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위선적인 인종차별 문제

2008. 3. 18. 14:03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교도소 수감자 통계로 본 인종차별문제

  

미국 인구에서 흑인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12.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1년 이상 형을 받은 재소자 중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5퍼센트가 넘는다. 

미국에서 흑인이 교도소에 갈 확률은 백인의 아홉 배가 넘으며,

아파르트헤이트 시기 남아프리카의 흑인 수감율의 네 배나 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중 20~29세 남성 30퍼센트 이상이 사법제도의 감독 이래에 있다.

즉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거나 수감되어 있거나 집행유예 중이거나 보호관찰을 받는 중이다.  

곳에 따라서는 그 비율이 훨씬 높은 지역도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D.C에서는 18~35세의 흑인 42퍼센트가 사법제도의 감독 아래에 있고,

볼티모어에서는 56퍼센트가 그러하다.

절반이 넘는다.

 

캘리포니아에서 삼진아웃제도(유죄 판결을 세 번 받은 사람은 모두 종신형에 처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제도)가 발효되고 처음 2년 동안 이 제도의 적용 대상이 된 사람들의 43퍼센트는 흑인이었다.

흑인의 인구 비율은 고작 7퍼센트인데 그 중 20퍼센트가 수감되어 있다.  

히스패닉, 아시아계, 아메리카원주민들도 인구 비율에 비해 훨씬 많은 수가 교도소에 갇혀있다.

  

 

 

미국의 교도소 강간

  

처음으로 교도소로 걸어들어갈 때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보라.

그곳에서 그 다음 해까지, 또는 2년, 5년, 10년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들어갈 때를 상상해보라.

여생을 전부 거기서 보내야 한다면 어떨까. 

호루라기소리를 들으면서 수갑을 찬 채 방들이 늘어선 긴 복도를 걸어가는 기분이 어떨지,

높은 층을 올려다보면 나를 보고 있는 갇힌 얼굴들과 마주치게 되는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보라.

그들 중 누가 나를 못살게 굴면 어쩌나 생각해보든 것이 어떤 기분일지.

 

내 학생 중 한 명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실제 어려움은 카운터 교도소 같은 곳처럼 극단적이진 않아.

거기서는 다른 재소자들이 우선 돈을 뺏고, 

자기들 맘에 들면 테니스화 위에 양말을 신고 나를 걷어차지.

그러고는 변기를 올리고 그 옆에서 자라고 해." 

"만약 그들 맘에 안 들면?"

"그건 안 듣는 게 좋아."

   

감옥에 가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고 생각할 때

많은 경우 머리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강간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교도소 강간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저서

이제는 시트콤, 영화, 심야 텔레비전 토크쇼에까지 우스갯소리로 등장한다.

순진한 남자가 사랑에 굶주린 '형님'과 함께 갇혀 있는 공포스러운 상황이 소재가 되는 것이다.

낮에는 역기를 들어올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형님과 밤에 단둘이 있게 된다는 따위의 얘기 말이다.

 

이런 공포가 퍼져 있는 데서 오는 이점이 없는 건 아니다.

연방 교도국의 추정치를 보면 교도소 내 남성 강간의 비율은 9~20퍼센트다.

한 교도소-1982년 캘리포니아 주의 중급 경비 교도소-를 매우 철저하게 조사한 통계자료를 보면

그 교도소 수감 인원의 14퍼센트가 그곳에서 성적인 폭행을 당한 적이 있었다

(이성애자 중 9퍼센트, 동성애자 중 41퍼센트가 성폭행 당한 경험이 있었다.)

 

좀더 최근에는 네브래스카 교도소 전체를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는데,

응담자 22퍼센트가 강제로 성적 접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

 

대중에게 알려진 수준을 넘어 이제는 가벼운 농담거리가 된

교도소 내 강간이 그렇게 많이 일어나는 데 대해 분노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1988년에는 그 문제가 고등법원에까지 갔는데 거기서는 그것을 "국가적 수치"라고 불렀다.

버몬트의 교도관은 그것이 "창살 뒤편 삶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리고 더 자세히 이렇게 설명했다.

 

감금 생활의 여러 측면 가운데

감방 벽 안에서 일어나는 성적 착취와 강제적인 성관계보다 더 끔찍한 것은 없다.

사회는 그 문제에 대해 공포, 혐오, 부인이 뒤섞인 반응을 보인다.

우리는 우리 사법 체계가 그런 잔인하고 특이한 형태의 처벌을 용인한다고는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 전역의 북적거리는 감옥에서 수감자들이 매일 접하는 잔혹한 현실이다.

목가적이고 평화로운 버몬트 주도 예외가 아니다.

  

교도소 내 강간은 인종 구분선을 무너뜨리며 일어난다.

1968년에 실시된 교도소 내 강간 실태 조사를 보면,

15퍼센트가 백인 가해자에 백인 피해자, 29센트가 흑인 가해자에 흑인 피해자,

56퍼센트는 흑인 가해자에 백인 피해자였다.

백인 가해자와 흑인 피해자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 결과가 그리 유의미해 보이지 않았다.

재소자 대다수가 흑인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체 수감자 중 흑인 수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흑인 가해자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에서는 재소자 중 흑인 비율이 22퍼센트에 불과한 교도소에서도

비슷한 비율이 나타났다.

 

이런 패턴을 연구한 사람들 대부분은 교도소 내 인종적 지배 양상은

외부 사회의 권력 관계를 거꾸로 비추는 경우가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래서 백인, 특히 백인 증산층은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보복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내가 남자로 태어난 것도 다행스럽다.

교도소에서 남자가 강간당하는 비율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여자가 강간 당하는 비율보다 낮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미국 여성의 25%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강간을 당하고

나머지 19%는 저항해서 강간미수에 그치게 되는 일을 겪는다고 보고했다.

여셩에게 강간은 - 교도소 수감자와 마찬가지로 -

'삶의 현실'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남자가 교도소에 간다고 하면 모두 이런 생각을 하는 듯하다.

'어이쿠! 쟤는 강간당하게 생겼군.'

그러나 여자들은 매일 길거리를 걸으면서 또는 집에 머무르면서 똑같은 가능성에 직면한다.

  

 

 

미국경찰의 사법폭력과 인종차별

  

제일 적게 잡은 통계를 보아도,

미국에서는 매일 최소한 4~6명 정도가 경찰관을 만나게 된 결과로 목숨을 잃는다.

이런 사망 사고는 총탄 발사, 구타, 고속 추격의 결과로 일어나기도 하고

교도소에서 건강 문제를 무시함으로써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죽음을 당한 사람들 대다수는 인종적.민족적 소수자들이다.

그리고 경찰관 대다수는 백인다.

  

에드워드 앤토니 앤더슨,

1996년 1월 15일, 바닥에 엎드린 채 수갑을 찬 상태에서 총에 맞다.

  

프랭키 아르주에가, 15세,

1996년 1월 12일, 머리 뒤쪽에 총을 맞다. 그 다음 날인 어머니날,

그의 가족은 알 수 없는 사람에게서 비아냥거리는 전화를 받았다.

회신 다이얼을 누르니 경찰이 나왔다.

  

앤토니바에즈,

1994년 12월 22일, 뉴옥 시 길거리에서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질식사 당하다.

르니 캠포스, 수감 중이던 그가 자기 목에 티셔츠를 절반 이상 쑤셔넣어서 자살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폐에 이르는 기관의 4분의 3까지 티셔츠가 쑤셔넣어져 있었다.

  

갈랜드 카터, 17세,

1996년 1월 8일, 등 뒤에서 경찰이 쓴 총을 맞다.

그날 그 일이 있기 전 경찰관이 피해자의 집 옆을 지나고 있는데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어 "발포"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앤젤 카스트로, 15세,

1996년 10월 23일, 경찰로부터 죽이겠다는 위협을 받고 살던 동네를 떠나 이사를 했다.

그후 친구 생일 파티에 가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예전 동네로 갔다.

경찰 순찰차에 부딪혀서 이가 부러졌는데, 일어나려는 순간 경찰이 총을 쏘았다.

  

셰릴 콜론,

1997년 4월 24일, 아파트 지붕에서 경찰이 밀어서 사망.

그 다음 경찰은 그의 등 뒤로 채워져 있던 수갑을 제거했다.

  

아론 윌리엄스,

1995년 6월 4일, 그를 강도로 의심한 경찰이 집 밖으로 나오라고 해서 나가자

경찰관 열두 명이 몰려들어서 손발을 묶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고 때리고

최루가스를 뿌리고 구두 자국이 남을 만큼 세게 얼굴을 걷어찼으며

그 다음에는 외과 수술용 마스크를 얼굴에 씌워서 최루가스를 마시게 했으며

경찰차 뒤에 던져놓고 병원 세 군데를 지나쳐서 경찰서로 가서는 주차하고

차 안에 그냥 내버려두어서 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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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진실'에서 발췌 함.

 

 

 


 

거짓된 진실

데릭 젠슨 지음 /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536쪽 / 1만9000원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가 부제.

소수자 린치, 고문, 강간, 포르노 사이트, 아동학대, 노예화, 대상화,

계급착취, 생태파괴, 홀로코스트 등을 아우르며

사회 곳곳에 숨겨져 있는 증오와 위선적인 문화를 고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