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보호소

2007. 7. 22. 08:44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아원에 입양하러 가면 코 흘리개 어린 것들이 어찌들 눈치를 챘는지
시키지 않아도 저 혼자 말끔하게 세수를 하고 옷도 딴에 제일 예쁜 걸로 골라 입는답니다.
그리곤 기대에 찬 눈망울로 어떻게 하면 눈에라도 들어볼세라

간절함이 뚝뚝 떨어지면서 눈치를 본다는군요.

결국 선택되지 못하고, 손님이 떠나가고 난 날 저녁이면

어쩜 약속이라도 한듯이 방구석에들 쳐박혀서 서로가 말을 안한대요.

그리곤 그게 며칠 간답니다.  

는 아직 '유기견보호소'라는 데를 못 가봤는데,

갔다 온 분이 그럽디다. 고아원 아이들과 똑같다는 거예요.

낯선 사람이 오면 저희들 중 누구를 입양하러 왔다는 걸 눈치 챈답니다.

여기서 데리고 나가달라고 애걸복걸한대요.

그 중에 한마리를 데려올 수 밖에 없는데, 그러고나면,

등 뒤에 남아 시무룩해 있는 개들이 눈에 밟혀서 다시는 그곳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보호소에서 한달인가 두달 안에 누가 안 데려가면 안락사 시킨다지요? 

참으로 모진 일입니다. 

 

신탕 논쟁을 하다보면 꼭 끼어드는 말이 소 닭 돼지 등과의 형평성 얘기입니다.

얼핏은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그런데 '유기견'이 아니고 '유기우'나 '유기돈' 보호소가 있다고 쳐봅시다.

유기견은 사람이 나타나면 눈을 마주쳐 보려고 안달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보살핌과 더불어 살아야한다는 숙명을 알고 있는 것이예요.
그런데 소나 돼지는 어떻습니까, 과연 마찬가지로 그러할까요?
보나마나 경계심으로 도망 갈 궁리부터 할 겁니다.
혹시라도 사람에게 온다면 그건 배고픔 때문이지 인간의 사랑이 그리워서가 아닐 겁니다.

려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때는 소나 돼지 뿐만 아니라 개도 마찬가지로 극도로 두려워하고 거부할 것입니다만,

그러나 그 거부하는 의미는 사뭇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거,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숨이 콱 막히는 일인데,
팔려서 낯선 사람에게 끌려갈 때 주인을 바라보는 눈빛 보셨습니까?

절망, 배신, 공포……, 정말이지 주인에게서 버려지는 개의 심정을 생각하면 목이 매서 말이 안나옵니다.  

반면에 소나 돼지는 단순히 두려움이겠죠. 죽으러 간다는 사실이.

물론 옛날처럼 농사일을 거들며 살고 지고 하던 소의 경우라면 개와 똑같겠지요.

그래서 소 팔고 와서는 몇날 몇일 식음을 전폐한다고 하잖습니까.  

그렇다고해서 소나 돼지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자는 뜻은 아닙니다.
애견인 중에 아무도 그런식으로 얘기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섭생은 해야하니까요.

식물까지는 어쩔 수 없다지만 육식은 가급적 자제하자는 겁니다.

특히나 개는 주인인 인간의 사랑만을 바라며 거기에 목 매달아 사는 동물입니다. 

 

보신탕 먹는 분들, 개한테는 우선하여 인정 좀 베풀어주세요.

환자의 기력 회복을 위해서 약으로 쓰는 경우까지는 말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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