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9. 11:37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머리말
프롤로그: 고통을 치유하는 인문정신
1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후회하지 않는 삶은 가능한가 -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사파리나 야생 국립공원처럼 자연을 모방한 기만적인 우리를 고안했다. 사파리에 안주하는 동물들은 마침내 자신들이 자유롭게 되었다고 만족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파리 끝까지 가본 동물들은 자신이 아직도 갇혀 있고, 단지 우리가 크게 확장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자유를 꿈꾸며 사는 사람만이 자신을 옥죄고 있는 담벼락과 조우할 수 있을 뿐이다. 자유로운 것 같지만 갇혀 있다는 사실, 제한된 것만을 하도록 허락된 자유, 자유정신이 어떻게 이런 허구적인 자유를 긍정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인생을 다시 한번 완전히 똑같이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살아라!"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나의 욕망은 나의 것인가 - 라캉, 에크리
페르소나와 맨얼굴 - 에픽테토스, 엥케이리디온
언제쯤이면 우리는 페르소나(가면)를 벗고 자신의 맨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지만 맨얼굴이라고 믿었던 것도 사실 또 하나의 페르소나에 지나지 않은 것은 아닐까? 도대체 우리의 맨얼굴은 얼마나 많은 페르소나를 벗겨야만 찾을 수 있는 것일까?
개처럼 살지 않는 방법 - 이지(이탁오), 분서(焚書)
"무릇 동심(童心)이란 진실한 마음이다. 어린아이는 사람의 처음 모습이고, 동심은 사람의 처음 마음이다. 처음 마음이 어찌 없어질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만 눈과 귀로 견문이 들어오고, 견문으로부터 도리가 들어와 우리 내면의 주인이 되면서 지속하다보면……"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어왔지만 왜 그 책에 성인의 가르침이 담겨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공자를 존경했지만 공자가 왜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를 알지 못했다. 단지 난쟁이가 광대놀음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잘한다고 소리치면 따라서 잘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었다. 앞의 개가 짖으면 뒤의 개도 따라 짖듯이, 쉰 살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만약 남들이 짖는 까닭을 물어오면 그저 벙어리처럼 웃기나 할 따름이었다.”
“무릇 하늘이 한 사람을 나게 하면 저절로 그 사람의 쓰임이 있기 마련이다. 결코 공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뒤라야 사람으로서의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반드시 공자의 가르침을 받아야만 한다면, 공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천고 이전에는 제대로 된 사람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단 말인가?"
성 / 김수영
그것하고 하고 와서 첫번째로 여편네와
하던 날은 바로 그 이튿날 밤은
아니 바로 그 첫날 밤은 반시간도 넘어 했는데도
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그년하고 하듯이 혓바닥이 떨어져나가게
물어제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지간히 다부지게 해줬는데도
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아무래도 내가 저의 섹스를 개관하고
있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똑똑히는 몰라도 어렴풋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나는 섬찍해서 그전의 둔감한 내 자신으로
다시 돌아간다
연민의 순간이다 황홀의 순간이 아니라
속아 사는 연민의 순간이다
나는 이것이 쏟고 난 뒤에도 보통때보다
완연히 한참 더 오래 끌다가 쏟았다
한번 더 고비를 넘을 수도 있었는데 그만큼
지독하게 속이면 내가 곧 속고 만다
아내가 보면 어쩌려고 이런 시를 지었는지 모를 일이다. 사실은 그래서 김수영이 위대한 시인인 것이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화장을 지우고 맨얼굴을 공개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에 위대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인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인은 독재를 비판하고 민주주의를 노래할 수 있었다.
茶(차)와 同情 (동정)
내 마음을 받아달라고
밑구녁까지 보이며 애원했건만
네가 준 것은
차와
동정뿐.
내 마음은 허겁지겁
미지근한 동정에도 입술을 데었고
너덜너덜 해진 자존심을 붙들고
오늘도 거울 앞에 섰다
봄이라고
개나리가 피었다 지는 줄도 모르고……
(최영미)
자유인의 당당한 삶 - 임제, 임제어록
과거나 미래는 단지 우리 머릿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기억하는 능력이 없다면 과거란 존재할 수 없고, 기대하는 바가 없다면 미래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인생은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삶들의 총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죽은 아이 때문에, 미래의 부와 명성 때문에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에게 과연 행복이 가능할까? 죽은 아이가 되살아나지 않거나 기대했던 부와 명성이 얻어지지 않는다면, 두 사람이 행복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과거에 대한 집착이나 미래에 대한 염려는
'지금 그리고 여기' 펼쳐지는 현재의 삶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당연히 현재의 행복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현재를 영위하라! 과거나 미래로부터 자유로워져라!" - "카르페 디엠! (현재를 잡아라!)
쇄락의 경지 - 이통, 연평답문
灑(뿌릴 쇄)落 / 光風霽(비갤 제)月 : 온갖 시름과 고뇌가 씻은듯이 사라져 맑아진 마음의 상태
공이란 무엇인가 - 나가르주나, 중론
해탈의 지혜 - 혜능, 육조단경
신이란 바로 나의 생명력이다! - 최시형, 해월신사법설
습관의 집요함 - 라베송, 습관에 대하여
생각의 발생 -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지적인 통찰 뒤에 남는 것 - 지눌, 보조법어
관점주의의 진실 - 마투라나, 있음에서 함으로
언어 너머의 맥락 -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마음을 다한 후에 천명을 생각하다 - 맹자, 맹자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라! - 에피쿠로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말기암 환자가 있다고 하자. 6개월 뒤에 죽는다는 두려움으로 지금 주어진 삶을 회색빛으로 물들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살아있다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죽었다면 죽음은 어떤 고통도 줄 수가 없다는 것을 장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두려움으로 아른다운 자태와 향내에 소홀한 꽃을 본 적이 있는가?
2 나와 너의 사이
자유가 없다면 책임도 없다 - 칸트, 실천이성비판
집단의 조화로부터 주체의 책임으로 -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자유와 사랑의 이율배반 - 사르트르, 존재와 무
타인에 대한 배려 - 공자, 논어
수양에서 실천으로의 전회 - 정약용, 맹자요의
사유의 의무 -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기쁨의 윤리학 - 스피노자, 에티카
선물의 가능성 - 데리다, 주어진 시간
살아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감수성 - 정호, 이정집
섬세한 정신의 철학적 기초 - 라이프니츠, 신 인간 오성론
여성적 감수성의 사회를 위해 - 이리가라이, 나,너,우리
사랑의 지혜 - 장자, 장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서
누구나 사랑할 수 있다는 역설 원효, 대승기신론소ㆍ별기
설득의 기술 - 한비자, 한비자
논리적 사유의 비밀 - 아리스토텔레스, 분석론 전서
3 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
웃음이 가진 혁명성- 베르그송, 웃음
아우라 상실의 시대 - 벤야민,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새로움이란 강박증 - 리오타르, 포스트모던의 조건
자본주의의 진정한 동력 - 좀바르트, 사치와 자본주의
유쾌한 소비의 길 - 바타유, 저주의 몫
여가를 빼앗긴 불행한 삶 - 드보르, 스펙터클의 사회
운명은 존재하는가 - 왕충, 논형
미꾸라지의 즐거움 - 왕간, 왕심재전집
덕, 통치의 논리 - 노자, 도덕경
사랑, 그 험난한 길 - 묵자, 묵자
약자를 위한 철학 - 베유, 중력과 은총
주체로 사는 것의 어려움 - 바디우, 윤리학
결혼은 미친 짓이다 - 헤겔, 법철학
우발성의 존재론을 위하여 - 들뢰즈, 천 개의 고원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서 - 하위징아, 호모 루덴스
치안으로부터 정치로 - 랑시에르, 정치에 관한 열가지 테제
진정한 진보란 무엇일까 - 마르크스,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에필로그: 독서라는 여행을 위하여
더 읽어볼 책들
01 겨울에-노사연 02 눈이 나리네-이숙 03 겨울로 가는 마차-임종임 04 늦 겨울 새벽녁-장은아 05 눈이 내리는데-패티김 06 겨울 애상-이선희 07 그 겨울의 찻집-조용필 08 나목-이동원 09 눈송이-현경 과 영애 10 겨울 이야기-이영식 11 눈이 내리네-김추자 12 지난 겨울엔-김정호
13 눈이 내리면-백미현 14 겨울바다-허림 15 겨울 나그네-이숙 16 겨울새-강승모 17 첫눈이 온다구요-이정석 18 겨울바다-박인희 19 하얀밤 하얀눈-전창규 20 겨울사랑-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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