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21. 17:18ㆍ음악/음악 이야기
사이렌의 노래를 들은 뱃사람들은 바다로 뛰어들어 목숨을 잃게 됩니다.
노랫가락이 아름다워 그 선율을 따라 물에 뛰어드는 것이지요.
세상을 향한 복수의 방법으로 사이렌 자매들이 선택한 것이 노래였거든요.
진짜 노래엔 누구나 홀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오디세우스는 그런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기에 목숨까지 바치는 것일까?
자신을 돛대에 묶도록 했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밧줄을 풀어서는 안된다고 명령했습니다.
그리고나서 모든 부하들의 귀를 막도록 한 후, 배를 출발시킵니다.
드디어 사이렌의 노래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고
애절한 가락은 오디세우스의 애간장을 녹이며 유혹합니ㅏ.
황홀한 선율을 따라가고 싶으나 몸이 묶여 말을 듣지 않습니다.
"밧줄을 풀어라 어서!"
그러나 절대로 풀지 말라던 명령을 부하들은 지켜냅니다.
점점 사이렌의 노랫소리는 멀어져가고 부하들은 그제야 밧줄을 풀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갑판에 주저앉아 하늘을 쳐다봅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 장군은 목숨을 바쳐도 좋을 만한 진짜 노래를 들은 것입니다.
진짜 노래를 들은 세상의 단 한 사람이 된 것이지요.
이런 진짜 노래를 누구에게나 들려줄 수 있다면……
<나는 가수다>를 만든 이유입니다.
- 김영희,『소금사막』중에서 -
*
*
나가수 처음 시작하자마자 난리법석을 떨었잖습니까.
그 일로 김영희 피디에서 신정수 피디로 바뀌고,
김영희 피디는 두 달간 남미로, 머리를 식힌대나 어쩐대나 하면서 떠났죠.
재주도 좋네요. 그새 여행 다녀온 걸 엮어서 책으로 냈더군요.
옮겨볼 만한 구절이 한 줄도 눈에 안 띄는..... *^^*
60일 동안에 비행기를 29번이나 탔답니다.
계속 이동만 했단 얘기겠고 스루 가이드가 동반했단 얘기죠.
가이드가 젊은 여자였던 모양인데 편지를 보내왔더군요. 예쁘게 잘 썼습니다.
책 말미에 소개해놨더군요. 그거나 옮겨봅니다.
*
아저씨!
숙소의 방문 앞에 늙은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어요.
나뭇잎 하나 없이 앙상한 그 가지에 참 많은 새들이 날아와 쉬어가요.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새들이 가지를 빽빽하게 채우네요.
제 품에 깃드는 이들을 결코 내치지 않는 나무의 큰 품을 보며,
사람도 결국 그가 품을 수 있는 타인의 존재만큼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 나무를 올려다보다가 문득 아저씨 생각이 났어요.
이제 두 시간 후면 판타날을 떠나요. 브라질 국경을 넘는 순간,
아저씨와 작별하려고요.
잠시 내 품에 깃들었던 아저씨를 이제 날려 보내요.
다시 나를 찾아올 인연을 품기 위해서….
아저씨 안의 어린 소년을 늘 살려두셔야 해요.
그 소년이 사라지는 순간, 아저씬 늙어가기 시작할테니까요.
그 말이 하고 싶었어요. 내가 본 아저씨의 가장 예쁜 얼굴을….
*
문체가 어린왕자 같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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