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0. 08:4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작년 이맘때 좀 지나서 금산(錦山) 장엘 갔었는데,
장바닥에 능이가 널렸습디다.
제대로 생긴 능이버섯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방금 검색을 해봤는데, 작년이 버섯 풍년이었더군요.
어쩐지.....
금산 시장 안에가 대로변보다 좀 쌉디다.
능이는 1kg에 4만원.
송이버섯은 북한산 1kg에 8만원~15만원.
여름에 비가 아무리 많이 왔대도 그건 허당인가 봅니다.
딱 요때 쯤에 한번 흠씬 적셔줘야 된다네요.
제가 어려서 능이버섯을 먹어본 기억이 또렷한데,
어머닌 아니라는 겁니다.
제가 어머니한테, 우리집 처마 밑 빨래 줄에다 능이버섯을 곳감처럼 매달지 않았었냐고....
아니래요. 한번도 해준 적이 없대요.
어머니가 기억력이 비상한 분이시라서 잊어버리셨을 리는 없습니다.
그러면 제가 여태 능이로 알고 먹은 것은 무엇일까요?
상상 임신 같은 걸라나요?
암튼 맛은 기억이 안나고 쫄깃쫄깃했던 기억만 납니다.
양송이나 느타리처럼 꽈리고추나 오징어랑 같이 볶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도토리묵 말린 거 아니었을까?
몇 해 전에 누가 능이를 먹어보라고 한 덩이 가져왔더군요.
얼마나 반갑던지. ^___^
그런데 집에서, 능이버섯 요리를 해본 적이 없으시다는 겁니다.
외려 저한테 물어보시는데, 저도 모르지요. 그냥 고추장 불고기처럼 양념 무쳐서 볶으면 되지 않겠냐고.
큰 기대를 했는데..., 아 이거야 원!
시커먼 게 장조림 고기 같기도 하고.... 씹으니까 이건 또 칡뿌리 씹는 것 같은 게,
도저히 못 먹겠어서 어떻게 요리를 했냐고 물어봤습니다. 왜 이렇게 질기냐고.
씻어도 씻어도 시커먼 물이 나오더랍니다. 씻느라 애먹었다고.... ㅠㅠ.
결국 한 절맹이도 못먹고 버렸습니다.
화납디다.
[조리법 1]
능이버섯 쇠고기볶음은 능이버섯은 깨끗이 씻은 후 옅은 소금물에 담가 쌉쌀한 맛을 뺀 다음,
끓는 소금물에 데치고 건져 길이로 찢은 다음,
간장, 설탕, 설탕,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을 넣어 양념하고,
쇠고기는 채 썬 다음 간장, 설탕, 다진 마늘, 다진 파,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한다.
양파는 깨끗이 다듬어 채 썰고, 피망은 반을 잘라 씨를 털어낸 후
팬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양념한 쇠고기를 볶다가 능이버섯을 넣고 볶다가
채 썬 양파를 넣고 함께 볶고,
마지막에 피망을 넣고 소금, 후춧가루로 간한 후 살짝 볶아 만든다.
[조리법 2]
마른 능이버섯 100g, 콩나물 100g, 무 100g, 마른 붉은고추 2개, 생강 1쪽, 다시마 1장(10*10Cm), 청장 3큰술
① 능이버섯은 찬물로 씻어 잠깐 불려 적당한 크기로 찢어 둔다.
② 무, 다시마, 마른 고추를 넣고 중불에서 충분히 끓여 다시물이 우러나면
무와 다시마를 건져내어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둔다.
③ 다시물에 능이버섯을 넣고 끓이다가 콩나물과 ②의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후
청장으로 간을 하고 생강편을 넣어 살짝 끓인다.
오래 전에 괴산 화양동으로 송이를 캐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는 친지 한 명이 청천 사람이었어요.
가기만 하면 틀림없이 송이를 캘테니 자기만 믿고 따라오라고 장담을 합디다.
웬걸요?
동네 사람에다 공무원에다 알바 학생들까지 늘어서서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양팔 간격으로 늘어서서 지키는 겁니다.
산 속에 들어가면 지키는 동네사람이 또 있습니다.
아무개 버섯이 문제가 아니라 입산 자체를 못하게 하더만요.
저보고는 게곡에서 다슬기나 잡고 있으래요, 둘이 숨어들어갈테니.
둬시간 됐을까? 한 사람이 내려와서 차 끌고 얼루 오라고 속삭입디다.
정말로 송이를 캐왔더라구요.
쟁반에다 쏟아놨는데 오십 개는 족히 되겠더군요.
물론 크고 작고 퍼드러진 것도 있고 그렇지요.
밤버섯이니 뭐니 잡버섯 따온 두 자루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따올 줄만 알았지 먹는 방법은 모릅디다.
그냥 쭉쭉 찢어서 고추장 찍어서 소주 안주해서 먹었습니다.
아무 맛도 없어요. 애리기만 해요.
산에 들어간 사람이 형제간이었는데, (제가 아는 친지가 '동생'.)
송이는 '형'이 혼자서 다 딴 거였습니다.
어디서 땄는지 물어봐서 나중에 나랑 둘이만 오자니깐 웃더군요.
가르쳐줄 턱이 없단 거지요. ^^
부자지간에는 모르겠지만 형제간에는 어림도 없답니다.
몇 알 얻어서 돌아오는데, 차속에서 송이 냄새가 진동을 하더군요.
어릴 때 먹던 방식으로 무우국 끓여먹었습니다.
가난하게 살았으니 소고기랑 궈먹는 방법이야 당연히 몰랐었구요.
아마도 어려서 송이버섯을 먹어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걸요?
60년대까지만해도 온통 벌거숭이 민둥산뿐이었잖아요.
송이고 능이고 나올 데가 없었습니다.
소나무가 있다면 설악산 인근 뿐이었겠죠. 그래서 '양양' 송이가 유명해진 걸 겁니다.
지금도 최상품은 전량 일본으로 수출한다더군요.
말하자면 북한산 송이 일등품을 우리가 먹는 거나 마찬가지죠.
내 땅에 나는 것도 내가 못 먹고 내다파는 형편은 우리나 북한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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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서원능이 축제가 늦더위로 일부행사가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제1회 서원능이축제’를 개최키로 했지만 늦더위 등 이상기온과 비가 오지 않아
능이생산량이 예년에 비해 급감하면서 능이축제에 사용할 능이버섯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능이따기 체험행사를 오는 24∼25일로 연기했다.
또 예년에 5∼7만원(kg당)하던 가격이 능이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15∼20만원으로 3∼4배 정도 급등하고
생산량이 거의 없어 농·특산물 판매장에서 능이버섯 예약 접수만 하고
판매는 능이가 본격적인 생산으로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21일이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횡성/권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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