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드바

2009. 11. 21. 17:24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서넛이 아니고 단 둘이서 마주 보고 술을 마실땐 이런저런 할 얘깃거리가 많아야 되는데,

자주 만나는 친구간에 새로운 공통의 화제(話題)를 계속 발굴해 낸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런데 위에 사진처럼 저렇게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각자의 앞만 바라보고 앉으면 편하다. 

마주보고 앉아서 대화가 끊어져 침묵이 길어지면 어색하잖냐?

기왕이면 테이블을 부드러운 삼각형 형태로 해서,

서로의 시선을 45˚로 방향으로 둘 수 있게 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요즘은 술집을 통 안가봐서 분위기를 모르겠는데,

그런면에선 옛날에 스탠드바가 술 마시기엔 좋았다.

말 상대해줄 바텐더('아가씨')가 있으니까 혼자 가더라도 괜찮았다.

스탠드바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었고,

- 조용한 데도 있고, 춤추는 데도 있고, 거시기 쇼하는 데도 있고 -

암튼 분위기가 여러 종류였는데,

어디건 술 딸아주는 아가씨, 아줌마,는 다 이뻤다.

 

 

가만 생각해보면 바텐더라는 직업이 괜찮아 보인다.

개중엔 추근대는 놈, 징징짜는 놈, 병 깨는 놈, 별아별 손님이야 다 있겠지만,

그렇게 여러 사람들의 다양하고도 속엣 말들을 듣다보면 세상 바라보는 눈이 활짝 열리지 않겠나.

말하자면 '큰 깨달음'을 얻게 될 거란 말이지.

실제로 그런식으로 수행을 해서 득도했다는 스님도 있었다고 들은 것 같다.

 

 

'밤장사'이다 보니 피곤하기는 하겠지만 매력적인 직업임엔 틀림 없는데..... 

그래서 나는 딸이 있다면,

아담한 스탠드바나 하나 차려줄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이젠 틀렸고, 훗날 손녀가 태어난다면 아범에게 그리 권해볼 수는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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