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11. 23:51ㆍ발칸반도/북유럽 러시아
날짜 가는 것도 몰랐다가 수요일이란 말에 퍼뜩 오늘이 8일차라는 걸 알았다.
여행을 하다보면 일정의 70%정도를 소화했을때가 좀 힘들다.
SILJA LINE
거리상으론 헬싱키나 탈린이나 거기가 거긴데,
우린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 헬싱키 바로 전에 트루크란 데서 내렸다.
물론 같은 핀란드 땅이다.
여행사에서 모객광고할때, 여기 건너는 배중에서 제일 좋은 크루즈라길래
진짜 타이타닉이나 포세이돈 정도 되는 밴줄 알았다.
아이구~.. 연미복 갖고 왔으면 개망신 당할뻔 했당.
타이타닉 생각하면 그냥 허룸한 장급 여관이여.
그래도 승객 2800명에 자동차 400대 넘게 실긴 한디야.
미스 최한테 사우나는 괜찮냐니깐 솔직히 권하고 싶지 않디야. 아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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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이 9층까지 있는 중에 7층이니까 그래도 아주 핫빨이는 아녀.
배 밑창엔 5층이나 있잖여.
도대체 객실이 얼마나 많은지 복도가 네줄인가 되는데 끝이 안보이는 겨.
술먹곤 진짜 제 방 찾아오기 어렵겠대.
6층은 식당, 5층은 면세점에다, 술집, 어쩌구 하는데, 다 소용없는겨.
초장부터 술로 조져버렸응께.
여기가 저녁을 먹은 해물부페 '바이킹'이여.
젤 크지. 젤 비싸구.
배 타는 사람들이 다 일루 오는 게 아녀.
배삯만 내고 여기와서 형편대로 사먹는 사람도 많어. 현지인들은 그런 눈치더라고.
와~ 증말 먹을 거 지천으로 널렸어.
전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여. 스테이크도 일품이고.
눈치고 자시고도 없어. 먹고나서 접시 내놓으면 그 즉시 와서 연실 치워주는데야 뭐.
아니, 그거보다도~,,
테이블마다 저 와인을 두 병씩 공짜로 주는 겨.
우리 일행이 35명 아녀? 술을 다 마시는게 아니자녀. 반에 반도 안 마시는 겨.
그대로 남았을 거 아녀? 가뜩이나 가져온 소주 달랑거리는 판에 말여.
흐메~ 흐메~ 존 거~.. 항문이 다 열릴 지경이랑께~~..
직원이 도루 가져가면 안되자니여. 얼릉 다 거둬뫘지. 내가 그런 동작 하나는 빠르거든.
그리곤 술 먹을 줄 아는 일행들을 다 불러 뫄온 겨. 8명 됐나? 이래서 건배! 저래서 건배!
사실 그 자리는 여행 떠나서 일행들끼리 처음 모여서 술 먹은 거였어.
목들이 좀 말랐지. 8일째라고 했자니여.
슬슬~ 맛이 가기 시작한다 이거.
아이구, 그러고보니 인사가 늦었네. 이 분이 바로 내 룸메이트 송 선생님이여. 교장선생님하셨다던.
가만봉께 주량이 절대 내 밑에가 아녀.
저 잔에다 소주도 한 방울 탔을 겨. 여기서 혼자당 와인 세 병씩은 마셨을 겨.
아이구~, 진짜 맛이 완전히 갔구만.
그런데 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이여.
저 맥주를 내가 시켰지.
유리잔이 아니고 플라스틱 잔이라서 얇어. 500cc 되는 잔이여.
술을 시키고 났는데 몇 사람이 갔더라고. 그러니 취소를 시켜야 되잖아.
취소라는 말을 다시 더 달란 말로 알아들은 거야. ㅋㅋㅋ
송선생님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봉선화를 우렁차게 뽑으시더라니.
송 선생님 신나부럿네~!!
사실 이때 카메라 걱정이 많이 되더라구.
그래서 메모리 카드를 빼내서 주머니에 따로 눴던 것 같애.
이제 드뎌, 3차여.
여기선 쓰레빠가 신났지. 그런데 희한하게 손님이 없데.
딱 여기까지여. 그 담부턴 기억이 안 나.
내가 마흔 중반부터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정신줄을 놓는 사람이 아닌데, 이 날, 놨어.
결국 이 배에다 모자하고 바람막이 잠바를 놓고 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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