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운,「인연설」

2010. 9. 20. 08:20詩.

 

 

 

 

 

인 연 설

                   -  한용운 -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 해주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 할 줄 알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이토록 사랑에 대해 섬세하신 분이

어떻게 투사가 되시고, 스님 생활을 하셨는지.

시를 보면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혹시 스님에게,

알려지지 않은 여인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15세던가 16세던가 결혼하고,

몇해 있다가 바로 출가하셨죠.

그 중간에 일본 잠시 다녀오시고.....

새 여자 만날 틈은 없었을 듯한데..... 

그런데 저런 시를 어떻게 씁니까?

정말 '알 수 없어요.'

남녀간에 정분이야 순간에 날 수도 있는 거니깐

틀림없이 누군가와 썸씽이 있지 않았을까.

 

 

.......

.......

 

 

(스님, 저한테만 살짝~!)

(누구래여?)  (저, 입 무거워여~)

(웃지 마시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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