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6. 23. 13:53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2017. 4
저자. 손태호
여행 다닐 수 있는 일,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찾다가 대학 졸업 후 여행사, 항공사 등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인도·서역 전문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 30대 중반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겨워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은 무렵, 우연히 옛 그림에 빠져 미술관, 고서화점 등 곳곳을 찾아다녔다. 대학 때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리 문화의 매력을 탐구해 보고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 들어가 미술학을 전공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장무상망(길이 서로 잊지 말자)’ 인장을 보고 왜 ‘그림이 삶이고 삶이 그림’인지 확연히 깨달았다. 옛 화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고민 들이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듯했다. ‘괜찮다, 다 괜찮다’며 토닥이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후로 옛 그림은 선생이자 친구이며, 거울이자 나침반이 되었다. 40대 들어서 불교미술로 관심사가 넓어져 조선 후기 조각승에 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요즘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전국의 사찰과 유적지를 돌아보며 우리 문화 유산을 연구하려 애쓴다. 불교미술과 조선 회화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글을 계속 쓸 예정이다
책을 내며
1부 다시, 활시위를 당기다
하나.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 | 엘리자베스 키스, 「평양 강변」
둘. 활 쏘는 사람 | 강희언, 「사인사예」
셋. 삶을 포기하지 않는 생명력 | 정선, 「사직노송도」
넷. 오직 아는 자만이 이를 알리라 | 이인상, 「검선도」
다섯. 어느 우국지사의 초상 | 채용신, 「최익현 초상」
2부 가슴에 무얼 담고 사는가
여섯. 헐렁함 속에 담긴 배려 | 김홍도, 「윷놀이」
일곱.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하는 | 김홍도, 「서당」
여덟. 내가 쥐고 있는 마음의 열쇠 | 전 이경윤, 「고사탁족도」
아홉. 가슴에 무얼 담고 사는가 | 흉배
열. 더 높이 뛰어오르는 힘 | 장승업, 「천도복숭아를 든 원숭이」
열하나. 삶의 주체가 되다 | 신사임당, 「포도」
3부 더없는 즐거움을 원하오니
열둘. 두려울 것도 거칠 것도 없다 | 최북, 「풍설야귀인」
열셋. 누각 마루에 모여 | 안중식, 「탑원도소회지도」
열넷.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 작자 미상, 「견우직녀도」
열다섯. 꿈속 나비의 바람 | 남계우, 「화접」
열여섯. 더없는 즐거움을 원하오니 | 작자 미상, 「호작도」
참고자료
1
정선, <사직노송도(社稷老松圖)>
우리 민족에게 소나무는 너무나 특별한 존재입니다. 자기 마당에서 우연히 자라난 소나무를 차마 없애지 못하고 이사를 간다는 이황중(1803-?)의 詩「소나무」에 담긴 마음을......
소나무
이황중(李黃中)
松子隨長風(송자수장풍)
偶然生屋角(우연생옥각)
柯葉日已長(가엽일이장)
庭宇日已窄(정우일이착)
持斧繞其下(지부요기하)
再三不忍斫(재삼불인작)
卜日拔宅去(복일발택거)
鄰里指狂客(린리지광객)
솔방울 바람에 떨어져
우연히 집 모퉁이에 자라났네.
가지와 잎 하루하루 커가고
마당은 하루하루 비좁아졌네.
도끼 들고 그 밑을 두세 번 돌았어도
끝내 차마 찍어 없애지 못했네.
날을 택해 집을 뽑아 떠났더니
이웃들이 미친놈이라 손가락질했네.
정선, <노송영지도>
2
금강안 혹리수(金剛眼 酷吏手) :
서화(書畵) 감정에 있어서 금강역사의 강철 같은 눈과 세금관리의 냉정한 손끝 같은 냉철함이 있어야 한다는 추사 김정희의 말입니다.. 훌륭한 작품은 화가 스스로의 엄정한 안목을 거쳐 탄생하기에, 비단 이 말은 감정가 만이 아니라 서화를 직접 그린 자가에게도 꼭 필요한 말입니다.
자신의 생명과 정열을 예술에 쏟아부은 작가의 정신에서 탄생한 작품을 마주하면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6
보물 제1510호 채용신의 ‘최익현 초상’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
【서울=뉴시스】석지 채용신,'면암 최익현 초상',Ink and color on silk, 52.2×103.6cm,1925년,
청양 모덕사 / 최익현 초상 / 충청남도 유형문화재231호
7
이경윤, <고사탁족도>
天長地久-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자기 스스로를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다.
- 도덕경
이경윤(李慶胤), 《산수인물화첩(山水人物畵帖)》<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
비단에 담채, 31.1 x 24.8cm, 고려대학교박물관
이경윤(李慶胤), <고사탁족도(高士濯足圖)>, 비단에 담채, 27.8 x 19.1cm, 국립중앙박물관
대표적인 탁족도로 조선 중기 화가인 이경윤(李慶胤, 1545-1611)의 <고사탁족도>를 보면 탁족하는 선비를 주제로 하여 소경산수인물화(小景山水人物畵)형식을 취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배경을 소략하게 표현하고 인물을 중심에 배치하였으며,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고려대학교 소장본에서는 세상을 피하여 은일하는 초연한 선비의 고매한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본에서는 옷을 반쯤 풀어헤친 자태에서 좀 더 유유자적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동자가 들고 있는 술병에서 그러한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이경윤(李慶胤, 1545~1611)
그가 누구에게 그림을 배웠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찍부터 절파풍(浙派風)의 대가 김시(金褆)와 교유하면서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특히 산수인물화(山水人物畵)를 잘 그렸으며, 영모화(翎毛畵)와 동물화(動物畵) 등도 즐겨 그렸는데 이들은 모두 조선 중기 절파풍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강가의 돌에 적다 / 홍유손(洪裕孫)
濯足淸江臥白沙 (탁족청강와백사) 맑은 강에 발 담그고 흰 모래에 누우니
心神潛寂入無何 (심신잠적입무하) 심신은 고요히 잠겨들어 무아지경일세
天敎風浪長喧耳 (천교풍랑장훤이) 귓가에는 오직 바람소리 물결소리
不聞人間萬事多 (불문인간만사다) 번잡한 인간속세의 일은 들리지 않는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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