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바 칸시온

2012. 3. 23. 15:54음악/음악 이야기

 

 

 

누에바 칸시온 (Nueva Cancion)은 '새로운 노래'라는 뜻으로

1960년대 말 라틴아메리카에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원래는 칠레에서 열린 '제1회 누에바 칸시온'이라는 행사 이름으로 붙여졌던 것이

점점 그 범위가 넓어져 남미 전역에 걸쳐 일어난 1970년대의 민족운동을 포괄하는 의미가 되었어요.

'누에보 칸시오네로 아르헨티노', '누에바 트로바 쿠바나', '노바 뮤지카 포퓰러 브라질레이라' 처럼

누에바 칸시온은 라틴아메리카 각 나라에서 그들의 전통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그러나 일반적으로 칠레, 멕시코,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푸에리토리코, 베네수엘라,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의 대부분의 남미 국가들은 '누에바 칸시온'으로 사용합니다.

'누에바 칸시온'은 잊혀져 가는 민속음악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의 불의를 고발하고 인권 옹호를 부르짖기도 하지요.

그래서 아르헨티나, 칠레 같은 나라에서는 군사독재정권의 집중적인 탄압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누에바 칸시온의 대표적인 음악가인 칠레의 빅토르 하라는

1973년 아옌데 사회주의 정부를 전복한 피노체트 군사 쿠테타 세력에 의해 무참한 죽음을 맞았고,

그 외의 많은 민주인사 와 음악인들이 조국을 떠나야 했어요.

그러나 이들은 각국에 흩어져 민주화 운동의 기수로 커다란 힘을 발휘했으며,

오늘날에도 자유와 평등, 인권을 노래하는 노래운동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건조한 정치적 슬로건만을 노래하는데 머문 것은 아니예요.

오히려 넓은 의미의 사랑이나 인간적인 감성을 노래했으며, 음악 수준도 매우 높았어요.

대표적인 누에바 칸시온 뮤지션으로는 쿠바의 실비오 로드리게즈,

칠레의 빅토르 하라, 이사벨 파라, 그룹 킬라파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메르세데스 소사, 베네수엘라의 솔레다드 브라보 등을 들 수 있겠군요.

 

출처. <너 음악회 가봤니>에서 발췌.

 

 

 

 

 

 

 

 

생에 감사해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
흑백을 온전히 구분하고,
창공을 수놓은 별을 보고,
무수한 사람들 틈에서 내 님을 찾을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청각을 주어 밤낮으로 귀 기울여
귀뚜라미, 카나리아, 망치 소리, 물레방아, 소나기,
개 짖는 소리, 그리고 사무치게 사랑하는 임의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기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소리와 문자를 주어
‘어머니, 친구, 형제자매,
애모하는 영혼의 편력 길을 비추는 빛’ 같은
말들을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내 지친 발을 이끌어주어
도시와 시골길,

해변과 사막, 산맥과 평원,
그대 집과 거리와 정원을 순례하였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인류의 지성이 낳은 창조물을 볼 때,
악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선인을 볼 때,
그대 맑은 눈을 깊숙이 들여다 볼 때마다
요동치는 심장을 주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웃음을 주고 울음도 주니
내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 재료인
즐거움과 고통을 구분할 수 있네.
당신들의 노래는 바로 하나의 노래이고
모든 이의 노래가 바로 나의 노래라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파람만장한 삶을 살다 간 인류학자이자 대학교수였던 비올레타 파라(1917~1967)는

누에바 칸시온의 창시자라 불리는 아타왈파 유판키가 했던 작업을 칠레에서 처음 전개해 나간 인물이었어요.

타고난 시인이자 노래꾼이었던 그녀는 1960년대부터 격화된 칠레의 사회갈등 속에서 급진적인 개혁과

유토피아적 정부에의 열망을 담고 반제국주의적 정치색을 띤 음악을 창출해 낸

칠레의 누에바 칸시온 운동의 어머니였지요.

자유와 평등이라고 할까요?

그녀가 지향한 노래운동은 칠레 국민들의 가히 혁명적인 대중적 지지를 이끌었습니다.

농민의 삶과 자연에 대한 노래에서 점차 사회적 불평등과 정치적 탄압을 비판하는 노래,

중남미의 연대와 결속을 강조하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죠.

주목할 것은 그녀의 음악이 정치적 저항의 메세지 속에서도 눈물과 고통까지 감사하고자 했던 <생에 감사해>나

<노동자에게 바치는 기도>에서 꽃피운 인본주의에 그 바탕을 두고 있었다는 거에요.

이것은 또 한 명의 누에바 칸시온의 기수인 빅토르하라로 계속 이어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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