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1. 19:32ㆍ책 · 펌글 · 자료/문학
9월이여, 오라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혜영 옮김
녹색평론사 펴냄(2011)
"소비에트식 공산주의는 실패했습니다. 거기에 어떤 근본적인 악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결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극소수의 인간이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독점하도록 허용했던 결과입니다. 21세기의 미국식 시장자본주의도 똑같은 이유로 실패할 것입니다."
로이는 9 ·11 야만이 맨해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행돼 왔으며, 그 가해자가 주로 미국 · 영국과 같은 강자들이었음을 상기시킨다.
1973년 9월11일 칠레의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린 피노체트의 쿠데타. 배후 조종자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헨리 키신저 당시 미국 국무장관. 키신저는 "그 국민들이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칠레가 마르크스주의 국가가 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며,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한 군사독재자 피노체트에게 확고한 지지를 보냈다.
1922년 9월11일, 영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신탁통치를 선포했다. 이스라엘 건설을 약속한 밸푸어 선언 후속조처인 그 선포는 팔레스타인 비극의 원점이었다. 윈스턴 처칠은 1937년, 수십만의 죄 없는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난민으로 내쫓은 그 조처를 이렇게 옹호했다.
"나는 아무리 오랫동안 개가 여물통에 누워 있었다 하더라도 그 여물통을 차지할 최종적인 권리가 그 개한테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나는 아메리카의 홍인(원주민 인디언)들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흑인(원주민)들에게 큰 잘못이 저질러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강한 인종, 더 수준 높은 인종, 세상일에 더 밝은 인종이 와서 그들의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에, 나는 이들에게 어떤 잘못이 행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제국주의 약탈자의 강변이다.
로이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개입한 유사 비극이 중남미 곳곳에서 저질러졌음을 상기시킨 뒤 덧붙인다. "베트남 · 한반도 · 인도네시아 · 라오스 · 캄보디아에서 수백만의 아시아인들이 폭격을 당하고, 불에 타고, 학살당해온 수십년간 얼마나 많은 9월이 지나갔습니까?"
아베 신조가 일본 에이(A)급 전범들을 "오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자신의 혼을 걸고 조국의 주춧돌이 된 쇼와 순직자"로 칭송하는 헛소리를 했단다. 또다시 9월이 오고 있다.
- 한승동 한겨레 문화부 선임기자sdhan@hani.co.kr
아룬다티 로이 지음 | 2016.03.10
새로운 번역으로 다시 만나는 『작은 것들의 신』. 인도의 이국적인 풍경을 배경으로 사회의 관습에 의해 한 가족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저자 아룬다티 로이
- 저서(총 6권)
- 영국의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인도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환경·반핵·반세계화 운동가다. 1961년 시리아 기독교인 어머니와 힌두교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인도 남단의 케랄라 주의 아예메넴에서 성장했다. 건축학을 공부하였으며 시나리오 집필, 영화 연출 등 활동을 하다가 영국에서 낸 소설 『작은 것들의 신 The God of Small Things』으로 1997년 부커상(Booker Prize)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수상 덕분에 얻은 대중적 인기와 언론의 주목을 뿌리치고 인도로 돌아가 인권·환경·반핵·반세계 운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중 강연과 글쓰기에도 힘쓰고 있다.『전쟁을 말한다 War Talk』, 『힘의 정치 Power Politics』, 『생존의 비용 The Cost of Living』 등 세 권의 에세이 모음집을 출간했으며, 데이비드 바사미안(David Barsamian)의 저서 『수표장과 크루즈 미사일: 아룬다티 로이와의 대화 The Checkbook and the Cruise Missile: Conversations with Arundhati Roy』에서 대담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문화적 자유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에 래넌상(Lannon Award)을 수상했다. 한때 건축 교육을 받기도 했던 그는 현재 인도 뉴델리(New Delhi)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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