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 얘기

2011. 8. 23. 08:02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지금 이건 ‘양평해장국’이랍니다. 

양평해장국은 두 번 먹어봤는데, 대전서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부안에서 먹을 때는 그저 그랬습니다.

식재료의 신선함 때문에 차이가 났던 듯합니다.

 

 

 

 

해장국에 대해서는 다들 일가견들이 있을 것입니다.

저한테 특별히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 아는 맛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침에 채봉님과 얘기 나누던 중에 이 해장국 얘기가 나와서…

 

저는 ‘국밥’으로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육개장’ 같습니다.

시골에 살아도 국밥은 더러 먹을 기회가 있지요. 

그런데 저는 대파를 슝슝 넣어서 안 먹었습니다.

국물에다 밥만 말아먹었는데, 그때도 국물은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육개장에 들어있는 대파는 건져내고 먹습니다. ^___^

 

작년까지만 해도, 부모님이 나오시면

저녁엔 늘 형제들이 동생네 집이나 우리집에 모여서 술자리를 거나하게 벌이곤 했습니다.

그러면 다음날 새벽에 제가 어김없이 유성으로 모시고 가서 목욕을 하고 옵니다.

개운하기도 하고, 저나 아버지나 목욕을 좋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죠. 해장국입니다.

유성호텔 뒤로 돌아가면 ‘청진동 해장국집’ 이 있는데,

그집 해장국을 맛있어 하셨습니다.

역시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죠. 집안 여자들이 편하잖습니까.

 

‘청진동 해장국집’ , 40년 되었다고 하더군요.

사골 국물에 배추시래기 넣습니다. 선지 덩어리는 따로 담아줍니다.

은근하니 점잖은 맛이죠. 연륜이 느껴집니다.  

 

2년 전엔가 집 근처에 ‘남주동해장국집’ 이라고 생겨서

그때부터는 거기로 다닙니다. 뼈국물이 진하고 달콤한 맛이 나요.

원조는 청주 牛시장에서 출발했다니까 역사가 깊죠. 50년? 

메뉴가 많습니다.

선지해장국 / 우거지해장국 / 뼈다귀해장국 / 콩나물해장국 / 올갱이 해장국 / 순두부해장국,

포장도 해줘서 부모님 병원에 계실때 몇 번 싸가기도 했습니다.

 

40 전에는 ‘청주해장국집’ 을 찾아다녔습니다.

청주해장국이 지금 기억해도 칼칼하니 좋았습니다.

어느날 이름이 ‘신가네 해장국’ 으로 바뀌었길래 발길을 끊었는데,

형제간이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

‘남주동’ 처럼 메뉴가 다양합니다. 냉면도 팔구요.

‘남주동’ 보다 조미료 맛이 덜 느껴져서인지, 시래기(우거지) 맛이 살아있습니다.

다시 그집으로 옮길까 생각중입니다.

저는 들큰한 맛보다는 칼칼한 게 좋습니다.

 

 

 

 

대전역 오른쪽, 시장 안에 무지하게 싼 선지해장국집이 있답니다

제가 30년 전쯤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 장사한다는군요.

가격은 그때나지금이나 1,000원입니다.

 

 

 

 

 

 

 

 

그때 제가 봤을때 주인 내외 나이가 40 언저리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70 됐겠습니다.

저 가게 들어가보면 긴 나무 장의자가 하나 놓여 있는데,

세 명이 앉을라면 엉덩이 반쯤 걸쳐야해요.

새벽부터 열리는 시장이라서 이른 아침엔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서서도 먹고 밖에서도 먹고 그럽니다.

전부 다 시장사람들이죠.

십중팔구는 막걸리나 소주랑 같이 먹습니다.

선지가 꼭 타이어 씹는 것 같습니다. 한참 씹어야 삼킬 수 있어요. ㅎㅎㅎㅎ 

시장인데 왜 신선한 선지가 없을까요? 야채시장이라서 정육점이 없나?

차려주는 거 아주 간단합니다.

주인이 탁 돌아서면 바로 큰 솓단지가 있었어요. 프라스틱 바가지로 푹 떠서 쏟아주면 끝입니다.

반찬이래야 김치였던가 단무지였던가였는데, 한 번 내놨다 하면 공용인 것 같더군요.

아무튼간에 1,000원이면 싸지요.

아, 공기밥 1,000원이 별도였군요. 근데 밥 말아먹는 사람은 못 본 것 같습니다.

맛은 어떠냐구요?

제 기억엔 시래기가 아니라 시금치를 넣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야말로 선지국일 뿐입니다.

맛으로 평가할만한 수준은 물론 아니구요.

 

 

‘전주 콩나물해장국’ , ‘통영 굴국밥’ , ‘방일 해장국’ , ‘연산 순대국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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