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 '나 살던 고향'(정태춘 노래) 外

2011. 1. 6. 16:16詩.

 

 

 

 

나 살던 고향 (유곡나루)

 

 

                   시. 곽재구

                노래. 정태춘

 

 

 

육만 엔이란다.

후꾸오까에서 비행기 타고

전세 버스 부산 거쳐, 순천 거쳐

섬진강 물 맑은 유곡 나루

아이스박스 들고, 허리 차는 고무 장화 신고

은어 잡이 나온 일본 관광객들

삼박사일 풀 코스에 육만 엔이란다.

 

 

초가 지붕 위로

피어오르는 아침 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리빠나 모노 데스네, 리빠나 모노 데스네...

(아, 훌륭하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까스불에 은어 소금구이

혓바닥 사리살살 굴리면서

신간센 왕복 기차값이면

조선 관광 다 끝난단다.

음~~~ 육만 엔이란다...

 

 

초가 지붕 위로

피어 오르는 아침 햇살

신선하게 터지는 박꽃 넝쿨 바라보며

리빠나 모노 데스네, 리빠나 모노 데스네...

(아, 훌륭하군요, 정말 대단합니다)

 

 

낚싯대 접고 고무 장화 벗고

순천의 특급 호텔 싸우나에 몸 풀면

긴 밤 내내 미끈한 풋가시내들

써비스 한 번 볼 만한데...

 

 

환갑내기 일본 관광객들

칙사 대접받고, 그저 아이스박스 가득가득

등살 푸른 섬진강 그 맑은 몸값이,

육만 엔이란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좆되 버렸네.

 

 

 

 

 

 

 (누르면 나옴)

 

 

곽재구의 시에 정태춘이 곡을 붙여 노래를 부르면서

곽 시인의 허락을 얻어 마지막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좆되 버렸네.'

가사를 덧붙여 불렀다.

당연히 심의에서 제지를 했고

정태춘은 그 부분을 그냥 얼버무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나니나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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