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14. 12:57ㆍ책 · 펌글 · 자료/예술.여행.문화...
제목을 써 놓고 보니 좀 그러네. . . “하하하하하하하”
.
나, 이 사람 참 좋아하지. ‘호시노 미치오’. 『티베트 방랑』을 쓴 ‘후지와라 신야’도 좋아하고.
전에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겨우 몇 대목 옮겨적는데도 그렇게 좋더라.
일본 사람들 참 묘해. 지극함이 있고 순수함이 있어. 물론 다는 아니고 소수이겠지만
같은 지성인끼리는 얽힌 과거사에만 매몰돼서 외눈박이가 되지 않았으면 해.
존경스런 면이 분명 있어. 함석헌 선생님도 젤 존경하는 분이 일본사람이래잖아.
호시노 미치오가 찍은 사진 봤어? 정말 멋지지.
자연과 동물에 대한 한없는 애정과, 보살핌과, 동류애와, 그리고 겸손함과, 경건함과. 진실함과......
이 양반, 아주 해탈한 사람 같어. 알래스카 정령이나 조상님쯤 정도로.
사진 찍어 놓은 앵글이나 구도도 봐바. 난 소름이 다 돋아.
어처구니 없게도 불곰한테 죽었다는데, 그 순간이 궁금하네. 그도 역시 공포스러웠을까?
X
‘기억하라, 대기는 스스로 키우는 다양한 생명과 영혼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할아버지에게 최초의 숨결을 준 바람은 최후의 한숨도 가져간다.’
1
‘울창한 숲과 빙하로 뒤덮인 신화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같은 눈높이로 바라보며 여행하고 싶었다.
이 세상의 창조주라는 큰까마귀 신화의 세계에 다가가고 싶었다.
그러기에는 내 마음을 감싼 현대문명의 거죽이 너무 두꺼울 지도 모르겠지만....’
2
20세기가 되고 온갖 박물관들이 전 세계의 역사적 미술품 수집에 앞다퉈 나서는 시대의 막이 올랐다.
퀸살럿 섬도 그 대상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대다수의 토템 기둥이 저들의 나라로 빠져나갔다.
"그 땅과 깊은 연관을 맺은 영적인 것을 무의미한 장소에 가져가서 보존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토템 기둥이 닳아빠지고 울창한 숲이 뒤덮혀 소멸돼도 상관 없다.
그곳은 언제까지나 신성한 장소로 남을 것이다. 왜 이해를 못하는가?"
3
나를 바라보는 이 흰머리수리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살지 않는다. 짐승에게 그런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이 순간순간을 살 뿐이다. 한 마리 수리의 순간과 나의 순간이 교차하는 지금이 지닌 영원성,
아무것도 아닌 찰나가 품은 깊이에 나는 아찔하도록 매료되었다.
4
숲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는 흐릿하다. 마치 숲 전체가 하나의 의지를 품고 시간을 여행하는 것 같다.
깊은 숲속에 있으면 강의 흐름을 바라볼 때처럼 신기한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은 왜 그럴까?
홀로 숲을 걷다보면 문득 숲이 나를 지켜보는구나 싶을 때가 있다.
정적 속에서 식물들의 목소리가 살며시 들려오지나 않을까 하는 기대가 부푼다.
5
"약초를 따러 가기 전날에는 몸을 깨끗이 씻어.
나쁜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좋은 생각만 하면서 마음도 정결하게 가라앉히지.
약초 따러 가는 날 아침에는 물만 마셔. 자기 몸을 식물과 같은 차원으로 만드는 거야.
마음 속으로 식물에게 말을 거는 것도 중요해.
그렇게 몸과 마음이 식물 같은 상태가 되었을 때 숲속에 들어가면,
내가 약초를 찾는 게 아니라 약초가 자기가 있는 곳으로 나를 이끌어 주지.
정신을 차려 보면 약초 앞에 내가 서 있는 거야."
6
알래스카에 백인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밀려들어온 100년 전, 에스키모와 인디언의 세상이었던 200년 전.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신화의 시대로 들어가고 만다.
古代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면 알래스카는 어제까지만 해도 고대였던 셈이다.
.
X X X X
Des Oeillets De Poete (A Foggy Flower, 안개꽃) -김용운 시
이런 밤이면 누군가 올것만 같아 나 그만 어린애처럼 기다려 지네
사랑도 미움도 세월이 가면 잊힐까 나 이세상 스럽게 살고 있네
가녀린 몸매 하얀 얼굴 하얀 안개를 먹고 하얀 안개를 토해놓은 하얀 안개꽃
우리 다시 만나요 저 세상에서 하지만 빨리 오시면 화낼 꺼예요
나 이세상 서럽게 살다 먼저 지네 들풀처럼 들꽃처럼 안개꽃처럼......
이 노래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 자네이로 세계환경의 날에 즈음하여,
최초로 '환경음악'이라는 장르로 매스컴의 집중을 받은 "환경음악집"의 타이틀 음악을 프랑스어로 번역하여 노래한 곡이다.
작곡자(박경규)가 캐나다의 몬트리올 유학생활중 퀘백인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안개꽃은 학명으로 "詩人의 꽃"이란 의미도 담고 있다.
- 호시노 미치오 (Hoshino Micho) 사진작가
- 생몰1952년 ~ 1996년 8월 8일
자신의 텐트를 불곰이 습격하는 순간, 절체절명의 순간임을 직감하고도 그는 도망칠 생각을 포기하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 사진을 남겼습니다. 미치오는 43세가 되던 1996년 불곰의 습격으로 캄차카반도에
서 사망했다. ‘오늘은 내가 곰의 피를 마시지만 내일은 곰이 나의 피를 마실 수도 있다’던 그의 글이 현
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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