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1. 10:57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죽은 강아지를 묻어주려던 폴레트는 지나가던 신부님에게서 기도문을 배우게 되고,
미셸과 함께 강아지의 무덤을 만들면서 혼자 외로이 땅 속에 있을 강아지를 위해
미셸은 죽은 쥐의 무덤도 옆에 함께 만들어준다.
미셸로 인해 무덤에는 십자가가 필요하단 것을 안 폴레트.
폴레트를 기쁘게 해주려 죽은 형의 영구 마차에서 십자가를 훔치는 미셸은
성당에서도 미사에 사용하는 십자가를 훔치려다 신부님한테 걸려서 혼난다.
십자가만큼 필요한 주검을 채우기 위해 미셸은 이웃집의 살아있는 병아리도 죽이고
죽인만큼 더 필요한 십자가를 충당하기 위해 마을의 공동묘지에서 십자가를 뽑아서
폴레트의 강아지 주변을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금지된 장난/ Jeux Interdits (Forbidden Games)
1952년/각본+감독: Rene Clement/주연: Brigitte Fossey + Georges Poujouly
음악 : NarcisoYepes/흑백, 102분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문제의 이 명작은 2차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난길에 부모를 여의게 된 다섯 살 정도의 꼬마, Paulette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통해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리위에서 비행기의 기총사격으로 죽은 부모보다는 품에 안고 있던 강아지의 죽음에 더 신경을 쓰는 철없는 뽈레뜨. 마침, 그 지역, 시골마을에 사는 Michel을 강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전형적인 시골의 대가족인 그의 집에서 한동안, 신세를 지게 된다. 대도시에 살다가 그만 졸지에 전쟁고아 가 된 것이다....... 금지된 장난의 OST인 로망스(Romance)는 나르시소 예페스(Narciso Yepes)가 직접 연주한 음악으로 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되었다.
※ 여기까지 퍼온 글임.
위에 강아지 무덤 얘기 재밌지요?
무덤 만들고 나니까 십자가가 필요하고, 십자가를 한 개만 꽂으면 되는데,
두 개를 훔쳐오다보니 무덤 하나가 더 필요하고…….
한국 교회 타락 얘기가 아니라 사람의 끝없는 욕심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군요.
뭐, 심각하고 딱딱한 얘길하자는 건 아니고요.
오늘 음악을 뒤지다가 뭔 카페에서 우연히 이 게시물을 봤는데,
은유로 든 꼬마들의 행동이 참 재밌길래 옮겨와봤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진 못했는데 반전(反戰) 영화라는군요.
이런 걸 보면 프랑스 사람들의 표현력이 속삭이듯, 부드러운 듯하면서도 고단수예요.
독일사람들이라면 반전(反戰)이란 주제를 이렇게 풀어내지를 못할 겁니다.
이태리도 있고 스페인도 있고, 유럽에 여러 나라들이 있습니다만,
우리가 보통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말할 때는 영국, 프랑스, 독일로 삼등분하지 않습니까.
따닥따닥 붙어 있는 나라끼리인데도 문화적 개성이 세월과 무관하게 여전한 걸 보면 신기합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를 볼 때도 그럴까요? 중국사람, 일본사람, 한국사람.
그들은 우리를 어떤 특성으로 구분지을까요?
밖에서 바라보는 것이 외려 더 객관적이고, 또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겁니다.
중유럽(동유럽)이나 북유럽 사람들은 자기네가 英 · 佛 · 獨 · 러시아의 변방일 뿐이라는,
다시 말해서 스스로를 종속변수거니 하는 것 같더군요. 우리처럼 고갤 반짝 쳐들질 못해요.
그런 걸 보면 우리 한국이 참 당돌한 나라입니다.
저는 어떤 땐 중국사람이나 일본사람들에게서 ‘한류(韓流)’ 라는 말을 들을 때보다도,
‘혐한(嫌韓)’ 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더 뿌듯합니다.
엊그제 김연아가 200점 넘은 걸 가지고 일본애들 반응 나오길,
넘어지는 것도 가산점이 붙느니, 심판을 매수했느니 하는 걸 보곤 웃었습니다.
그 말인즉슨 우리가 독일에서도 심판을 매수할 정도로 컸단 말이잖아요. ^^*
그런데 ‘반전사상’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각기 받아들이는 정서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을 겁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이 다르고,, 한국, 중국, 일본이 다르죠.
또 전쟁 직후와 지금은 많이 바뀌어져 있을테구요.
암튼 위에 ‘아이들의 강아지 무덤’의 비유가 되새겨 볼수록 참 의미심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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