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0. 12:11ㆍ책 · 펌글 · 자료/문학
아무리 아픈 눈물이라도 끝은 있다
눈물의 끝에는 늘 웃는 울음이 생겨난다
천양희 시인이 길어 올린 더 깊고 더 단단한 삶을 위한 문장들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천양희 시인은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하여 「직소포에 들다」, 「마음의 수수밭」 등 젊은 날의 상처와 고통, 세상과의 불화를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진솔한 시어들로 담아내 잔잔한 감동을 전해온 한국의 대표 여류시인이다. 올해로 시인이 된 지 49년, 혼자 산 지 39년째가 되는 천양희 시인은 오랫동안 혹독한 고독과 맞서며 눈물로 단련한 시어를 획득하고, 사람과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갖게 되기까지의 상처와 눈물의 기록을 이 책에 담아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다듬은 연륜의 언어와 체득한 삶의 지혜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천양희
1942년 1월 21일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대학 3학년 재학중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공초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다.
2014. 3.
누구도 대신할 수 없으므로 고통은 위대하다고 누가 말했을 때, 타인의 고통을 바라볼 때는 '우리'라는 말을 사용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나'는 또 하나의 타인이며, 세상에는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 …) 인간의 강점 중 하나는 멍들었다고 해서 썩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헤맨다고 다 길을 잃는 것은 아니듯이. (… …) 한때는 추억이 고통이었고 기억이 고문"이었지만, 지금은 나를 아프게 했던 많은 것들을 고독을 지키면서 넘어서게 되었다. (… …) 그때마다 나는 "떨어지기 위해 위로 오르고, 위로 오르기 위해 떨어진다."는 말을 기억했다. (… …) 나는 매일 하루치의 희망을 갈망하고, 나는 매일 하루 분량의 나를 창조하려 했다. 어떤 것을 쓴다는 것은 그것을 사는 것이다. (… … … …)
2014년 3월 천양희
나는 너무 오래 눈물을 썼다
한 쌍이 낯설다
폭포 소리가 나를 깨운다
웃는 울음
바람은 몇 살이야?
물결무늬 자국처럼
구급차를 기다리며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았다
꽃점 치던 시절
여식 보아라
회화나무
백지 위의 시
만약이란 없다
지나가자, 지나가자
행복은 보일까 말까 한 작은 간이역이다
농담의 힘
두근두근 내 심장
무엇이 성공인가
두 바퀴
마음 빚다
연처럼 띄워라
詩 통장
그 한마디
다 쓰고 갑니다
뒤편을 보라
고독이 고래처럼
얼굴
독서하다와 사랑하다
자기만의 습관
꽃부터 보고 오세요
나의 잔
심장이 나보다 먼저 뛰네요
그 자리
내 생의 대안
웃음 끝에 서러움이
거대한 수족관
새 옷 입는 날
바람 아래 해변과 몽산포
슬픔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다람쥐를 놓아주다
이름 짓기
사라지는 것들
마음속 절 한 채
나는 첼로 곡을 좋아한다
아버지의 술에는 눈물이 절반
비겁 비겁 울다
솔개가 날고 있을 때
하늘을 꿈꾸는 섬
이것이 내 시의 비밀이다
누가 나를 인간에 포함시켰소?
극약 같은 짧은 시
뒷발의 강력한 힘으로
다른 눈을 뜨게 하는 비밀
내 손을 잡아다오
귀 울음과 코골이
물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느냐
손으로 뿌리고, 눈으로 거두는
나에게 세 가지 한이 있으니
커피와 시
야생화 향기 같은
어느 날 새끼 낙타가 아빠 낙타에게 묻는다.
"아빠, 우리는 왜 등에 주머니가 있지?'
"등에 주머니가 있는 건 사막을 오래 걸어가려면 영양분을 보관할 주머니가 필요하기 때문이란다."
"그럼 아빠, 우리는 왜 눈썹이 길지?"
"눈썹이 긴 건 사막의 모래먼지를 막기 위해서란다."
"그럼 아빠, 우리는 왜 발이 뭉툭하지?"
"발이 뭉툭한 건 사막을 잘 걷기 위해서란다."
"그런데 아빠, 우리는 왜 사막에 있지 않고 동물원에 있는 거지?"
머리는 돌이지 얼굴은 철판이지 간은 부었지
그러니 무거울 수밖에
머리는 비었지 허파엔 바람 들어갔지 양심은 없지
그러니 가벼울 수밖에
- 천양희,「가벼운 농담」
여자들은 약해졌을 때 음모를 꾸미고 두렵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남자들은 강할 때 음모를 꾸미고 오만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 줄리언 반스, 『플로베르의 앵무새』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건이 성공한 인생이다.
- 랠프 월도 에머슨, 「무엇이 성공인가」
불행은 우성이고 행복은 열성이다.
그래서 불행은 유전되지만 행복은 유전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이 우리의 불행이다.
젊은 날의 독서는 문틈 사이로 달을 엿보는 것과 같고,
중년의 독서는 뜰 가운데서 달을 바라보는 것과 같으며,
노년의 독서는 누각 위에서 달구경하는 것과 같다.
모두 살아온 경력의 얕고 깊음에 따라 얻는 바도 얕고 깊게 될 뿐이다.
※
그답 추천할 만한 책은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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