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복이 오늘 KO 됐어요.

2011. 7. 2. 20:10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늘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여기까지는 제 차에 태워오지요.

집에서 나올려면 어찌 눈치를 챘는지 난리가 납니다.

비글이 목청이 크다고 그러잖습니까? 진짜 그래요.

"멍멍" "월월"  이렇게 짖는 소리가 아니고

"꿔억~"하는 괴상망측한 소리가 나요.

이웃 사람들 놀래서 달려올까봐 막 서둘러서 나옵니다.

 

전에는 칠복이가 여기서 꼭 똥을 쌌는데,

요즘은 바뀌었습니다.

 

 

 

 

 

 

 

 

 

 

 

 

 

 

 

 

 

 

토마토랑 개복숭아입니다.

길 여가리에 심어놓은 작물들의 임자는 인근 아파트 사람들인데,

원래는 '경작금지'라고 팻말이 세워져 있고, 그래서 심으면 안되는 곳입니다만,

단속할 사람이 없으니까, 시골서 살다온 노인분들이 취미삼아 심어 먹습니다.

나머지는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농장들이예요.

판로를 물어봤더니 대전 둔산동 아파트 주민들과 계약재배하는 거랍니다. 판로 걱정은 없대요.

제가 여길 자주 산책 다니니까 농장 주인하고도 안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곧 대단위 아울렛이 들어선다네요.

실내 빙상스케이트장까지 들어선다니까, 천지개벽할 곳입니다.

 

 

 

 

 

 

 

 

예, 요즘엔 여기쯤에서 똥 쌉니다.

제가 휴지랑 비닐 봉지를 들고는 다니는데, 치울 일이 없어요. 안 보이게 쌉니다.

그런데 희한해요. 개들에게는 똥 쌀 자리가 따로 있나 봐요.

제가 보기엔 그 자리가 그 자리 같은데, 뭔 냄새를 그렇게 맡고 뱅뱅 도는지,

엉덩이 감출 것도 아니면서..... 거참, 모를 일입니다.

 

 

 

 

 

 

 

이게 '용설란'일 겁니다. 천년초니 백년초니 하는.

제일 흔한 선인장이죠. 꽃이 노랗게 폈다가 자주색 열매를 맺습니다.

크기가 탁구공만 합니다.

옥수수도 고추만하게 맺혔더군요. 알갱이가 투명한 강원도 옥수수가 맛있죠.

그것도 늦여름에, 늦옥수수가 맛있습니다. ^^

 

 

 

 

 

 

 

저는 항상 여길 지날때면 이 묘가 그렇게 부럽습디다.

죽어서도 나 살던 동네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손들이 관리도 잘 합니다. 떼도 잘 살고요.

 

 

 

 

 

 

 

  

 

 

 

 

 

이눔시키가 끝없이 갈려고 그래요. 막 떼써요. 요리조리 피하면서 더 가겠다고.

제 몸이 어떤 상태란 걸 모르죠. 가는 거야 얼마든지 갑니다. 기분이 업되어 있으니까요.

또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숲속이니까 시원해서 힘든 줄도 모를 겁니다.

그렇지만 갔다가는 돌아와야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저도 돌아서고 나면 아는 눈치예요. 돌아갈 길이 멀다는 걸.

 

 

 

 

 

 

예, 터닝 포인트입니다. 자기도 압니다.

 

 

 

 

 

 

 

 

 

 

 

 

 

 

아쉽냐?

이 놈 덩치가 커서 목욕 한번 시킬려면 제가 땀 뺍니다.

전에는 목욕시키려면 자기가 알아서 욕조 속으로 겅중 뛰어들어갔는데,

이제는 제가 번적 들어서 눠줘야되고, 차에 태우고 내릴때도 안아서 해야 합니다.

칠복이가 차 안에서 앉거나 눕는 애가 아닌데,

오늘은 길게 뻗었더군요. 버럭 겁이 납디다.

이렇게 습도가 높은 날은 의외의 사고가 나요.

제가 군대 있을때 10키로 완전군장 구보를 했는데, 그때 두 명이나 죽었거든요.

평소에 늘 뛰던 거리인데다 거기다 운동선수였던 애였어요.

아무것도 아닌 건데, 습도가 높은 날은 그런 일이 생기더라구요.

 

그래도 칠복이, 다행히 절룩대지도 않고, 상태 좋습니다.

칠복이 많이 좋아졌어요.

 

^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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