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7. 19:37ㆍ책 · 펌글 · 자료/ 인물
서문 - 꿀벌의 무지
1 아프게 짝사랑하라
하필이면 | 약속 │ 두 번 살기 │ 눈물의 미학 │ ‘진짜’가 되는 길 │ 아프게 짝사랑하라 │ 장영희가 둘? │
천국 유감 │ 은하수와 개미 마음 │ 이해의 계절 │ 사랑합니다
2 막다른 골목
어느 거지의 변 │ A+ 마음 │ 나와 남 │ 연애 편지 │ 선생님도 늙으셨네요 │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
눈으로 들어오는 사랑 │ 막다른 골목 │ 눈먼 소년이 어떻게 돕는가?
3 더 큰 세상으로
엄마의 눈물 │ 나의 목발 │ 못 줄 이유 │ 꿈 │ 실패 없는 시험 │ 겉과 속 │ 어느 가작 인생의 봄 │
더 큰 세상으로 │ 소크라테스와 농부 박씨 │ 톡톡 튀는 여자 마리아 │ 보통이 최고다
4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진정한 승리 │ 연주야! │ 이 세상에 남기는 마지막 한마디 │ 스무 살의 책 │ 미안합니다 │
하느님의 필적 │ 걔, 바보지요? │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 킹콩의 눈
그렇다면 왜 다른 사람들은 나 아닌 나를 나라고 생각하는가? 없는 글재주로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짧은 글 하나를 소개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영어로 쓰인 글인데, 오래전 어떤 잡지에서 읽고 복사해서 노트에 끼워 두었던 것이다. 누가 쓴 것인지, 원전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글이다.
가면
나한테 속지 마세요.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이 나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나는 몇천 개 가면을 쓰고 그 가면들을 벗기를 두려워한답니다. 무엇무엇 하는 “척” 하는 것이 바로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죠. 만사가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듯,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듯 보이는 것이 내 장기이지요. 그렇지만 내게 속지 마세요. 내 겉모습은 자신만만하고 무서울 게 없지만, 그 뒤에 진짜 내가 있습니다. 방황하고 놀라고 그리고 외로운…. 그러나 나는 이것을 숨깁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나는 나의 단점이 드러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러나 이것을 말할 수는 없어요. 어떻게 감히 당신께 말할 수 있겠어요. 나는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받아주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무시하고 비웃을까 봐 두렵습니다. 당신이 나를 비웃는다면 나는 아마 죽고 싶을 겁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게 밝혀지고 그 탓에 사람들로부터 거절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그래서 나는 당당함의 가면을 쓰고 필사적인 게임을 하지만, 속으로는 벌벌 떠는 작은 아이입니다.
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관해서 무엇이든 얘기하고 중요한 일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합니다. 하지만 그럴 때, 내가 말하는 것에 속지 마세요. 잘 듣고 내가 말하지 않은 것,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내가 말해야 하지만 말하지 않은 것을 들어주세요.
그렇지만 나는 가면 뒤에 숨어 있는 것이 싫습니다. 나는 내가 하는 게임이 싫습니다. 나는 순수하고 자유로운, 진짜 내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나를 도와줘야 합니다. 내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도 당신은 내게 손을 내밀어 줘야 합니다. 당신만이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을 벗어버리게 할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 친절하고 부드럽게 나를 대해 주고 나를 격려해줄 때, 정말로 나를 보듬어 안고 이해해줄 때, 나는 가면을 벗어 던질 수 있으니까요. 당신이야말로 내 속의 진짜 나를 다시 살릴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내가 숨어서 떨고 있는 벽을 허물고 가면을 벗어 던지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당신뿐입니다. 당신은 나를 불안과 열등감, 불확신 세계에서 해방해 줄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지 말아 주세요. 그것은 당신께 쉽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두려움과 가치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회의의 벽을 무너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게 더욱 가까이 올수록 나는 더욱더 저항해서 싸울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랑과 용납, 관용은 그 어느 벽보다 강합니다. 부드러운 손으로 그 벽들을 무너뜨려 주세요. 내 속에 있는 어린아이는 아주 상처받기 쉽고 여리기 때문입니다. 내 가면을 벗기고 나를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세요. 나는 받아들여지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나는 당신이 아주 잘 아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입니다. 나는 바로 당신입니다. **
태어나자 마자 큰 역경을 겪음에도 불구하고 장영희씨 만의 특유의 긍정의 힘으로 역경을 딛고 서강대학교 영문학을 졸업한 뒤 뉴욕부립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그녀의 모교인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번역가, 수필가로 활동했습니다. 교수로 활동하면서 유방암, 척추암을 이겨내면서 다시 강단에 서게 되었는데 이후 간암으로 전이 되어 1년의 투병생활 후
2009년 5월에 고인이 되셨습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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