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2. 18:01ㆍ책 · 펌글 · 자료/ 인물
[이꼴저꼴]
요사히 보이는게 지랄밧게 업지만 자동차 드라이브가 대유행이다.
탕남탕녀가 발광하다 못해 남산으로 룡산으로 달리느 자동차 안에서 러브씬을 연출하는 것은
제딴에는 흥겨웁겟지만 자동차 운전수의 핸들 쥔 손이 엇지하야 부르 떨리는 것을 아럿는지…
(1933. 2. 19. 조선일보)
[사나희와 여편네]
요사희 젊은 부부들의 싸흠은 싸흘 조건도 안되는 사소한 일에도 집안을 들부시며 싸호는 수가 만타.
싸흐고는 의례히 한강철교로 나아가나니
하나가 나아가면 하나는 철교까지 쪼쳐가서 싹싹 빌고 달래여 끌고 온 뒤에는
이번에는 자긔가 또 철교로 나아가서 물에 빠져 죽는 신양을 하면,
또 안해가 쪼쳐 나아가 울면서 빌겟다.
이렇게 잘하는 연극도 무대 우에서나 카메라 압해서 하라면 조금도 흉내 못내는 것들은 조선사람들!
(1928. 9. 25. 조선일보)
[만화로 보는 경성]
죽겟네 살겟네, 못살겟네 해도 경성 넓은 바닥에 늘어가는 것이라고는 음식점, 료리점, 카페 뿐이다.
행랑 뒷골목, 초가집 들창문에서 ‘에야예야, 에헤 야하…’ 소리가 새여나올 때에는,
전등불이 휘황한 이층집「카페」에서도 꼬챙이로 찔르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모가지에 핏대를 올리어가며, 나오지 안는 목소리를 잡아짜는 아가씨!
조선옷 우에「에프롱」을 두르고 「하사시가미」에 고무신 신은「웨-트레쓰」양!
놀애를 불를까? 딴스를 할까? 새빨간 술이나 마시어볼까?
이 사람이 한 번,저 사람이 한 번 찍어 단기는 손목이 문고리 모양으로 달흘 지경이로구나…
오오 「하사시가미」에 고무신 신은 녀자여!
(1925. 11. 5. 조선일보)
[1930년 녀름]
1930년의 녀름에는 더욱 노골화하야 진고개 차집, 빙수집, 우동집, 카페의 파루수룸한 전등 아래에
白衣껄이 사나희와 사나희의 날개에 가리워 전긔 류성기 소리에 마추어 눈썹을 치켜올렷다 내렷다 하며
새소리 가티 바르르 떠는 소래로군. 노래를 한다.
잠 오지 안케하는 컵피에도 아이스컵피」를 두사람이 하나만 청하여다가는
두 남녀가 대가리를 부비대고 보리줄기로 쪽쪽 빠라먹는다.
사랑의 아이스컵피 - 이집에서 아이스컵피, 저집에서 아이스컵피…
日人들 뻔으로 혀끗을 빳빳치 펴서 ‘아다시! 아이스고히가, 다이스키, 다이스키요!’ ‘와시모네-?’
(1930. 7. 16. 조선일보)
모던걸들은 다 쓰러져가는초가집에서도 <몽파리> 노래를 부르고,
조선의 서울에서 <동경행진곡>을 힘차게 불러대며,
유부녀가 되어서도 <기미고히시>라는 젊은 연인의 노래를 부른다.
[그림76]은 노래 소리가 더 멀리 들리도록 지붕과 담장을 뚫어 확성기를 설치하고,
<몽파리> <동경행진곡> <베니야노 무스메> 같은 서양노래, 일본노래를 밤새 큰 소리로 불러대는 모습이다.
두 번째 작품에서는 온 가족이 다 함께 <기미고하시>를 따라 부르고 있다.
배고파 쓰러질 지경이어도 비싼 유성기를 사들여 놓고,
일본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것이 1920년대 말 1930년대 초 경성의 모습이다.
[이 땅에 사나희는 실혀요]
『따이아몬드! 왜 나를 사랑한다면 따이아몬드 반지 하나에 치를 떠셔요!』
따이아몬드! 따이아 반지 한 개면 당신의 소청은 무에고 듯는다고 하지 안엇는가베.
─ 따이아몬드! 당신이 나를 아름답다고 맛날 때마다 그러지 안으섯서요.
그러면 당신이 조하하는 나의 이 아름다운 몸을 당신께 밧친다는데
내가 뎨일 조하하는 따이아몬드 반지 하나에 몸서리를 치시는 것은 이상하지 안슴니까요 ─
따이아몬드! 백만원짜리 따이아몬드 갑보다 더 놉흔 내 이 귀엽고 아름다운 청춘을 당신께 밧친다면!
따이아몬드 반지 한 개만 청하는 것은 내가 당신을 세상에서 뎨일 앗기는 것이 아니고 무에임니까요!
라라라- 라라라라라라- 이 땅의 사나희가 따이아몬드를 안사준다면
나는 「아라비아」사나희나 「아푸리카」늬그로에게라도 쉬집을 가겟슴니다.
그곳 사나희도 안사준다면 나는 火星으로 쉬집을 가겠슴니다.
서울의 녀자! 눈섭 길고 입술 붉은 서울의 녀자!
자리 속에서나 길거리에서나 밥상머리에서나 사나희의 가슴속에서나 노래 불르는 『따이아몬드!』
사나희들은 늬그로에게 쉬집가는 녀자가 잇다 해도 말릴 수 업지만…
火星으로 쉬집간다는 것은 장려하지 안흐면 안될 일!
따이아몬드神이시여! 서울의 녀자의 눈을 따이아몬드 눈으로 밧굴 수는 업는가!
(1928.11.4. 조선일보)
[유선형시대]
결혼도 휫닥 잘하고, 이혼도 휫닥 잘하고, 시집가기 전에 아이도 휫닥 잘낫코, 자실도 휫닥 잘하는
요새 젊은 여자들의 행동은 모두가 유선형식이다.
요새여자들이 럭비를 조하함도 그 공이 유선형이어서 그런듯하고,
여학생 기숙사에 고구마가 자조 드러가는 것도 그 고구마가 유선형이어서 그러한지
사나희들이 삐룻병을 뻥뻥 뽑는 것이나 마찬가지 일일 것이다.
(1935. 2. 5. 조선일보)
★ 여기서 잠깐 우리 근대사 연표를 봅시다.
1910 합방조약 공포, 대한제국을 조선 개칭, 조선총독부 설치 / 데라우치 마사타케 초대총독 부임
1914 제1차세계대전--1918.11.11 독
1916 일본 육군대장 하세가와 총독부임(무단통치),
1917 <러시아혁명>,
1918 토지조사사업 완료
1919 <3.1운동> 헌병경찰제 폐지(문화정치) / 임시정부 수립. 김원봉 의열단 조직
1920 1차 산민증식계획 추진 / 동아·조선일보·개벽 등 창간 / 봉오동 전투 / 청산리대첩 / 조선물산장려회 창립
1923 관동 조선인 대학살,
1926 2차 산미증식계획 추진 / 6.10만세운동,
1927 경성방송국 방송개시 / 신간회 창립, 여성운동단체 근우회 창립 / 조선노동총동맹. 조선농민총동맹 결성
1929 원산총파업 / 광주학생의거 / 세계 경제 대공황
1931 만주사변 발발, 신간회 해소, 동아일보에서 브나로드운동 전개, 신사 참배
1932 산미증식계획 중지, 윤봉길 상해의거
1933 미곡통제령 공포, 소작쟁의 642건 발생
1937 <중일전쟁>, 신사 참배, 일본어만 사용지시, 황국신민의 서사 제정
1938 국가 총동원령, 특별 지원병제, 각도 근로보국대 조직 지시
1939 국민 징용령, 쌀 강제 징발,
1940 창씨개명 실시, 황국신민화운동, 임정, 한국독립당과 광복군 조직
1941 <태평양전쟁>, 조선사상범예방구금령 공포,
1941 전시총동원체제 돌입(-1945)
1942 조선어학회사건
1943 학도병제와 징병제 11월 카이로 선언
1944 전면적인 징용 실시 여자정신대 근무령 공포
1945 포츠담 선언 / 8월 15일 일본 패망 해방
[오라잇 나라 사람 만세]
말쑥하게 차린 뚱뚱한 양키 수양 아들가튼 이들이 닥고기, 쇠고기, 도야지고기를 칼로 저미며
한편으로는 창끄테 꾀여 삐루를 입으로 마시며 코로는 내뿜으며─
거느편 라톄화(裸體畵)에 연해 눈짓을 하면서 헤꼬부라진 소래로 짓걸대고 있다.
『가을일세─』
『흥. 나는 뉴욕에서 삼십층 유리창 닥다가 녀편네 생각이나서 운 일이 생각나네.』
『흥. 나는 쌘푸란씨스코에 잇슬 때에 술 취한 김에 어느 게집하고 공언벤취에서 밤을 디 새이다가
순사한테 엉덩이 맞은 기억이 나네. 참 창피헌 일이 만헛네.
외국에서 지내든 일을 하라기에 꿈여대여 말은 했지만, 우리가 지내든 것을 고대루 얘기하면─ 하하하하!』
『쉬! 창피하이─』
『노- 창피! 어떤 녀자는 그것도 좃타고 줄줄 따라다니는 것도 이따데.』
『그럿치 그래! 암 얘스, 오라잇!』
(1928. 10. 11 조선일보)
[오년간 중학생 학비]
한달 중학생 학비 칠백원!
학교를 졸업한대야 겨우 가갸거겨 한줄! 에이 비 씨 듸, 넉자! 아 이 우 에 오 한줄─
그리고 수학으로 말한다면 1+ 1 = 2
창가로 말해도
『학도야 학도야 청년학도야─』 『소라니 사해스두 도리 노고에─』
밧게 아는 것이 업슬 중학생들의 한달의 학비가 칠백원!
논으로 치면 닐곱마직이, 그것을 열두곱을 ㅏ면 넉섬지기
또 이것을 오 년 - 즉 예순일곱절을 치면 이백사십석 지기 논!
일년 수확의 사백팔십석의 논이 영원 소멸이다.
(1928. 11. 7 조선일보)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李相和 (1901∼1943)
지금은 남의 땅―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나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 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을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야,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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