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케 술이 약해졌지?

2013. 3. 17. 17:00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어제 소주 한 병 반, 맥주 한 병 반 마셨는데,

오늘까지도 굴신을 못하겠네.

술 먹구 글 쓰는 건 이젠 엄두도 못내겠어.

 

 


 

            Heart to Heart - Ernesto Cortazar

 

 

 

요즘은 안주가 통 맘에 드는 게 없네.

고기 종류는 냄새도 맡기 싫고. 회야 원래 내가 좋아하질 않고....

매콤한 두부두루치기가 더러 생각이 나서,

그래서 어제 연산에 있는 두부집을 찾아가봤는데, 야! 정말 두부가 형편 없더라.

어떻게 그런 두부를 내놓으면서도 두부 전문점이랄까.

두부 두루치기 하는 집들 보면 양념은 다 그게 그거고, 핵심이 두부거든.

근데 진짜 두부 제대로 만들어내는 집이 없어.

늘 얘기하던 진로집 · 광천식당집 두부도 그렇게까지 썩 맘에 드는 건 아냐. 그저 먹을 정도라는 거지.

마트에서 사다 먹어보면 좀 비싸도 괜찮은 두부가 더러 있더구만. 차라리 그런 두부라도 사서 쓰지 말야.

두부는 울 어머니가 참 잘하셨지. 에효.

지금 생각해봐도 기린면  현리 근방에서 아버지 어머니랑 먹었던 그 집 두부가 참 좋았었는데......

다들 그렇게 못하는 걸 보면 두부도 상당한 기술이여. 그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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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진 식성이 참 좋으셨지. 뭐든 맛있다 하시며 잘 잡수셨어.

특히 멍게랑 회를 좋아하셔서, 아버지 을지병원에 입원해 계셨을 때

내가 광어회랑 소주 한 병을 사가지고 가서 계단에 앉아 몰래 잡수시게 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 날 그 맛이 먹어본 중에 최고였다는..... 두고두고 말씀하시게 만들었었네. ㅋㅋㅋ*

비오는 날이었었지. 그것도 아주 좌악좍..  술맛 제대로 땡기는....

 

아버진 어디서 그렇게 회 맛을 익히셨대? 두메산골에서 잡숴볼 기회가 없으셨을텐데.....

근데 아버지와 나, 부자지간인데도 왜 입맛이 일케 다르냐?

아버진 뭔 안주고 다 좋다하셨는데,

난 뭔 안주고 다 맘에 안들어. 술 그렇게 자주 먹으면서도 딱히 "뭐다" 하는 안주가 없어.

차라리 간단히 치킨이나 피자 배달시켜 먹는 게 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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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국도 이젠 작은어머니가 잘하시지.

만두도 얼마전에 처음 빚으셨는데 외려 어머니보다도 잘하시드만.

삼겹살 고추장양념도 잘하시고.... 더덕구이나 감자 양념조림도.... 계란찜도.....

이젠 거의 어머니가 하셨던 음식들을 작은어머니가 다 재현해 내시지.

 

뭣보다도 난 된장 걱정을 참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처갓집 된장맛이 괜찮데????

전에는 구수하기만 해서 별루였는데, 지금은 고추가루를 많이 넣으셨는지 매콤 칼칼하니 내 입맛에 맞더라구.

정말 큰 걱정 덜었네. 그동안에 누가 코치를 했었나? 

 

칠복이가 이젠 그 된장국 맛을 알아서 보채기까지 햐. 아주 좋아해.

그동안은 안 먹을 줄로만 알고, 줘보지도 않았지.

된장국에 멸치가 효혐이 있는지 칠복이가 절뚝거리지도 않고 잘 걸어댕겨. 거참 희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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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나 겉절이해서 먹는데, 좋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