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도 / 동심초

2010. 11. 21. 18:47음악/음악 이야기

 

 

 

 

사천성 성도(成都)의 서쪽 교외에 있는 완화계(浣花溪) 옆에는 두보가 살았던 초당이 있고

조금 떨어진 지점에 망강루(望江樓)가 있는데,

이 누각은 唐代의 詩妓였던 설도(薛濤 758~832)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설도는 장안 사람으로 명장 설인귀의 후예로 부친 설운이 성도자사로 발령이 나자 성도에 살게 되었다.

그러나 부친이 兵變으로 죽고 모친마져 일찍 병사하여 의지할 곳이 없게 되자 고급기녀로 전락하였다.

그녀는 음률과 시 서예는 물론 용모 또한 뛰어난 희대의 才女로 소문이 났다.

당시의 사천 절도사 위고가 각별히 총애하여 늘 곁에 두고 술시중에 시문을 짓게 하였는데, 

출중한 재능에 감복하여 교서(校書)로까지 임명하려고 하였다가

부하들의 '女교서'는 유례가 없다는 반대에 부닥쳐 포기하고 말았다는 일화도 있다. 

각설하고,

무려 1200여 년 전에 지은 설도의 詩 한 수가 우리나라에서 가곡으로 변하여 애창되고 있으니, 동심초가 그것이다.

설도는 생전에 500여 편의 시를 지었다고 하나 오늘날에는 88수만 전해오는데 

이 중에서 <춘망사(春望詞)> 4首 중 세번째 首를 시인 김억이 번역했으며 김성태가 작곡을 하였다.

이 노래는 가수 권혜경이 불러 크게 히트하였으며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 『중국 詩書畵 풍류담』에서 발췌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바람에 꽃이 지니 세월 덧없어 /

만날 길은 뜬구름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 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

*

 

 

 

 

 

 

春望詞

          

        /薛濤 (770~832)

 

花開不同賞, 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묻노니 그대는 어디 계신고/

花開花落時. 꽃 피고 꽃 질 때에/

 

攬草結同心, 풀을 뜯어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遺知音. 님에게 보내려 하네/

春愁正斷絶, 봄 시름 그렇게 끊어버렸건만/

春鳥復哀鳴. 봄 새가 다시 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꽃은 바람에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만날 날은 아득히 멀어져 가네/

不結同心人, 맘과 맘은 맺지 못 하고/

空結同心草. 헛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那堪花滿枝, 어찌 견디리 꽃 가득 핀 나뭇가지

飜作兩相思. 괴로워라 사모하는 마음이여

玉箸垂朝鏡, 눈물이 주르르 아침 거울에 떨어지네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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