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구

2011. 10. 10. 10:55詩.

 




 


 

 

 

 

 

단풍

 

                 이문구

 

 

우리 동네는

웬일인지

동네에 든 단풍은

여겨보지 않고

건넛마을 단풍도

바라보지 않고

해마다 드는 단풍에

웬일인지

설악산 내장산 지리산

또 어느 산

텔레비전 앞에서만

단풍 단풍 한다.

 

 

 

 

 

 

 

 

산 너머 저쪽

 

                         이문구

 

 

산 너머 저쪽엔

별똥이 많겠지
밤마다 서너 개씩
떨어졌으니

 

산 너머 저쪽엔
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
흘러갔으니

 

 

 

 

 

 

 

 

           이문구

 

 

산에는 산새

들에는 들새

물에는 물새

들고 나는 새

하고많아도

울음소리 에쁜 새는

열에 하나가 드물지

웬일이냐구?

이유는 간단해.

듣는 사람이

새가 아니란 거야

 

 

 

 

 

 

 

 

여름에 한 약속

 

                       이문구

 

 

방아깨비 잡아서
어떻게 했지?
떡방아 찧고 나서
가게 했어요.
내년에 만나기로
마음 약속하고
각시풀 있는 데로
가게 했어요

베짱이는
잡아서
어떻게 했지?
비단 옷감 짜고 나서
보내줬어요.
내년에 다시 보자
굳게 약속하고
분꽃 핀 꽃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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