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승 일화

2011. 2. 21. 22:55책 · 펌글 · 자료/종교

 

 

 

 

 

 

 

 

연(天然)이 길을 가고 있었다.

겨울이었다. 바람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윽고 날이 저물었다.

천연은 몸을 의지할 곳을 찾다가  마침 '혜림사'란 절을 발견했다.

절 안은 조용했다.

추운데다 눈보라가 휘몰아치자 모두 승방 안으로 들어간 듯했다.

천연은 불을 피워 몸을 녹일 심산으로 땔감을 찾았으나

마땅한 것이 없었다.

그러자 그는 법당으로 성큼 들어갔다.

천연은 텅빈 법당 한가운데 모셔놓은 木佛을 안고 나와

도끼로 탁탁 쪼개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어느새 불길이 활활 솟아올랐다.

그 광경을 보고 승려 몇 명이 모닥불 주위로 몰려왔다.

그러다가 그 중의 한 명이 질겁을 하며 소리쳤다.

"아니 이 미친 놈이 부처님을 쪼개서 불을 피워!"

갑자기 절간이 소란스러워졌다.

모닥불 주위로 삽시간에 사람들이 우우 모여들었다. 

 

"야, 이놈아 이게 무슨 짓이냐?"

법당에 있어야 할 목불이 없어진 것을 알고 부랴부랴 찾아온 노승 하나가 소리쳤다.

그러자 천연은 태연하게 재를 뒤적거리며 말했다.

"보면 모르겠소? 지금 사리를 찾는 중이오."

뭐? 노승의 얼굴에 핏발이 서더니,

"야 이 미친놈아, 나무토막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단 말이더냐?"

천연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면 됐잖습니까?"

어허!노승은 말문이 탁 막혔다.

 

오랫만에 조용한 절간에 웃음꽃이 피고 있었다.

 

 

 

 

 

어린 제자가 좌선에 열중한 것을 보고

회양(懷讓)이 다가가서 넌지시 물었다.

 

"왜 매일같이 좌선을 하느냐?

 

-  "부처가 되려고 그럽니다."

 

회양이 갑자기 기왓장을 가져와서 돌에다 갈기 시작했다. 

 

"지금 뭐 하십니까?"

 

-  "거울 만드는 중이야."

 

"벽돌을 간다고 거울이 됩니까?"

 

-  "좌선만 한다고 부처가 되느냐?"

   

 

(( 희천 - 약산 ))

  

 

 

 

 

  

  

"비로자나불의 본체가 무엇입니까?"

"옛부처는 뭐하러 찾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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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끊는 법을 설하여 주십시요."

"번뇌가 있는 곳을 내게 가르쳐주면 끊어주지."

"저도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자네도 모르는 걸 내가 무슨 수로 끊어주겠는가?" 

"그래도 경전에 이르기를 모든 번뇌를 끊고 선을 행해야 부처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번뇌가 어디에 있고, 선은 어디에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른다고 해서 그것이 없다고 단정할 순 없지 않습니까?"

 

"법당 뒤에 너럭바위가 하나 있는데, 자네는 그 위에 눕기도 앉기도 하겠지?"

"예."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그 바위 위에 불상을 새겨놓으면 자네는 그 위에 눕거나 앉지 못하겠지?"

"예." 

"그렇다면 바위가 부처가 된 것이냐?"

  

 

.

.

 

   

번뇌는 마음 속에 있는 무거운 바위이다.

바위를 깨뜨리면 되겠는가?

그렇다면 깨어진 바위는 바위가 아닌가? 

바위를 당신의 마음 속에서 꺼내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  2대조사 혜가(慧可) - 3대조사 승찬(僧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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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탈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이놈아 누가 널 붙잡더냐?" 

"아뇨." 

"그렇다면 왜 해탈을 하려는 것이냐?"  

. . . . .

 

 "이제 됐느냐?" 

"예, 스님." 

 

※ 3대조사 승찬(僧瓚) - 4대조사 도신(道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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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 스님 맞은 편에 읹아 공양을 끝낸 한 사람이 스님께 '한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께서는 한동안 아무 말씀 없으시다가 천천히 입을 여셨습니다.

 

"공양이 끝났는가?" 

"예, 큰스님!" 

"그럼 바리때를 씻거라."

 

 

 

 

 

 

 

 

 

1930 년대말 

수덕사 아래 동내에 사는 나뭇군들이

만공 스님의 어린 시봉에게  재미난 노래를 가르쳐 준다며

"딱다구리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하였다.
철부지 어린 시봉은

그져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라고만 생각하고

절에 올라 와서도  틈만나면  그 노래를 불렀다.
 
"저 산의 딱다구리는 생 나무 구멍도 잘 뚫는 데
우리 집 멍텅구리는 뚫린 구멍도 못 뚫는구나"
 
어린 시봉이 이 뜻을 알리가 없었다.
하루는 만공 스님이 지나가다가

구성지게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시고 시봉을 불렀다.
 
"그 노래 참 좋은 노래로구나, 잊어 버리지 말아라"
"예, 큰 스님".
어린 시봉 스님은 자기가 잘 불러서 그러하신 줄 알고
신이 나서  더 크게 불러 재꼈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 李 왕가의 상궁과 나인 들이 노 스님을 찾아 뵙고 법문을 청하였다. 

만공 스님은 그 청을 쾌히 승락하시고,

마침 좋은 법문이 있다 하시며 시봉을 불렀다.
 
"스님 부르셨습니까?" 
"그래, 내가 불렀느니라. 너 전에 부르던 그 노래 한번 불러보거라".
"아, 예 스님".
좀 계면쩍었지만 지난번 큰 스님께서 칭찬을 하신 적도 있어서

그 노래 만큼은 자신이 있어 목청껏 멋드러지게 딱다구리 노래를 불러 제꼈다.
 
"저 산의 딱다구리느은~ 생나무 구멍도오 자알 뚫는 데에~
우리집 멍텅구리느은~ 뚫린 구멍도오 못  뚫는 구우나아아~~~".
 
왕가의 상궁 나인 들은 이 엉뚱한 노래에 킥킥거리며 웃기도 하고,

얼굴을 붉히기도 하며 저마다의 반응을 보였다.
 
이 모습을 보던 만공 스님은
"바로 이 노래속에 인간을 가르치는 만고불역(萬古不易)의 핵심 법문이 있소,

두두물물(頭頭物物) 진진찰찰(塵塵刹刹),

즉 세상의 모든  것이 법문이 아닌것이  없지만

노래에 담긴 깊은 뜻을 헤아리게 되어야 내 말을 들을수 있을 것이요." 
 
"마음이 밝은 사람은 이 딱다구리 법문에서 많은 것을 얻을 것이나,
마음이 더러운 사람은 이 노래에서 한낱 추악한 잡념을 일으킬 것이요,

원래 참 법문은 맑고 아름답고 더럽고 추한 경지를 넘어선 것이요.

(중간 생략) 
이 땅에 태어난 중생은 누구나 원래 뚫린 부쳐의 씨앗이라는 것을 모르는 멍텅구리요.

뚫린 이치를 찾는 것이 바로 불법이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이 삼독(三毒)과 환상의 노예가 된 어리석은  중생들이야 말로 참으로 불쌍한 멍텅구리인 것이요,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소,

결국  이 노래는  뚫린 이치도  못 찾는 딱다구리만도 못한  세상 사람들을 풍자한 훌륭한 법문이요"
 
만공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모두들  멋진 딱다구리 법문이었다고 큰절을 하면서 고마워 하였다.

 

 

 

 

**

 

 

 

 

멍텅구리 법문경봉스님 지음 (?) / 종범스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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