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산) 西大寺 / 開德寺

2012. 11. 8. 14:06산행기 & 국내여행

 

 

 

 

서대사(원흥사)

 

 

여름방학 때는 원흥사에서 놀고,  겨울방학이면 개덕사에서 놀고.....ㅋ

그래서 원흥사 · 개덕사는 제가 좀 압니다.

원흥사는 조계종 사찰은 아니었고, 뭔 宗이었는지는 관심도 없었고 기억도 안나는데,

뭔 宗종이건 간에 바지사장 같은 스님이 있다가는, 없다가는, 왔다가는, 사라졌다가는.....,

뭐 그런 절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이비 절이다, 그런 말은 아닙니다.

교회고, 절이고, 무당이고,, 사이비가 어딧으며, 사이비 아닌 것은 또 어딧습니까?

다 먹구살자고 하는 일이니, 다른 직업과 다를 바가 없잖습니까. 안 속이는 직업도 있습니까?

암튼 그래서 목탁 소리도 들리다가 안들리다가, 종도 치다가 말다가......

예불이란 게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그래도 祭 지내러, 치성드리러 꽤 많은 분들이 왔던 것 같습니다.

초파일이나 정월 보름, 24절기에 해당하는 날엔 북적거렸죠.

 

 

 

 

 

 

 

 

 

 

 

 

 

 

  

 

 

아, 맞다, 여기에 부도가 있었지.

여기 살면서도 글자 한번 딜다볼 생각을 안했습니다.

이번에 보니 조선 중기에 세운 거였군요.

 

 

 

 

 

 

 

 

 

 

보다시피 대웅전을 크게 새로 지었습니다. 예전에는 단청한 건물 하나뿐이었죠.

이름도 대웅전이 아니고저 현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사채도 헐고 새로 지었군요. 위치가 예전과는 조금씩 다릅니다.

 

 

 

 

 

 

 

저 같은 하숙생들 머무는 집이었습니다. 지금은 폐가가 됐군요.

아궁이에 왕겨를 땠던 기억이 납니다.

바로 옆 훔탱이에 샘물이 있죠. 먹진 못하고.

 

 

 

 

 

 

 

 

 

 

저 허룸한 집 옆으로 등산로 입구입니다.

한 시간이면 정상까지 올라갑니다. 등산로가 괜찮습니다.

이쪽으로 올라가서 개덕사로 내려올 수 있는데,

2시간이면 충분하죠.

 

 

 

 

 

 

 

 

 

 

 

 

이것도 헐고 새로 지었군요.

저기에도 방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옆 골짜기에 ↙ 이런 게 있어서 좀 무섭습니다.

 

 

 

 

 

 

 

 

 

 

김 할머니가 죽기 전에 마지막 쌈짓돈을 탈탈 털어서 세운 석불입니다.

2천만원인가 줬다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

며느리가 바로 밑에 따로. 서대사 주인이었죠.

고부간이 서로 쳐다도 안 보는 웬수였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위쪽으로 올려 지은 것 같습니다.

 

 

 

 

 

 

 

 

김 할머니 법명이 '만덕화'였군요. 듣고보니 기억이 어렴풋 납니다.

예삿분이 아니셨습니다.

사람들이 그냥 '보살님'이라고 불렀는데, 나중에 보니 용한 점쟁이시더군요.

젊은 시절엔 인근 멀리, 금산까지도 소문났었답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절에 손님이 많다고 하더군요.

제가 있을 때는 연세가 83세이셨으니까 아무래도 기력 따라서 신통력도 떨어졌겠죠.

김 할머니가 어려서 소녀적에 절에 들어왔답니다.

허드렛일이나 거들고 하는 일자무식 소녀였는데,

어느 순간에 갑자기 눈과 귀가 확 열려서.......용한 점쟁이가 된 거죠.

그러면서 점차 주도권을 쥐고, 스님 내쫒고, 절 주인이 된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한테 삼국지 얘기를 하시길래,

"어? 할머니가 그걸 어찌 아십니까? 삼국지 보셨어요?" 했더니,

"그깟 걸 뭘 읽어, 그냥  책 뚜껑 쓰윽 문지르면 다 알지." 

택도 없는 소릴 다 한다 했더니, 곁에 있던 총무 할머니가 정색을 하며 진짜라고 합디다.

참, 총무 할머니는 당시에 72세신가 였는데, 왜정때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오신 분입니다.

시집가서 바람피다 들켜서 쫒겨 들어온 분이었습니다.

겁나게 똑똑한 분이셨는데도 김 할머니한테는 꼼짝 못했습니다.

그만큼 김 할머니가 카리스마가 있었죠.

 

 

 

 

 

 

 

 

 

 

 

 

 

 

 

 

개덕사 터

 

 

 

 

 

 

개덕사는 아예 없어지고 말았더군요.

오래 전에 경매에 나왔다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 2500만원이었던가...?

내 그럴 줄 알았습니다.

원래 두 분 비구니 스님이 계셨는데, 아주 착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특히 주지스님은 미인이셨죠. ^^*

하안거 동안거, 제대로 수행하는 분들이셨습니다.

그런데 어디서 왈패 같은 중년 여편네가 후임 주지로 왔더군요.

후임으로 왔다기보다 내쫒고 들어온 개선장군 같았습니다.

집이 서울이 집이라는데, 언니가 부자래나 오빠가 부자래나. 꽤 산다고 자랑합디다.

그러면서 입식부엌으로 바꾸느니.... 설쳐대는데,

중 생활을 하려고 온 건지 별장을 꾸밀려고 온 건지.....

하 시건방을 떨길래 바로 나와버렸는데.......

 

 

 

 

 

 

 

 

 

 

 

 

 

진짜 여기는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겠습니다.

흔적조차 다 없으니.

산 밑에 폭포도 있었는데.....

 

 

 

 

 

 

 

 

 

 

옛날에도 대웅전 앞으로 계단이 있긴 있었는데, 크게 하나 더 만들었네요.

서대산 수련원?

뭔 수련원인지, 그것도 폐허가 되었군요.

아닌게 아니라 납골당 ·공동묘지 옆에서 담력 훈련장이라면 모를까.......

전체로 1만평은 될 것 같군요.

계단식으로 평탄작업을 해놔서 기본 골격은 잘 돼있습니다.

조경도 돼 있고..... 그런데 으시시해서 원......

 

 

 

 

 

 

 

산자락에 펜션 비스무리하게 지어놨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인지... 풍광은 참 좋습니다만,

저기서 하룻밤 잘 자신 있으세요?

 

 

 

 

 

 

 

 

이 집, 너무 비쌉디다. 친구도 별루랍디다.

소머리국밥이 7,000원인데,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9,000원짜리 '특(特)'을 시켰는데도 먹어 볼 건데기가 없어요.

예산 삽교에 '장터 소머리국밥'집에 비하면 10분의1밖에 안되게 생겼습니다.

김치는 뭐 그런대로 괜찮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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