가 다 그런 거 같어.

 

우리 고교동기 중에 포수 마스크 쓰던 애가 있었는데,

포철에 있다가 빙그레 왔었는데, 그때 감독이 김영덕이었어.

그 양반이 천안북일고에서 감독하다가 왔었거든.

순전히 자기 제자들만 중히 썼지.

야구만이 아니라 축구, 유도, 태권도,,, 운동 계통들 거의가 다 그렇잖아.

 

그러니 이 친구는 맨날 벤치 신세지.

김경문이가 명포수로 있기도 했었지만.

벤치를 지키고 있더라도 긴장을 하고 있어야 되는데,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건 뭐 생전 써줄 눈치가 없으니……

에이~ 오늘도 저 부를 일 없겠다~ 싶어 끄덕끄덕 졸고 앉았는 거지.

아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툭치면서 대타로 나가랜대네.

맞겠어?  허공이나 휘젓다 야유나 받으며 들어오는 거지.

그러면 김영덕 감독이랑 이희수 코치가 비웃듯이 눈빛을 교환한단 거야.

저놈이 감독으로 있는 한 희망이 없다는 걸 알았지. 관뒀대.

내가 볼 때 재능도 없긴 없었어. 목은 무척 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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