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날짜, 이해인 수녀 인터뷰

2011. 4. 27. 09:34책 · 펌글 · 자료/종교

 

 



 

 

 

 

- 수녀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처음의 결심은 잘 지켜졌나요.

“나는 이웃을 위해서 선한 일을 하고, 맑은 삶을 살겠다는 생각으로 수녀가 됐어요.

그런 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에 스스로 대견하고 항상 감사하죠.

나이가 들고 아픔을 겪은 후에는 수도자로 살아온 기쁨을 더 많이 바라보고 있어요.

수도생활을 쓸쓸하고 경직되고 어두운 중세적 이미지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죠.

그렇지만 꽃들이 피어 있는 것처럼 수녀원의 삶도 기쁘고 따뜻하고 밝고 아름다워요.”



- 먼저 떠난 분들에 대한 슬픔은 많이 가셨나요.

“추억과 그리움은 날마다 새롭지요. 지혜를 구하고 싶어도 그분들이 안 계시니 문득문득 놀라지요.

그동안 떠난 분들의 안식도 빌었지만 저를 위한 기도를 더 많이 한 것 같아요.

가톨릭에는 ‘전구한다’는 말이 있고, ‘성인들의 통공’이라는 말도 있어요.

성인들이 지상에 남은 사람을 위해서 빌어준다는 겁니다.”

 

 

-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해요.

어찌보면 우리는 하늘나라를 앞당겨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겁니다.

죽음이 어둡고 칙칙하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이쪽 강에서 저쪽 강으로 배를 타고 건너는 것,

이 세상과는 다른 정거장에서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죽음이 밝게 묵상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슬프기는 하지만, 앞서 간 사람들과 합류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 훗날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가요.

“떠날 때는 미련없이, 흔연하게, 기쁘게, 동백꽃이 탁 떨어지듯이….

제가 ‘여정’이라는 시에 썼어요. ‘행복했다고, 고마웠다고, 아름다웠다고…’

제가 ‘명랑수녀’인데 깔끔하고 쿨하게 가야죠. 하하하.”



- 내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됐으니 벌어들인 인세만도 엄청날 것 같은데요.

“1976년부터 35년 동안 많은 책을 냈고, 독자들이 좋아해주니 그렇겠죠.

그렇지만 수입은 모두 수녀원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나는 통장을 본 일도 없어요.

수녀원에서는 모든 것이 공동체 이름으로 이루어집니다. 심지어 나들이를 할 때도 결재를 받아 출장비를 타가요.

수도자로서 물질은 물론 개인의 명예까지도 하느님 몫이니까요.”



- 그야말로 진정한 무소유네요.

“그럼요. 저는 아직까지 신용카드 한 장 없어요. 가진 것이라고는 책과 선물받은 미술품뿐이죠.

그것도 제가 떠나면 모두 공동체에 귀속됩니다. 그러니까 자유롭고 떳떳하죠.

사실은 그런 가난조차도 자랑할 것이 못됩니다. 저는 유명세가 수도생활을 방해할까봐 갈등하고 괴로워했어요.

책이 팔리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까지 했다니까요.”



- 종교인들끼리도 싸우는데요.

“그래서 김수환 추기경님이나 법정 스님 같은 어른들이 아쉽죠.

믿음은 달라도 종교가 추구하는 건 똑같습니다. 제 주변에는 다른 종교와 평화롭게 지내는 분들이 훨씬 많아요.”



- 어떤 마음으로 시를 씁니까.

“한 수도자가 순례의 길 위에서 보고 겪고 느낀 것들을 표현한 상징언어의 기도라고 할까.

항상 이웃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는 아름다운 러브레터가 됐으면 해요.

마음을 비우고 절제한다는 점에서 시와 수도생활은 공통점이 있어요.

내 시를 읽고 마음이 정화됐다거나 아름답고 선하게 살고 싶은 열망을 갖게 됐다는 고백을 들으면 아주 기쁘죠.

내 시가 날개를 달고 치유와 위로의 천사 역할을 하는구나 생각해요.”

 

경향신문 발췌 2011. 04. 26

 

 

 

 

 

 

Σ

 

생각하시는게 참 곱지요?

그런데 이해인 수녀님만 특출나서 그런게 아닙니다. 수녀님들의 생각들이 다들 비슷합니다.

제가 만나본 수녀님들 보면 한마디로 선해요. 봉사정신은 기본으로 깔고 있고요.

신부님도 마찬가집니다. 만나본 분이 몇 분은 안되었지만, 신부님 중에서 돈 밝히는 분을 못 봤습니다.

얘기 들어보면,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의 편에 서주려고 노력하고,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겨레도 생각하고,

한마디로 수녀님과 매한가지로 선하고 정의로운 분들이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서, 천주교는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구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다 해봤습니다.

천주교와 불교의 젊은 성직자들이 뜻을 모아서 종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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