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모

2012. 11. 24. 12:49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둘

 

 

볼모 : 대립되는 두 세력 사이에 항복, 우호 관계 등을 보증받기 위한 방법으로,

상대쪽 사람을 머무르게 했던 일. 유질(留質)·인질(人質)·질자(質子)라고도 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당할 때,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어쨌든 탄핵안이 통과되었으니까 국회의원 3분2 이상이 찬성을 한 것이겠고,

그러면 노무현파는 4분의1쯤 되었다는 말입니다.

원래부터 그것밖에 안되는 세(勢)였어요.

그나마도 현직 대통령이니까 그만큼이라도 됐지,

까베끼면 10명이나 됐을까?

사실 노무현이야 세(勢)라고 할만한 게 없던 사람이지요.

나누고 무리를 짓는 걸 누구보다 결사반대했던 사람이니.....

청문회 스타라는 것 말고는......

 

그런 노무현이 이인제 한화갑을 꺾었어요.

민주당 경선은 흥행 대박이 났지만

노무현은 여전히 주무르기 만만한 후보일 뿐이었습니다.

그걸 알고는 불쌍해서 지지자들이 지켜주겠다며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노랑풍선 나오고,

노란 돼지저금통 나오고....

.... 신났습니다.

 

흥행 만점으로 선정된 여당 대통령 후보를

전혀 종자도 다르고 연결점도 있을 수 없는 정몽준과 재경선을 하랍디다.

해괴한 일이었죠.

도대체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는 게 있기나 한 겁니까?

문성근 연설에 노무현이 눈물 흘리는 장면 기억나시지요?

그때 그 설움 때문이었습니다.

‘노무현 너, 후보 인정 못하니까 니가 알아서 정몽준과 단일화 해와라’,

그렇게 매몰차게 쥐어박고 내쫒은 인간들이 후단협입니다.

경호원도 없이 노무현 혼자 정씨네 대문간에서 서성이다 돌아온 거 다 아시잖습니까?

그 기사 보고 분해서 몸 떤 사람들이 많았을 겁디다.

 

이거, 이런 일련의 일들이,

김대중의 내락 없이 있을 수가 있을까요?

노무현이 탄핵 당할 당시에도

의원들 몇몇이 동교동 몰려가서 울부짖던 것 기억하시지요.

신문 대문마다 꽉 닫힌 창문 사진을 실었습디다.

그랬던 사람이 노무현 장례식에서는 대성통곡을 합디다?

이게 도대체 뭔 짬뽕이랍니까?

 

더 답답하고 환장할 일은,,

친노들이 김대중이 죽어서까지도 꼼짝을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민주당 경선이나 안철수와의 단일화 과정을 보십시요.

칼자루를 전라도 사람들이 쥐고 있어요.

볼모입니까, 인질입니까 노예계약입니까?

문재인이 전라도 가서 사죄합디다?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전라도에 사죄할 만큼 뭔 잘못을 저질렀지요?

까놓고 말하자면,

‘노무현이가 김대중이 꼬붕 노릇을 안하더라, 괘씸하다’ 이거거든요.

 

지금은 쏙 들어간 말이지만, 

노무현 임기초에 '대북송금 특검'을 가지고 배신 어쩌구 핑게를 삼았는데,

노무현의 자서전에 그 내용이 자세히 나옵니다.

한나라당에서 현행법 위반을 들어 고소 고발을 해오는데,

어떻게든 대통령으로서 액션을 보여줘야 할 거 아닙니까?

모르쇠 할 수야 없죠. 더구나 소수 여당인데요.

노무현은 잘 알다시피 편법을 혐오하는 당당주의 원칙주의자입니다.

그리고 법률가입니다.

전체주의 헌법이론 중에「통치행위론」이란 게 있습니다.

히틀러 나찌당이나 박정희 유신정권하에서 어용학자들이 애용하던 이론입니다.

‘총통이나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법률심사의 대상이 아니다’ 라는 주장입니다.

당연히 대다수의 헌법학자들은 반대하죠.

(* 검색하면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이 김대중 가신들한테 그「통치행위론」을 귀뜸해 주었답니다.

법리논쟁으로 가면 대통령으로서 유야무야 할 수도 있었단 거죠.

원칙과 법률가의 양심에는 반하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응답이 없더래요?

그 점이 지금도 이해가 안된다고 자서전에다 썼더군요.

 

노무현 죽고나서,

안희정이 말마따나 친노는 폐족이되었습니다.

민주당에도 친노라 할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당대표를, 노대통령이 정체성을 혐오하던 손학규가 맡았습니다.

자, 지난 5년간 '반노 비노의 민주당'이 노릇이라고 한 것이 뭐가 있었지요?

존재감이나 있었습니까?

과거 군사독재시절의 민한당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유모차부대가 민주당을 대신했습니다.

웃기죠. 누가 봐도 이건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안희정 김두관 이광재라는 친노인사가 다시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죠. 

그러나 민주당내에는 아무런 교두보도 없는 상태였는데,

오세훈이 덕분에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서울시장 재보선이었죠.

 

박원순과 민주당 박영선과의 선택 경합에서

친노가 누구 편을 들었겠습니까?

당연히 안철수-박원순 조합입니다.

민주당은 골골해도, 박영선은 괜찮은 사람입니다. 미안하죠.

박영선도 이해를 하더군요.

아무튼 친노의 결집과 위력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고,

여세로 이해찬을 앞세워서 당권까지 장악했습니다.

불과 한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4. 11 총선에서 친노 때문에 망했다고요?

왜 억지를 부리고 누명을 씌웁니까?

공천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전국 득표율에서는 앞섰습니다.

비노 반노의 그 민주당 같았으면 상상이나 할 수 있습니까?

 

이해찬이 당대표 된 것이 불과 일 년도 안됐어요.

그런데 안철수가 갓 시작한 이해찬 체제의 민주당을 ‘구태정치’ 라고 합디다?

구태고 신태고 어쩌고 할 만한 시간이나 됐습니까?

이해찬이 당권을 제대로 장악했던가요?

민주당의 실무 당직자들, 뭔 줄로 그 자리에 있는지 알아보십시요.

출신지역도 알아보세요.

친노가 아무리 당대표를 해도 맘대로 되지가 않는 구조입니다.

친노가 구태정치세력이요? 

아니, 유모차부대의 그 아줌마들 단체행동이 구태로 보입디까?

그것도 기회주의자들 후단협의 입을 빌어서 말입니다.

 

친노는 안철수를 같은 편이라고 여겼더랬습니다.

문재인이 등장하고는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 정도였지 그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좋은 경쟁이 되겠다, 틀림없이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리라,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친노가 구태정치세력이라니요?

이해찬이가 구태의 화신이라뇨?

이런 황당함이 어딧습니다.

 

애증이 교차하는 친노로서는 민주당을 개혁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라도에 볼모로 잡혀있다고 했잖습니까?

전라도 사람 중에 무조건적인 반노가 반은 될 겁니다.

솔직히 안철수 등장이 반가웠습니다. 

정치 신인 안철수야 아무런 걸림도 없겠다,

멋모르는 척하면서 민주당을 휘뒤집고 개혁을 요구하면,

문재인은 끌려가는 시늉만,

내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원망 안 듣고,

‘이제야 제대로 환골탈태의 기회가 되겠구나’

기대했던 친노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안씨가 전라도 가서 살다시피하더니

엥????

친노는 구태정치????? 

수구기득권 기회주의자 후단협은 신태정치??????

뭐 이런, 아닌 밤중에 홍두깨랍니까?

안철수에게 몰려간 전 현직 국회의원이란 작자들의 면면들 보십시요.

전부 다 반노 비노입니다.

경쟁자를 찍게 해달라고 떼쓰는 그게, 차마 당인(黨人)으로서 할 짓입니까?

다시 면면을 보세요. 참신한 신태정치를 할 세력으로 보입니까?

안철수가 몰랐다구요?  헐.

 

아무튼 이번에 모처럼의 좋은 호기를 놓쳐버렸습니다.

늙다리 구악(舊惡)들이 꿈틀거릴 공간만 마련해줬어요.

문재인이 대통령 되기도 어렵겠지만

대통령이 된다해도 과거의 노무현마냥 힘도 못 쓰게 생겼습니다.

조중동이 친노를 분란주의자로 낙인 찍어 세뇌공작을 해왔는데,

이제 안철수가 다시 구태세력으로 낙인을 덧 찍어버렸으니,

손발이 다시 묶인 꼴이 되었습니다.

낙인 찍기는 쉬워도 그것을 벗으려면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닙니다.

유시민이 보십시요.

이제 이해찬까지 그 꼴 만들어놨습니다.

안철수 덕분에 조중동 세누리당이 큰 어부지리를 얻었네요.

꽁으로 대어를 낚았습니다.

쉬 낙인을 씻어내기는 어려울테고,

안철수 후단협과의 죽고 죽이는 치열한 싸움을 해야만 할 겁니다.

아주 더럽게 됐어요. 큰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친노가 안철수 신세를 졌죠.

재결집할 수 있는 불을 지펴줬으니까요.

그러나 막판에 똥물을 끼얹고 갔습니다.

후보 사퇴하면서 울먹이던 회견문을 한번 보십시요.

조중동 세누리당이 울궈먹기에 딱 좋게 해놨더군요.

아 씨발, 그게 단일화를 부탁하는 회견문입니까?

어제 일부러 조선 동아 종편을 보니까,

갸들 입이 헤벌어져서는 그 장면만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합디다.

나원 드러워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공과(功過)가 뚜렷한 놈은 살다살다 첨 봅니다.

얼마든지 윈윈할 수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