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7. 20:4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여태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 무어냐?" 고 물으면
"언젯적, 어디서, 뭐였다!" 고 바로 대답할 수 있으시겠심껴?
저는 있심더.
고등학교 1학년 때, 4월인가 5월.
내 짝꿍이 도시락 반찬으로 싸왔던「고추장 불고기」!
딱, 두 첨 얻어 먹어봤는데, 하아~~~!!!!!
1
그 친구네는 전당포하는 집이었습니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당시엔 알부잣집으로 통했습니다.
친구네 집으로 자주 놀러가서 저녁밥 아침밥 다 먹어봤는데,
역시 우리네랑은 격이 달릅디다.
50년대 60년대, 어렵게들 살았다고 하지요?
그게 아니랍니다. 잘먹구 잘사는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어도 여전했답니다.
다아 못 살은 것이 아니라 내가 못 산 거예요.
2
저는 고추장불고기를 그때 처음 먹어봤습니다.
아니, 고기를 궈 먹는다는 걸 몰랐습니다.
고기라면 으례 고깃국으로만 먹는 건 줄 알았습니다.
저도 고깃국은 식구들 생일날에 더러 먹어봤습니다.
소고기국, 돼지고기국, 닭고기국, ... , 꿩고기, 내가 길렀던 토끼고기....국.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고, 회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는 말,
솔직히 그런 말 들을 때는 은근히 못 들은 척합디다.
저야 나물만 먹고 자란 거밖에 없으니.
3
바로 이겁니다! 맞아요, 친구가 그때 싸왔던 도시락 반찬.
지금 이 3번처럼 생겼더랬습니다.
네모 반듯반듯하게 한 장 한 장 양념해서 군 거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숯불이나 연탄불에 궜었나 봅니다. 후라이팬은 분명히 아니고요.
고기 가생이로 숯껌댕이 같은 게 뭍어 있었어요.
(보니깐, 하아~ 먹고 싶다~~...^^ )
오늘 저녁에 난데없이, 이게 생각나네요?
집 근처에, '띠울 석갈비' 라고, 거기엘 가면 '고추장불갈비(?)', 이 비슷한 게 있긴 합니다.
설탕 · 미원을 많이 눴는지, 제대로 된 고추장불고기 맛은 아닙니다.
4
이거 4번, 우리집에서 해먹는 방식입니다.
'우리 집안' 방식이라는 게 아니라, '우리집' 주방장 솜씨가 이렇단 겁니다.
그럼 '우리 집안'는 어떻게 하느냐?
그야 형수님 솜씨겠는데, 명절때나 부모님 생신때, 식구들이 많이 모일 때 해먹습니다.
양념갈비를 재워두었다가 숯불에다 굽니다.
음식점이나 다른 집과 차이가 있다면, 고기를 엄청 두툼하고 크게 굽는 겁니다.
진짜 손바닥만 합니다. 물론 먹을 땐 가위로 썰어가며 먹지요.
와서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일품요리라고 합니다.
아쉽게도..., 찾아봤는데 비슷한 사진이 없더군요.
5
제가 고기는 맨으루는 못 먹습니다.
꼭, 술이 있어야죠. 예, 술안주로만 먹습니다. 소주.
그런데, 이 고추장불고기는 안주로는 못 먹겠습디다. 짜요.
밥 반찬입니다.
따끈따끈한 이밥에 얹어설랑 한 숟가락씩 ''호오'' 하며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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