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8시에 떠나고」.. 아그네스 발차

2012. 3. 22. 11:25음악/쟈덜- f

 

 

 

 

○ 이 곡은 먼저 노랫말부터 음미하도록 해요.

 

● 그래요. 제목부터 뭔가 깊은 사연을 담겨 있을 듯한 노래죠. 이번에는 내가 직접 읽어보도록 할게요.

 

 

 

기차는 8시에 떠나갑니다.

카테리나를 향해

11월은 카테리니 행 기차를 기억하지 않고서는

지나가지 않겠지요.

11월이 올 때마다 카테리니 행 기차를 추억합니다.

우연히 레프테리에서 우조를 마시고 있는 당신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밤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오지 않겠지요.

당신은 비밀을 안고 그것을 아는 자를 추억합니다.

밤은 다른 장소에선 찾아오지 않겠지요.

기차는 8시에 떠나갔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홀로 카테리니의 초소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마음을 비수처럼 찌르는 안개 속에서

당신은 홀로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

 

 

 

 

 

○ 뭔가 깊은 사연이 숨어 있는 듯한 알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져요.

 

● 사랑하는 남녀 사이의 일상적인 이별을 노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을지 모를  사랑하는 사람과 한 여인의 가슴 아픈 이별을 다룬 노래지요.  이 곡은「미키스 데오도

라키스」(1925~ )의 작품으로, 마치 제3세계 음악의 상징처럼 군림하고 있어요.    그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이 곡을 발표한 직후 군부독재 정권에 의해서 추방당했어요.

이 곡의 가사를 보니 공장에서 일하는 애인 마누엘을 만나러 가는 아만다의 얘기를 노래한 「아만다의

추억」이 떠오르는군요.  누에바 칸시온의 아이콘인 빅토르 하라가 노래한 이 곡은 불공평하고 부도덕

한 고용주와 맞서기 위해 먼 길을 떠난 그의 부모님의 슬픈 이별을 다루고 있지요.

 

 

○ 데오도라키스는 빅토르 하라'처럼 타고난 투사이기보다 그를 둘러싼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 같이요.

 

● 맞아요. 1963년 그리스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람브라키스 (1912~1963)」가 암살되자 데오도라키스

그의 역할을 대신 하게 돼요. 자연스레 그의 노래가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널리 애창되었고,

오도라키스도 국외로 추방되었습니다. 그는 망명생활 중에도 꾸준히 콘서트를 열었고 제3세계의 인

나 평화를 위한 활동을 지속했습니다.

독재 치하에서도 “그리스 국민들은 하루에도 서너 차례 이상 그의 노래를 듣고 산다”고  할 만큼 그리

국민들의 데오도라키스에 대한 사랑은 각별했습니다.

 

 

○ 마리아 파란두리를 비롯해 데오도라키스의 노래를 애차하는 가수가 무척 많다고 들었는데, 성악가

Agnes Baltsa가 그의 노래를 부른 것은 이색적이네요.

 

● 글쎄요.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아그네스 발차 역시 그리스 출신이기 때문에 민속악기 부주키가 빚

내는 애잔한 선율에 맞춰 모국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고 봐요.  이 곡의 도입부에서

가가 몰아닥칠 것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담은 부주키의 절묘한 전주와 어둡게 내리깔리는 메조

프라발차의 목소리는 이곡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는 것 같아요.   아그네스 발차는 마리아

라스 이후 그리스가 배출한 세계적인 성악가이며,  특히 비제의 오페라「카르멘」에서 최고의 기량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지요.

 

 

 

- 류준하, <너 음악회 가봤니>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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