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30. 09:15ㆍ詩.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서정주 시 송창식 작곡)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 1968년 시집 《동천》
왜,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에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라고 했을까,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 딱, 내 나이 때로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 60 넘어, 70 넘어, 80 넘어…….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 국가도 자식새끼도 날 돌봐주지 않으면, 폐지라도 주우러 나서야 하나…….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하물며 그나마 마음의 의지처였던 내나 네나가 먼저 죽어 혼자 된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 아 그러니, 이만만한 지금에, 나중 생각할 것 없이
그리운 사람 만나서 맘껏 즐기고 사랑을 하자…….
서정주가 이 시를 53세 썼으니까 내 말이 맞을 겨. 그게 아니라면, 말년에 개망신 당할 것을 미리 알고서, 산수갑산을 갈 땐 가더라도~
에라 모르겠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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