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1. 10:46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면 땅은 밖에 있거나 우리 아래에 있게 된다.
우편엽서에서처럼 땅은 작고 말이 없다. 어떤 소리도 냄새도 없다. 그저 그림일 뿐이다.
걸어서 가면 모든 게 넓다.
그리고 땅은 감각적으로 지각되고, 냄새를 맡게 하며, 놀랍고 경이로운 일들을 늘 숨기고 있다.
걱정은 물론이고 심지어 공포마저 감추고 있다.
헤아릴 수 없는 것은 밖의 광활함만이 아니다.
우리 안의 텅 빈 공간은 더욱 헤아릴 길이 없다.
세상 어느 곳도 우리가 그 안으로 들어갈 때 침묵하지 않는다.
본능은 우리에게 공기 중에 퍼져 있는 소리와 냄새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를 전부 말해준다.
우리가 하늘과 땅 사이를 지나갈 때 저 위의 하늘 역시 생기와 활기를 띠게 된다.
구름, 짐승, 저녁, 밤, 그리고 다시 더위, 허기, 새 떼, 인간들과의 만남….
이 모든 것이 저장되어 풍부한 경험으로 배열된다.
이 경험의 보고는 태곳적부터 우리 인간들의 일부였다.
이에 반해 비행기에서 본 영상들은 비디오 클립의 속도로 빨리 지나가고 금세 다시 잊힌다.
비몽사몽 간에 든 생각처럼.”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에 열어놓으면서 세계를 받아들이는 일이다.
속도와 편의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는 일이다.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길은 도서관에 있지 않다.
온몸으로 느껴야 가능한 생생한 경험들이야말로 진짜 삶이다.
이 책은 이 시대 가장 유명한 등반가인 라인홀트 메스너의 고비사막 횡단기다.
이순의 메스너가 고비를 건넌 건 나이 드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서였다.
홀로, 수백만 번의 걸음 끝에 사막을 건넌 그는
늙어가는 법과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배웠을까….
경향신문. 2012. 09. 21.
요 근래엔 책을 사보질 못했습니다.
그냥 도서관서 빌려보는 걸로 때운지가 꽤 됐습니다.
이유는 제가 신문을 안 봐서입니다.
그동안 제가 책을 사보는 소스는 신문에서였는데, 그 신문을 안 보니까 뭔 책이 나온지를 모르지요.
괜찮다 싶은 책은 거의 다 주문을 해서 봤었거든요. 덕분에 돈은 절약이 됐네요. ^^
저는 경향신문을 봅니다. 경향신문이 책 소개글을 잘 쓰는 편입니다.
다른 신문들을 어떻게 알고? 되물을 수도 있는데,
제가 블로그로 옮길 때는 다른 신문의 리뷰도 비교를 해봅니다.
아직까지는 경향신문이 젤 낫습니다.
지금 이 소개글은 1면에 나오는 것인데, 독후감이 아니고,
기자(독자)가 읽고 인상 깊었던, 또는 키워드가 될만한 귀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제가 책 소개 하는 방식과 비슷합니다.
엊그제부터 신문 다시 보기 시작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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