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나일 먹는가 봅니다.

2010. 4. 13. 07:48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참 희한합니다. 음악에도 나이가 있나봐요. 

예전, 아니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런 노래가 나오면 바로 돌려버리곤 했는데,

이젠 좋습니다. 맘이 편해집니다.

아직 CD는 없는데, (배호노래 하나 있습니다.)

장거리 운전할때는 이런 노래가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이미자' 정도가 좋은데,

좀 더 있으면 김정구니 고복수 백설희니 그들의 노래까지 좋아질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뽕짝이니 흘러간 노래니 하며, 구닥다리 뒷방 늙은이 취급들 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뭔가가 있어요.  

클래식도 그렇잖나요?

저는 클래식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여기저기서 듣다 보니까 바흐 음악이 제 취향에 맞더군요.

그런데 도대체 바흐· 베토벤· 모짤트가 몇 년도 사람들입니까?

우리 영 정조 시대쯤 안될라나요?

왕이고 대감이고, 그때라고 노래 안 불렀겠습니까?

창경궁 거닐면서 혼자 흥얼거렸을텐데, 정조 임금님은 뭔 노래를 했을까요? 

 

 

그리고 우리 트로트를 일본의 엔카랑 연관지어서 왜색이니 뭐니 폄하를 하는데,

솔직히 왜색(倭色)이 안들 수 있습니까? 반 세기 넘게 그들 밑에 조아리며 살았는데요.

음악이고 미술이고 문학이고 철학이고 사회과학이고, 모두가 왜정때 들어온 거 잖아요.

엄연하게 한 시대를 몸으로 겪어온 세월이예요.

있는 건 있는 거지요. 내 조상이 션찮다고 조상이 아닌 건 아니잖습니까?

내가 지난 날 똥지게 좀 졌으면 당연히 냄새가 배어있겠거니 하며 살아야지요.

느닺없이 딴 사람 돼 볼라고 억지로 용 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지난 세월도 가는 거고, 지금 이 세월도 언젠가는 잊혀질 것인데...

또 그렇게 문화란 얽히고 설키는 것 아니겠습니까?

 

 

.

.

 

 

 

그런데 참 희한한 게 있어요.

아시다시피 19~20C에 대부분의 후진국들은 거의 모두가 식민지가 되었는데, 

독립한 후에도 보면 여전히 상호 유대관계를 갖고 이어지고 있더라구요.

실제로 동남아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을 보세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

모로코니 알제리 같은 나라는 지금도 프랑스가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지 않나요?

인도는 영국을 무지하게 증오할 것 같지요? 아녜요, 정반대예요.

우리네 시각에서 보면 도저히 납득이 안가는 의외의 현상입니다.

 

우리나라가 온전히 타국의 지배를 받은 건 몽고하고 일본에게서 인데요,

묘하게도 우리나란 그들로 부터 복속국치고는 후한 대접을 받았었어요.

몽고가 거의 세계를 지배했지 않습니까?

당연히 그들의 손아귀에 든 종족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요,

그런데 고려민들은 색목인이라고 하는 아라비아의 일부 大商人들을 빼고는 최고 대우를 받았어요.

부마국가를 아무나 합니까?

 

2차대전 끝나고 전범(戰犯) 재판을 할 때,「조선인은 일본인에 준하다」고 했습니다.

뭔 뜻인 줄 금방 아시겠지요?

그렇습니다. 일본은 즈덜 딴에 우리나라 사람을 최고로 배려해줬습니다.

'내선일체'란 말을  곧이 곧대로 들을 일만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무시할 말도 아니잖습니까?

저는 늘 이게 의문이예요.

왜 우리나라를 점령하는 나라들은 우리를,

도대체 뭘 믿고, 어디가 그렇게 이뻐서, 최고 대우를 해줬을까?

 

지금 이 정도면 미국도 그런대로 잘 대해주는 것 같은데, 아닌가요?

얼마 좀 있다가 중국한테 먹히면 그땐 또 중국이 틀림없이 최고로 잘 보듬어주리라고 믿습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란 걱정이 없는 나라예요. 그쵸?

 

 

.

.

 

 

 

자 그건 또 그렇다치고,

몽고 망하고 나서, 일본 망하고 나서, 우리가 그들에게 어떻게 했지요?

그 점이 저는 또 다시 희한하게 느껴집니다.

반세기 이상 뒤섞여 산 나라에 대해서 오버다 싶을 정도로 적개심을 내보이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일 거예요.

 

납득이 잘 안가겠지만, 우리나라, 60년대까지도 실제로 머슴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주 어릴 적인데, 어렴풋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만약에 주인네가 망했다고 해봅시다.

옳다쿠나 하고 그 틈을 타서 머슴이 주인 멱살잡고 싸대기를 때린다면, 여러분은 그게 어떻게 보입니까?

그런 꼴 당하는 주인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몽고150년, 일제50년, 적지 않은 세월인데, 은원이 많이 얽혔겠지요.  

뚝 잘라서 이러니 저러니로 재단을 하긴 어려운 일일 겁니다.

오해하진 마십시요.

제가 하는 지금의 이 얘기는 우리의 민족성을 한번 돌아보자는 것이고요,

'과거사 청산'과 관련한 제 견해는 또 다릅니다.

 

.......

 

 

 

 

 



 

 

'이런 저런 내 얘기들 > 내 얘기..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 도서관 가서 책 몇 권 빌려왔습니다.  (0) 2010.04.26
친구  (0) 2010.04.23
또 슬럼픈게벼요  (0) 2010.04.09
서정주 화사집  (0) 2010.03.29
매실, 양귀비, ... ,  (0) 201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