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外

2012. 1. 12. 18:23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아랫글은 제가 쓴 글은 아닙니다만,

제가 댓글과 관련하여 하고 싶었던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것 같어서

일부러 카테고리 <내 얘기>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첨부할 말이 생각나면 나중에 밑에다 붙여넣으려고요.

 

 

1.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든 대부분 취재하려는 사람의 질문을 들으면,

그 문제에 대한 질문자가 어느 정도의 기초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금방 눈치 챕니다.

질문 내용이 너무 깊이가 없고 표면적이다 싶으며 전문가들은 건성으로 대답을 해줍니다.

- '이 사람에게는 이 정도의 대답이면 적당하겠군.'

그러나 이쪽에서 어느 정도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인터뷰하러 왔다는 걸 상대에게 깨닫게 해주면,

그 대답의 수준은 확 달라집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간단하게 대답을 한다면 좀 더 깊이 파고 들어가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상대방도 '아,이 사람에게는 적당하게 넘어가는 대답을 해서는 안되겠구나" 깨닫고

그때부터 대답하는 태도가 완전히 바뀝니다.

 

 

2.

저는 공부하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30대까지만 해도 영화를 보러 가거나 빠찡꼬를 하러 가거나 친구들과 잡담을 하며 지냈지만

지금은 거의 그런 일이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즐거움으로 삼는 그런 일들이 더 이상 재미있지 않습니다.

공부하고 있을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게다가 제 나이가 지금 54세인데, 앞으로 남은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84세이지만 여전히 건강하셔서, 저도 80세까지는 살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

하지만 맑은 머리를 가지고 제 자신이 만족할 만한 지적 수준을 유지하며 활동할 시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이미 인생의 3분이 2는 지나간 셈이고 어쩌면 5~6년이면 끝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참으로 짧다는자각이 50살이 지나면서 보다 분명해졌습니다.

 

 

3.

아리스토텔레스의『형이상학』이란 책이 있는데, 그  첫 줄에 보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알려고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 식욕, 성욕과 함께 가장 근원적인 욕망으로서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구.

지적 욕구에는 실용적인 지적 욕구와 순수한 지적 욕구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실용적인 지적 욕구는 어떤 목적이 잇어서 그 목적을 위해 알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이에 반해 순수한 지적 욕구란 그저 알고 싶어하는 욕구일 뿐입니다.

 

이 세상에는 비정상적으로 강한 이상 식욕자나 비정상적으로 강한 이상 성욕자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필요 이상으로 강한 이상 지적 욕구자 역시 존재합니다.

제가 그런 사람 중이 한 사람입니다만 어찌되었건 무엇이건 알고 싶은 것입니다.

"왜 그토록 알고 싶어하죠?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유라고 할 만한 특별한 것이 없고,

"그저 알고싶어서요"라고밖에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인간은 이런 순수한 지적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문명사회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원숭이는 모두 정글에서 살았습니다.

정글은 풍부한 자연과 풍족한 멋잇감이 있는 살아가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인 인간은 정글을 나와 사바나 지역으로 진출하였습니다.

사바나는 매우 빈약한 자연을 가지고 있는 세계입니다.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 하던, 나중에 인간으로 진화한 원숭이 무리였습니다.

정글에 남아있던 원숭이들은 여전히 원숭이로 살아가게 되었고 말입니다.

 

 

- 다치바나 다카시,《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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