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雙典』*

2012. 10. 4. 10:33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1. (삼국지)

 

중국 근대 개량파 지도자였던 량치차오는 중국 문화의 근본적인 약점에 대해 반성하면서,

국민성의 결함 몇 가지를 비판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개인도덕성만을 중시하고 공중도덕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공중도덕심은 사회적인 책임감과 의무감을 말한다.

 

관우에게 있는 義人의 이미지에는 조조를 풀어준 중대한 행위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한 행위는 개인적인 도덕심에서 본다면 잘못된 것은 아니나 공중도덕 측면애서는 지극히 무책임한 사람이다.

그는 감정으로 원칙을 대신했다. 의리로 계약과 법률을 대신한 것이다.

관우 방식의 '의리'는 필연적으로 부패하고 사회규범을 파괴한다.

법치제도의 주체가 한편으로는 제도· 체제를 구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이 제도의 가장 큰 적이 되고 가장 큰 부패의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당시 루쉰은 이렇게 예언한 적이 있다.

독재든 공화제든 한번 중국에 들어오면 모두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다.

단지 중국의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만 본 것이 아니라, 중국의 '문화'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이다.

좋은 제도가 들어오더라도 뿌리 깊은 나쁜 문화가 그것을 부식시키고 변형시키고 변질시킨다고 보았다.

 

'의리' 문화 때문에 계약 · 제도는 그 모습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모했다.

그것은 관우의 '의리'와 같다. 그것은 화용(華容)의 길목에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는데,

그 행위는 적벽대전의 결말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것이다.

 

 

 

2. (수호지)

 

고구 등은 임충을 박해하는데 국가기구를 이용했다. 그들은 천자를 대신해서 도를 행한다고 했다.

또 국가의 이름으로 각종 비열한 수단을 사용했다.

그런데 송강 등도 주동, 안도전, 진명, 노준의 등을 핍박할 때 '혁명'의 논리를 네세웠다.

즉 하늘을 대신해서 도를 행한다고 했다. 아울러 혁명의 이름으로 각종 잔혹한 수단을 동원했다.

수단은 달랐지만 타인의 생명과 정신의 권리를 침범한 면에선 같았다.

그들은 모두 타인을 극단적인 고통과 재난에 처하게 했다.

사실 백성도 사람이고 관리도 사람이다. 그들의 정치적 지위나 경제적 지위는 다르지만 인격은 평등하다.

 

'반란'에 대해서 어떤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독재적 제도' 혹은 '독재적 권력'에 대한 반항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결코 그들의 '독재적 인격'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송강 오용 이규 등이 다른 사람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 행동은 일종의 극단적인 인격들이었다.

그들은 타인의 인격과 자유로운 선택을 인정하지 않고 강제적인 '개조'를 추진했다.

아울러 타인을 핍박하여 자기들의 생각과 입장,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했다.

 

중국에서는 독재제도와 독재정권에 대한 농민혁명이 무수히 일어났지만, 결과적으로 항상 왕조만 바뀔 뿐이었다.

독재가 아닌 정치형태나 문화형태가 새롭게 세워진 적은 결코 없었다.

그 원인은 독재정권의 주체와 독재정권에 반항한 주체가 심리적으로 모두 동일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수호전은 관리가 백성을 반란으로 내모는 상황과 백성이 관리를 반란으로 내모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에서 두 종류의 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출처. 류짜이푸,『雙典』p 280~

 

 

 

 

 

 

 

*『雙典』은 제 취향이 아닌 듯하여 흘낏 보고 말았습니다.

'류짜이푸'는 천안문사건으로 추방되어 중국과 홍콩을 오가며 살아가는 디아스포라 지식인이라고 하는데,

책 내용을 보니까 의외로 사회안정과 집단 규범을 우선시하는 보수주의자로군요. 

사상사 · 문학사 · 평론 등 저서가 많습니다. 《홍루몽》에 대해서 많이 연구했나 봅니다.

저는 이 양반 주장에 썩 동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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