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5. 13:2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옛날에 학교에서 학예횐가 뭔가를 한다고 팜플릿을 박았는데 그거 스폰서를 구하는 게 내 몫이었수.
해서 팜플릿 거시기를 급히 등사로 밀어가지군 혼자서 이집 저집 구걸하듯 돌아댕겼다우.
그냥 발품으로만 해결할라구 광고판을 작게 쪼각 내서 단가를 싸게 매기는 전략을 썼는데도 여엉 시덥지가 않더라구.
암튼 그렇게 며칠을 돌아댕기는 중인데 개업한 지 얼마 안 돼 보이는 레스토랑이 언뜻 눈에 띄더만.
들어가서 사장님 계시냐 했더니 어디서 키빼기 큰 종업원 한 놈이 나오더라구.
내 키도 76 이면 당시론 꽤 큰 편이었는데 그 놈은 내가 치켜 올려다 볼 정도더랑께? 90?
어이구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큰 종업원을 써서 장사 잘 되겠다.......,
사장님 좀 뵙자고 했더니, 아니, 지가 사장이라는 겨. ????
글믄서 저짝 테이블로 앉자더니 담배를 한 대 권터라구.
꺼낸 담배가 '새마을' 이여. 그때 그 필터도 없는 짧은 담배.
당시에 애들도 한라산이나 은하수 피고 댕겼고, 시골 할배들도 청자 피던 시절인데,
이거 골 때리는 놈 만나서 괜히 시간만 낭비만 하는구나......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용건은 말해야 하니까─ ,
뭐 땀시 왔냐? /
이래저래 왔다.요건 얼매구 조건 얼매다. 니 해줄 수 있나? /
웬걸? 야가 단번에 뒷뚜껑에 있는 광고 전부를 해주겠당겨.
햐~ 거기에다 딱 뿌러지게, 인쇄본 나오면 카운터에 맡기고 돈 받아가라. /
다만,, 광고 내용은 내가 직접 쓸 수 있게 해달라. 구체적 내용은 낼이구 모래구 아가씨 한테 맡겨 놓겠다 /
-
해서 담담날 찾아 갔는데, 종업원이 무심히 건네주는 원고를 보니 아 글쎄~!
새앵며억주 오백냥, 누우드고올뱅이 이천원... 맨 이딴 식으로 즈네 술집 메뉴판을 빼곡히 써 논겨.
이런 우라질노무시키! 일일찻집 팜플렛도 아니고 그걸 쪽팔려서 어떻게 박겠냐구?
.
.
몇년 지나서 우연히 티비를 보는데 그 놈이 나오는겨!
그래 저 자식 이름이 뭐냐니깐 전유성이 라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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