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 난 / 척
2012. 4. 16. 08:52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당신, 잘 난 척해 본 적 있어?
아니면 혹시,
잘/ 안/ 난/ 척/ 을 해본 적은 없어?
‘잘 난’ 그리고 ‘척’
무엇이 잘 난 걸까? 같은 종목에서 몇 등급이면 잘 난 걸까?
2등급으로 척하면 1등급이 우습게 볼텐데….
또 무엇이 ‘척’이 아닐까? ‘척’과 ‘안 척’의 중간이란 건 없나?
그런데 ‘척’인지 아닌지는 누가 규정한대?
나? 너?
이 세상에 잘 난 척을 안하는 사람이 있을까?
공자도, 예수도, 석가모니도, 이순신 장군도,
잘 난 척 말라고 비웃던 노· 장자도.
왜? 저들은 너무 쎄서, 아닌가?
날씨가 왜 이리 좋대니?
햇빛도, 햇볕도, 공기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도,
청명하단 정도론 턱없이 부족하겠고,
잘 난 척 표현하자면 명징하다고나 할까?
리듬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보니
지금 산에는 진달래가 폈는지 철쭉이 폈는지,
들판엔 하루나가 나왔는지 쑥이 나왔는지,
피고 지고, 나고 들고 간에 관심도 없다.
바닷가 어시장엔 쭈꾸미가 제철인지 꽃게가 제철인지
먹고 싶지도 않고 확인해 볼 생각도 없다.
두륜산 대흥사 유선여관에 가서 하룻밤 자며 백반 먹자고 했었는데,
달마산 미황사엘 가서도 보름달 뜨는 거 꼭 한번 보자고 했는데,
이런 기분으로 가봐야 뭘 담아올 게 있겠니.
아, 참 맥아리 안난다.
이따금 밖에서 술 한잔 마시고 들어올 때면
엘리테이터 안에서 물끄러미 발을 내려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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