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여는 詩 (「서성인다」- 박노해)

2017. 10. 17. 19:37詩.

 

 

 

 

 

 

 

서성인다

 

                                    박노해

 

 

가을이 오면 창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 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방으로 돌아와 나 홀로 서성인다

 

 

가을이 오면 누군가

나를 따라 서성이는 것만 같다

책상에 앉아도 무언가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아

슬며시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그만 나도 너를 따라 서성인다

 

 

선듯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볕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서성이고

남몰래 부풀어 오른 씨앗들이 서성이고

가을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지음 / 출판사 느린걸음 | 2010.10.16    

형태 판형 A5 | 페이지 수 560 | ISBN

18,00016,200원

 

 

긴 침묵의 시간을 지나 12년 만에 펼쳐낸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의 시집

박노해 시인의 12년만의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시인이 10여 년의 긴 침묵의 시간을 깨고 육필로 새겨온 5천여 편의 시중 300여 편을 소개한다. 세계화 모순의 현장에 뛰어들어 그 슬픔을 직접 발로 체험한 박노해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정직한 절망, 분쟁의 현장을 바라본 객관적인 상처와 깊은 슬픔을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이번 시집은 넓은 시공간을 배경으로 세계 곳곳을 직접 돌며 시인이 체험하고 바라본 세계의 민초들의 삶을 풀어내고 있어, 깊은 울림을 전한다.

 

 

 

박노해

저서(총 17권)
박노해1957년 전라남도 함평에서 태어나 고흥, 벌교에서 자랐다. 16세 때 상경하여 선린상고(야간)를 졸업했다.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출간했다. 27살 현장 노동자로 일하던 중에 펴낸 이 시집은 금서 조치에도 100만 부 가까이 발간되며, 한국 사회와 문단을 충격적 감동으로 뒤흔들게 된다. 이때부터 박노해는 ‘얼굴 없는 시인’으로 불리며 시대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다. 1989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다. 1991년, 7년 여의 수배생활 끝에 체포되어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형에 처해졌다. 1993년 두 번째 시집 『참된 시작』을, 1997년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수십만 부가 읽히면서, 그의 몸은 가둘 수 있지만 그의 사상과 시는 가둘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1998년, 7년 6개월의 수감 끝에 석방되었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2000년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 nanum.com를 설립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아프리카ㆍ중동ㆍ아시아ㆍ중남미 등 가난과 분쟁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해온 사진을 모아 2010년 첫 사진전 라 광야展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展을 개최했고, 12년 만의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출간했다. 2014년 다른 길展(세종문화회관) 개최와 함께 사진에세이 『다른 길』을 출간했다. 오늘도 국경 너머 인류의 고통과 슬픔을 끌어 안고, 세계 곳곳에서 자급자립하는 삶의 공동체인 ‘나눔농부마을’을 세워가며 새로운 사상과 혁명의 길로 걸어가고 있다.

 

 

 

 

 

1부
길이 끝나면 13 넌 나처럼 살지 마라 14 한계선 18 꽃씨가 난다 19 긴 호흡 20 허리 21 꼬막 23 너의 눈빛이 변했다 25 시대 고독 26 새 28 마루완의 꿈 32 아니다 34 경주마 35 자기 삶의 연구자 36 아이 앞에 서면 38 해 뜨는 집 40 그 작은 날개로 44 씨앗이 팔아넘겨져서는 안 된다 46 탈주와 저항 47 아이폰의 뒷면 49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52 몸속에 남은 총알 53 상처가 희망이다 55 한 옥타브 위의 사고를 56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57 발바닥 사랑 58 거인의 뱃속에서 59 사람의 깃발 61 평온한 마음 63 삼성 블루 64 들어라 스무 살에 67 꽃을 던진다 68 삶의 행진 70 누가 조용히 생각하는 이를 가졌는가 71 다 다르다 72 겨울새를 본다 74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76 다친 가슴으로 79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80 말의 힘 83 떨림 84 안 팔어 85 숲 속의 친구 89 필사적으로 꼴리기를 91 잉카의 후예가 92 얼굴을 돌린다 94 시인은 숫자를 모른다 95 장엄한 소리 97 살아 있는 실패 98 기도는 나의 힘 101 돌꽃 102 모내기 밥 103 가을에 시인이 이런 시를 써야 하나 105 비출 듯 가린다 107 지붕 위의 두 여자 108 그 꽃 속에 111 가을 몸 114 그렇게 내 모든 것은 시작되었다 116

2부
도시에 사는 사람 121 도토리 두 알 124 공부는 배반하지 않는다 125 첫마음의 길 126 서른다섯 여자 광부의 죽음 127 사라진 야생의 슬픔 129 혁명은 거기까지 130 평화 나누기 132 기도 133 무엇이 남는가 135 오월, 그날이 다시 왔다 137 그녀가 떠나간 자리에는 140 건너뛴 삶 142 압록강에서 144 오래된 친구 146 나는 아프리카인이다 147 첫 치통 149 죽을 용기로 151 유산 152 엉겅퀴 154 아체는 너무 오래 울고 있어요 156 3단 158 칼날처럼 꽃잎처럼 159 촛불의 광화문 160 삶의 나이 162 가난한 자는 죽지 마라 163 남이 될 수 있는 능력 165 누가 홀로 가는가 166 두 번 바뀐다 167 올 줄 168 영원히 영원히 171 그 사람도 그랬습니다 172 위험분자 174 여행은 혼자 떠나라 176 아기 똥개의 잠 177 그들은 살인자들 179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181 돌잔치 182 속울음 184 그 누구도 모른다 185 ‘조중동’씨가 누구요? 186 바닥에 있을 때 188 아픈 몸은 조국을 부르고 190 굴레를 다오 193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 195 그리운 컨닝 197 다시 사랑이 찾아왔다 199 괘종시계 201 까나의 아이야 203 침묵의 나라 204 그날이 오면 206 나의 풀꽃 대학교 208 그 겨울의 시 210 예지의 검은 손 211 터무늬 째 214 그리고 아무도 울지 않았다 215 나의 못난 것들아 217 검은 석유 219 그 젖가슴에 221 다 아는 이야기 222

3부
깨끗한 말 227 발바닥으로 쓰네 229 돌아온 소년 230 카불의 봄 232 진실 234 너와집 한 채 235 달려라 죽음 238 밤이 걸어올 때 239 샤이를 마시며 241 힘내라 문제아 242 꽃꽂이 244 심심한 놀이터 246 거대한 착각 248 봄은 누구에게나 봄이어야 한다 249 연필로 生을 쓴다 252 삶이 말하게 하라 253 어린 수경收耕 254 착해지지 마라 257 가만히 건너간다 259 거친 길을 걸어라 260 길을 잃거든 네 목을 쳐라 261 미래에서 온 사람 265 우리는 ‘바보’와 사랑을 했네 266 아체의 개 270 구도자의 밥 274 목적지가 가까워올수록 275 국가 보상금을 찢으며 276 크나큰 비움 278 체 게바라의 길 279 단 한 발의 화살 281 깊은 시간 282 감사한 죄 284 의무분양 286 마리아의 금광석 287 잎으로 살리라 288 삶에 대한 감사 289 애완견 291 이상理想 293 남은 목숨 295 우리 밀 296 신은 작은 것들의 신 298 촛불의 아이야 300 밤나무 아래서 303 어머니의 새해 강령 304 역광에 서다 306 바닥의 거울 308 보험 311 늙은 개처럼 313 뻐꾸기가 울 때 314 9월의 붉은 잎 316 하붑이 불어올 때 317 두 가지만 주소서 319 갈 수 없는 나라 320 그의 죄를 용서하라 322 종자 323 스무 살의 역사 325 나 거기 서 있다 327 사랑은 남아 328

4부
니나의 뒷모습 333 갈라진 심장 336 300년 338 학자의 걸음 340 유연화 341 내 영혼의 총 343 긴 눈물 344 누가 나를 데려다주나 346 주의자와 위주자 347 나무가 그랬다 348 단식 일기 349 계시 352 숟가락이 한주먹이면 353 봄의 침묵 354 새해에는 사람이 중심입니다 355 누가 내 수명을 늘리려 하는가 357 새만금 359 웃는 머리 360 코리아의 소녀 364 맷돌 366 반인반수 368 시간의 중력 법칙 370 삽질 경제를 예찬함 372 진공 상태 375 어른은 죽었다 377 부모를 이겨라 378 어항과 수족관 380 새해 수첩을 적으며 382 눈 심알 383 너의 날개는 385 무임승차 386 내가 쓰러질 때 387 풍속화 389 지뢰 390 그는 단순했다 391 경운기를 보내며 393 크게 울어라 395 사람이 희망인 나라 397 진보한 세대 앞에 머리를 숙여라 399 나랑 함께 놀래? 400 공은 둥글다 402 탐욕의 열정 403 기침 소리 405 아이들은 놀라워라 406 젊은 피 408 틀려야 맞춘다 410 언저리의 슬픔 411 그리운 제비뽑기 413 문자 메시지 415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416 난 다 봤어요 418 계절이 지나가는 대로 420 마음씨 422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424 구멍 뚫린 잎 425 대림절 426 알 자지라의 아침에 428 입맞춤해온 삶 433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434

5부
우리 함께 걷고 있다 439 나 거기에 그들처럼 440 꽃내림 441 참사람이 사는 법 443 좋은 날은 지나갔다 444 국경의 밤 445 꼬리를 물고 447 성숙이 성장이다 449 우주의 가을 시대 451 최선이 타락하면 최악이 된다 453 아픈 날 454 혀가 지나간 자리 455 소녀야 일어나라 457 저 꽃 속에 폭음이 460 명심할 것 461 겨울 속으로 462 권총이 들어 있다 463 라냐는 돌을 깬다 465 사과상자 467 참 착한 사람 469 후지면 지는 거다 471 낙타의 최후 472 가을날의 지혜 473 대한민국은 투쟁 중 475 거짓 희망 477 아체의 어린 꽃들 479 누구의 죄인가 481 감자꽃 482 가난은 예리한 칼 484 고난 486 슬픔의 힘 487 과학을 찬양하다 488 불편과 고독 489 네 가지 신념 490 마스크 491 건기의 슬픔 493 우울 495 개구리 496 돈은 두 얼굴 498 가득한 한심 499 고모님의 치부책 500 정점 504 우아한 뒷간 506 산 위에서 죽자 507 종교 놀이 509 따뜻한 계산법 512 뉴타운 비가 513 호랑이 울음소리 515 뜨내기 517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519 내가 살고 싶은 집 521 식구 생각 523 양들의 사령관 525 사로잡힌 영혼 527 시체공시장 529 나의 작은 것들아 530 총과 펜 532 담대한 희망 533 유보 534 래디컬한가 535 결단 앞에서 537 은빛 숭어의 길 538 마지막 선물 540 벌 543 겨울 사랑 545 팔루자의 아마드 546 나를 휩쓸어다오 548 잠시 후 550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552

 

 

 

 

 

 

 

 


넌 나처럼 살지 마라

                       

                                         박노해

 


아버지,
술 한 잔 걸치신 날이면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어머니,
파스 냄새 물씬한 귀갓길에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이 악물고 공부해라

좋은 사무실 취직해라
악착같이 돈 벌어라

악하지도 못한 당신께서
악도 남지 않은 휘청이는 몸으로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울먹이는 밤


내 가슴에 슬픔의 칼이 돋아날 때

나도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요
스무 살이 되어서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꿈을 찾는 게 꿈이어서 억울하고
어머니, 당신의 소망은 이미 죽었어요
아버지, 이젠 대학 나와도 내 손으로
당신이 꿈꾸는 밥을 벌 수도 없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그래요,

난 절대로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자식이 부모조차 존경할 수 없는 세상을
제 새끼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는 세상을
난 결코 살아남지 않을 거예요


아버지, 당신은 나의 하늘이었어요

당신이 하루아침에 벼랑 끝에서 떠밀려
어린 내 가슴 바닥에 떨어지던 날
어머니, 내가 딛고 선 발밑도 무너져 버렸어요
그날, 내 가슴엔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공포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가 새겨지고 말았어요


세상은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그 어디에도 기댈 곳도 없고
돈 없으면 죽는구나
그날 이후 삶이 두려워졌어요


넌 나처럼 살지 마라

알아요, 난 죽어도 당신처럼 살지는 않을 거예요
제 자식 앞에 스스로 자신을 죽이고
정직하게 땀 흘려온 삶을 내팽개쳐야 하는
이런 세상을 살지 않을 거예요
나는 차라리 죽어 버리거나 죽여 버리겠어요
돈에 미친 세상을, 돈이면 다인 세상을


아버지, 어머니,

돈이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나의 하늘입니다
당신이 잘못 산 게 아니잖아요
못 배웠어도, 힘이 없어도,
당신은 영원히 나의 하늘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다시 한번 예전처럼 말해주세요
나는 없이 살아도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나는 대학 안 나와도 그런 짓 하지 않았다고
어떤 경우에도 아닌 건 아니다
가슴 펴고 살아가라고


다시 한번 예전처럼 말해주세요


누가 뭐라 해도 너답게 살아가라고 
너를 망치는 것들과 당당하게 싸워가라고
너는 엄마처럼 아빠처럼 부끄럽지 않게 살으라고 
다시 한번 하늘처럼 말해주세요

 

 

 

 

 

 

 

 

시대 고독 

 

                                  박노해

 

 

한 시대의 惡이

한 인물에 집중되어 있던 시절의 저항은

얼마나 괴롭고 행복한 시대였던가

 

한 시대의 惡이

한 계급에 집약되어 있던 시절의 투쟁은

얼마나 힘겹고 다행인 시대였던가

 

고통의 뿌리가 환히 보여

선과 악이 자명하던 시절의 자기 결단은

얼마나 슬프고 충만한 시대였던가

 

세계의 惡이 공기처럼 떠다니는 시대

선악의 경계가 증발되어버린 시대

더 나쁜 악과 덜 나쁜 악이 경쟁하는 시대

합법화된 민주화 시대의 저항은 얼마나 무기력한가

 

구조화된 삶의 고통이 전 지구에 걸쳐

정교한 시스템으로 일상에 연결되어 작동되는

이 '풍요로운 가난'의 시대에는

나 하나 지키는 것조차 얼마나 지난한 싸움인가

 

옳음도 거짓도 다수결로 작동되는 시대

진리는 누구의 말에서나 반짝이지만

그것을 살고 실천할 주체가 증발되어버린 시대

혁명의 전위마저 씨가 말라가는

이 고독한 저항의 시대는

 

 

 

 

 

 

 

감사한 죄

 

                                              박노해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젊어서 홀몸이 되어 온갖 노동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워낸 장하신 어머니
눈도 귀도 어두워져 홀로 사는 어머니가
새벽기도 중에 나직이 흐느끼신다

나는 한평생을 기도로 살아왔느니라
낯선 서울땅에 올라와 노점상으로 쫓기고
여자 몸으로 공사판을 뛰어다니면서도
남보다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음에
늘 감사하며 기도했느니라
아비도 없이 가난 속에 연좌제에 묶인 내 새끼들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경우 바르게 자라나서
큰아들과 막내는 성직자로 하느님께 바치고
너희 내외는 민주 운동가로 나라에 바치고
나는 감사기도를 바치며 살아왔느니라

내 나이 팔십이 넘으니 오늘에야
내 숨은 죄가 보이기 시작하는구나
거리에서 리어카 노점상을 하다 잡혀온
내 처지를 아는 단속반들이 나를 많이 봐주고
공사판 십장들이 몸 약한 나를 많이 배려해주고
파출부 일자리도 나는 끊이지 않았느니라
나는 어리석게도 그것에 감사만 하면서
긴 세월을 다 보내고 말았구나

다른 사람들이 단속반에 끌려가 벌금을 물고
일거리를 못 얻어 힘없이 돌아설 때도,
민주화 운동 하던 다른 어머니 아들딸들은
정권 교체가 돼서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어도
사형을 받고도 몸 성히 살아서 돌아온
불쌍하고 장한 내 새끼 내 새끼 하면서
나는 바보처럼 감사기도만 바치고 살아왔구나
나는 감사한 죄를 짓고 살아왔구나

새벽녘 팔순 어머니가 흐느끼신다
묵주를 손에 쥐고 흐느끼신다
감사한 죄
감사한 죄
아아 감사한 죄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영미, 『시를 읽는 오후』  (0) 2018.01.22
정호승 시집,『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0) 2017.11.28
『검은 시의 목록』- 안도현 엮음  (0) 2017.10.14
박용래  (0) 2017.09.06
쥬라블리(白鶴)  (0) 2017.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