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8. 16:22ㆍ책 · 펌글 · 자료/생활·환경·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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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가지 실험을 하려고 한다.
삶에서 군더더기를 모두 걷어내고 알짜만 남겨,
주어진 시간들이 스스로 빛을 뿜어내게 하고 싶다.
적게 소유하고 풍족하게 사는 것,
그것이 내가 하려고 하는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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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섬에서 단순하게 살아 보기』는 저자가 직접 섬에서의 삶을 체험하며 느낀 기록을 에세이 작품으로 담은 책이다. 남해의 작은 섬에 방 하나를 구해놓고 사정이 허락할 때마다 들어가 미니멀리스트로 살아 보기로 했다. 최소한의 것만 소유하고 최소한의 일을 하며 마음 가는 대로 산다는 원칙을 정하고 이 삶에 ‘실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은이 홍기 : 1955년 문경에서 태어나다.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동화로 등단하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동화 <옥수수빵>, <아침햇쌀 오르거든>, 6학년 도덕교과서에 <시 <바다 같은 사람> 실리다. 현재는 인간의 존재 근원을 탐구하며 창작활동 중이다. 저서 33권.
목차
1 실험
실험 / 동백나무 / 바람 / 별 / 자리다툼 / 단순하게 / 음식 / 낙원
2 일거리 줄이기
등대 / 빈집 / 고요 / 친절 / 산책 / 일거리 줄이기 / 자비 실천 / 길
3 어느 하루
글쓰기 / 비 오는 날 / 아침 / 어느 하루 / 태풍 / 낚시 / 방문객 / 집
4 왕이 되다
안개 / 작은 새 / 난 내가 좋다네 / 더 느리게 / 왕이 되다 / 친구들 / 먼지로 돌아가라 / 실험의 결과
1
책 머리에
일에서 자유로워지자 내 식대로 살아보아야겠다는 욕구가 더 강해졌다.
내가 꿈꾸는 삶은 최대한 단순하고 간소하게 사는 것이다.
주위 사람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을 찾아 남해의 작은 섬에 방 하나를 구해놓고
사정이 허락할 때마다 들어가 미니멀리스트로 살아 보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미니멀리스트는 모든 걸 최소화시켜 사는 사람을 말한다.
최소한의 것 만을 소유하고 최소한의 일을 하며 마음 가는대로 산다는 원칙을 정하고
이 삶에 '실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몇 년의 세월이 흘러 돌아보니 실험은 꽤 만족스러웠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맑고 투명해졌으며 비울수록 풍족해진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이 글은 그동안의 기록이다.
아내에게 고마움이 크다.
타고난, 자유를 향한 갈증을 글쟁이의 독특한 성향으로 이해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주어 마음 편히 창작에 전념할 수 있었다.
2
실험
그대, 어디서 무얼 하며 살았는가? 이만하면 족하다 하려는가?
그러지 말고 이제, 온전히 마음 가는 대로 살아 보게. 내일이면 늦을지 모르네.
3
별
섬 생활의 크나큰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별을 맘껏 볼 수 있는 것이다. 섬에 머무는 동안, 구름낀 날을 제외하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별을 보았다. 한밤중에 깨어 어둠 속에 별과 함께 머물러 있으면 가슴속 욕심이 빠져나가 별들의 무리 속으로 흩어지는 게 보인다.
4
짐
이곳으로 오면서 최소한의 것만으로 단순하게 살아보자 다짐하고 짐을 쌌는데, 기억나는 대로 열거하면 이렇다.
휴대폰, 미니 노트북, 충전기,,
원고지, 볼펜 3자루, 책 5권,,
수건 3장, 입고 있는 옷 외에 한 벌, 속옷 2벌, 등산복, 체육복 바지 1개, 반바지 1개, 모자 2개, 장갑 1켤레, 손수건, 양말 3켤레,,
전기장판, 요, 이불 얇은 것과 두꺼운 것, 베개, 등받이 큰 베개,,
신고 온 운동화, 샌달, 슬리퍼,,
피리 2개,,
우산, 전기 면도기, 면도기 충전기, 일회용 면도기,,
자외선차단 마스크, 선크림, 로션,,
연고 3개,,
작은 가위, 작은 칼, 전기밥솥, 전기포트, 가스렌지, 부탄가스 5통, 그릇 3개, 숟가락 젓가락 2쌍, 냄비 2개,,
보온컵, 머그컵, 비누, 칫솔, 치간칫솔, 치약, 손톱깍기, 빗,,
휴지, 물티슈,,
프라스틱 통과 서랍장, 작은 가방, 배낭 등이다.
5
음식
반찬을 세 가지 이하로 제한하고 그것도 텃밭에서 나는 채소에 더하여 집 주위에 나는 야생나물과 바닷가에 나가 금방 따올 수 있는 해조류들을 이용했다. 그들은 채소 외에 왕고들빼기, 민들레, 엉겅퀴, 쇠비름, 방풍나물, 미역, 톳, 모자반 등이다.
음식에 관한한 의사나 영양학자보다 내 몸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 현명하다. 몸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입맛을 통하여 메시지를 전한다. 입맛이 당기면 구해서 먹되 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취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하루에 두 끼를 먹었으며 필요한 양 이상은 취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몸의 요구에 따라 육류가 생각나면 이웃과 함께 삼겹살파티를 열거나 육지로부터 통닭을 배달시켜 먹기도 했다.
6
개 - 주인
개의 입장에서 보면 걱정해야 할 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삶에 수반되는 모든 일들을 주인이 대신해준다. 할 일은 오짂 꼬리 흔드는 것 뿐이다.
내가 개의 주인이듯 나의 주인은 누구인가? 개가 주인인 나에게 복종하듯 나도 주인인 그에게 무조건 복종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가 가라는 대로 가고, 하라는 대로 하면 모든 고민이 그의 몫이 되어 삶의 무게가 더없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그로 인해 나는 더욱 편안해지고 주어진 시간이 알차게 되어 한없이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하여는 주인에게 무조건의 복종이 필수다. 오직 꼬리 흔들고 기뻐하며 삶의 모든 문제를 주인에게 떠넘겨 난 스스로 거기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자세로 살면 참 편하겠다. 사람들은 때로 주인을 '운명'ㅇ;라고 한다.
7
자랑하는 말을 삼가라,
비난하는 말을 삼가라,
실없는 말을 삼가라,
천박한 말을 삼가라,
나는 글 쓸 때 몇 가지 원칙을 지킨다.
1) 표현을 간결하게 한다.
2) 원망이나 미움 시기 비난 같은 부정적인 여운이 행간에 남아있지 읺도록 힘쓴다.
3) 몸과 마음이 정결하다는 느낌이 들지 읺으면 원고지를 대하지 않는다.
4) 나는 의도적으로 환경을 바꾼다 - 낯선 풍물과 풍경을 만난다.
5) 아이디어를 잡아두기엔 메모가 제일이다.
8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 섬은 더욱 고요하다. 낯선 곳에 문득 던져졌을 때 느낄 만한 그런 고요함이다. 특히 비안개가 자욱한 바닷가 풍경은 고요의 심연이다. 누군가 발걸음을 옮겨 가까이 다가가면 블랙홀인 양 빨려들어가 흔적 없이 사라질 것만 같다. 빗소리는 고요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부추긴다. 이럴 때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맙다. 누군가 있다면 이런 진실의 순간을 엿보기가 힘들 것이다.
9
방문객
이곳에 사는 동안 몇 번의 친지 방문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그들이 처음에 하는 말은 '참 좋다.'다. 하루 뒤에는 '사흘 정도는 견딜 만하겠다.'. 이틀이 지난 다음에는 '이런 곳에서는 도저히 못 살겠다.'는 것이다.
비둥거리기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정색을 한다. 자칫 시간만 좀먹는 놈팽이로 비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긍정적인 의미가 부각되어야 한다. 그래서 빈둥거림 속에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실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한 것도 잘 빈둥거리기 위해서인데..... 스스로 만족하고 있으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로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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