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3. 20:52ㆍ책 · 펌글 · 자료/생활·환경·음식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 세계 1위, 한국. 명실상부한 ‘라면 대국’의 국민으로서 이 라면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은 한국의 삼양식품 전중윤 회장과 일본의 묘조식품 오쿠이 키요즈미의 라면 기술 전수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과 일본의 라면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설처럼 쉽고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 책에는 일본의 라면이 바다를 건너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대중적 음식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윤추구가 아닌 ‘국민의 식생활 개선’이라는 공공의 사명을 지향하는 두 사람의 생생한 대화 속에는 인생의 지혜와 경영 철학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삶을 바라보는 올곧은 태도와 사업과 경영에 대한 비전은 오늘날의 경영자들에게도 해법이 될 것이다.
저자 무라야마 도시오(村山俊夫)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하고 공부하는 일본인. 1953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1974년 청춘의 고민을 안고 대학을 중퇴한 뒤 공장에 취업했다.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읽고 주인공 김산에게 매료되어 한국과 한국인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86년 말 서울로 어학연수를 와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고려대, 연세대 캠퍼스에서 한국어 공부에 몰두했다. 1988년 서울 시내의 일어 학원에서 강의를 하다가 한국인 아내를 만났다. 일본 귀국 후 안내원, 통역 등을 맡으며 수많은 한국인을 만났다. 2007년부터 교토에서 한국어학원 ‘녹두학원’을 운영 중이다. 한국의 국민배우 안성기의 평전 《청춘이 아니라도 좋다》를 비롯해 한국어 학습서 등을 다수 출간했으며, 최근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번역 중이다. 한국인의 영혼을 가진 일본인으로 자부하며,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의 탄생과 역사를 추적해 이 책을 집필했다.
2015.08.10
추천사
서문
프롤로그 |
1장 전쟁 이후의 혼돈을 뚫다 - 오쿠이 기요스미의 도전
동란의 포성 / 건면에서 출발하다 / 아홉 번의 실패, 한 번의 성공 / 한국전쟁의 종결 /
메이지 이후의 최대 발명품, 자동건조장치 / 일본 최고로의 비약
2장 쓰레기 더미 위에서의 재기 - 전중윤의 결의
피난열차 안에서 / 갈기갈기 찢긴 민족의 통한 / 동방생명을 설립하다 /
군사정권의 등장 / 꿀꿀이죽에 몰려드는 사람들
3장 인스턴트 라면에 도전하다 - 오쿠이 기요스미의 선택
라면의 생명, 스프 연구 / 대실패로 끝난 시식회 / 제2공장 건설 / 북양상회의 제의 / 산화해버린 기름 /
특허분쟁 / 인스턴트 라면의 새 출발 / 스프 별첨 라면의 탄생
4장 국민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하여 - 전중윤의 변신
첫 관문 / 재계 실력자 이정림에게 직언을 하다 / 궁지에 몰린 식량 사정 /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
심각한 외화 부족 / 정권의 핵심, 김종필의 협력 / 일본행 티켓
5장 해후 - 1963년의 봄
이탈리아와의 기술협력 / 초대받지 않은 손님 / 실오라기 같은 희망 / 운명적인 회담 /
바다 저편으로 보이는 그것 /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
6장 라면이 바다를 건넌 날
파격적인 기술제휴 / 라면의 사회적 효과 / 전설 속의 배합표
에필로그 |
라면의 문화사 | 라면, 대한민국 식탁 위의 혁명
_ 양세욱(인제대학교 중국학부 교수, 동아시아 음식문화사 전공)
라면, 알고 먹자 | 라면에 관한 오해와 진실
◆ 화보로 보는 라면의 역사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공장생산은 한 라인으로는 타산이 맞지 않으니 두 라인을 설치하는 걸로 합니다.
두 라인 설치비용은 2만7천 달러(지금 환율)에 구입하면 됩니다. 이 가격은 면기 회사가 저희 묘조식품에 납품하는 것과 동일한 가격입니다. 삼양식품이 독자적으로 생산이 가능할 때까지 기술지원도 전적으로 책임지고 무상으로 해드리겠습니다."
"두 라인에 2만7천 달러? 기술료는 무료라고요? 그럼 로열티는....?"
"그런 것도 필요 없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한국전쟁은 한국인들에게 깊은 고통과 슬픔을 주었고 상처를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일본은 패전 후의 극도로 악화된 경제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 특수가 우리 일본에 얼마나 큰 은혜를 베풀고, 일본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는지 모릅니다. 은혜를 갚는다는 의미에서 힘이 닿는데까지 제가 돕겠습니다."
"내일부터 사이타마에 있는 란잔 공장에서 연수를 받고 직접 라면 제조 공정을 확인하세요. 공장 책임자가 잘 안내를 해드릴테니 궁금한 점이 있으면 이해될 때까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 >>>> ) 이번 일은 국제신의에 관계된 것이니 두 분 모두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 달 가까이 일본에서의 일본을 마치고 하네다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고 트랩 위에 선 전중윤 앞으로 오쿠이 사장의 비서라는 사람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봉투를 내밀었다. "사장님 선물이니 받아주세요. 절대로 비밀을 보장해달라는 부탁도 하시더군요. 창쪽 자리에 앉아 봉투를 열어보니 메모가 한 장 들어 있었다.
전 사장님.
실례인 줄 알면서도 기술제휴와 관련된 사안이라 어쩔 수 없이 귀하의 신원조사를 해보았습니다. (......) 전 사장이 성실하고 청렴결백하게 사업을 이루어오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의 만남을 감사하는 의미로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스프 배합표입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저 말고 관계자 몇 명밖에 없습니다. 자칫하다가는 일본 업체들에게 누설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전 사장님의 인품을 알기에 그런 걱정은 기우로 묻어드려고 합니다. 부디 한국에서 이번 경험을 잘 살려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배고픈 서민들의 허기를 채워줄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쿠이 기요스미
1963년 드디어 라면 기계설비를 실은 배가 일본항을 떠나 한국을 향했다. 우에다면기, 신삼립흥업에서 사원 한 명씩 파견해 주었고, 란잔 공장의 나카자와 고조가 한국에 건너와서 하월곡동 공장에 기계 설치공사를 마무리해주었다. 그 후로도 장치 운전과 생산 공정을 지도해준 끝에 1963년 9월 15일, 한국 최초의 라면이자 삼양라면의 기념비적인 제1호 라면이 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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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계 라면 판매량은 1,027억 4,000만 개로, 세계 70억 인구가 한 해 평균 15개를 소비하는 양이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라면은 36억 개로, 중국(440억 개), 인도네시아(135억 개), 일본(55억 개), 인도(54억 개), 베트남(50억 개), 미국(43억 개)에 이어 세계 7위이다.
그러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4.1개로, 일본(43개), 중국(33개)을 압도한다. 한국은 1위 자리를 내어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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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라면의 유래 - 중일전쟁 당시 중국인의 비상식량인 건면을 일본에서 정제 우지로 튀겨 인스턴트 식품으로 만들었다는 설과 1958년 일본의 안도 도모후쿠가 국수류를 개량 발전시켜 인스턴트 식품화하여 최초로 상품화했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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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이 꼬불꼬불한 이유 - 좁은 공간에 많은 양을 담기 위해서다. 기름 흡수와 수분 증발에 드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조리시간도 줄여주고, 유통 과정에서 파손도 방지할 수 있다. 라면 한 봉지에는 약 75가닥의 면발이 들어가며, 라면 한 가닥의 길이는 보통 65cm, 한 봉지의 총 길이는 49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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