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윤석중 <우산 1>

2011. 1. 7. 12:09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랑 우산

깜장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 윤석중, <우산 1>

 

 

 

 

 

저는 여태, 빨강 우산 + 파랑 우산 + 찢어진 우산으로만 알았네요.

그러고보니까 어려서 빨강 우산을 본 기억이 안납니다.

당시에도 양산이 있었으니까 빨강 우산도 있었을 법은 한데요.

그땐 어른이나 애나, 가난한 집은 거의가 다 우비를 입고 다녔습니다.

아니면 대나무로 만든 파랑 비닐우산이든가.

검정천으로 된 우산도 있긴 했지만 귀했구요.

그런데 노랑 우산은 있지 않았었나요? 오래돼서 긴가민가 합니다.

국민학교 다닐때, 저는 비오면 노랑 우비에다 노랑 장화를 신고 다녔어요.

2키로가 넘는 길을....여덟살짜리가....우비 속에다 책가방 메고....에휴.

 

 

 

 

 여름엔 무지하게 더웠고  

겨울엔 무지무지 추웠고 바람이 쎘어요.

 

 

 

 

 

엄마 앞에서 짝짜꿍

아빠 앞에서 짝짜꿍

엄마 한숨은 잠자고

아빠 주름살 펴져라.

 

들로 나아가 뚜루루

언니 일터로 뚜루루

언니 언니 왜 울우.

일하다 말고 왜 울우.

 

우는 언니는 바보

웃는 언니는 장사

바보 언니는 난 싫어.

장사 언니가 내 언니

 

햇님 보면서 짝짜꿍

도리 도리 짝짜꿍

울든 언니가 웃는다.

눈물 씻으며 웃는다.

  

- 윤석중, <울든 언니 웃는다> (1948)

 

 

 

 

저는 '언니'라는 말이 참 예쁩디다.

아주 고랫적부터 내려온 말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1938년에 처음 국어사전 등장했고,

바로 지금의 이 시로 인해서 널리 퍼지게 되었답니다.

이상타 싶어서 다시 검색을 해보니까 저 같은 의문 가진 사람들이 많았더라구요.

 

참고로, 여보는 如寶 (상대방을 보물처럼 귀중하게 여긴다) 라는 뜻이고,

당신은 當身 (상대방을 자기 몸처럼 소중하게 여긴다)이라는 뜻이랍니다.

 

 

 

 

 

 

 

 

「 스무살 무렵 황석영씨가 쓴 장길산이란 소설을 읽다가 머리를 여러번 갸우뚱했다. 
남자가 자기 형을 일컬으면서 언니라고 하는 거다.
손 아래 여자가 손위 여자한테 쓰는 말을 왜 남자가 쓰는 거지?
소설을 읽는 와중에 언니란 말이 의문부호처럼 따라다녔다.
그런데 엊그제 딴지일보 댓글을 읽다가

뜻하지 않게 스무살무렵 가졌던 나의 의문은 거짓말처럼 풀렸다.」

 

아래는 딴지일보에 달렸던 댓글 

 

 소주    2010-03-27 01:16:48

 

 언니라는 게 동성 손윗사람을 부르는 순 우리말인데, 조선시대 순우리말 경시를 하고

 한자말 쓰며 유식한척하는 양반들은 한자말인 형 혹은 형님이라고 부르게 되었죠.

 이게 시대가 지나며 언니는 그 경시되던 언문을 주로 사용하는 계층, 그러니까 주로

 여성들에게만 남게 되고 남성들끼리 손윗사람 호칭은 양반들의 것을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내친김에 인터넷으로 언니란 말을 검색해봤다.
어렵지 않게 언니란 말의 유래를 알 수 있었다.
다음은 백과사전에 실린 언니란 말의 유래.」
  
 

 

언니라는 단어는 원래 손 위의 사람을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그러나 세종대왕님께서 창제한 훈민정음은 당시 유학자들에게 암글, 언문 등의 호칭으로

비하되어 불리며 버림받았다.

그래서 주로 신분이 낮거나 여자들 사이에서만 이 호칭이 사용되었으며(양반이나 왕족

사이에서는 형(兄)이라는 호칭이 사용되었다.) 후대에 이르러서는 여자들만 사용하는 탓에

손 위의 자매를 뜻하는 단어로서 점점 굳어졌다.

 

(펌)

 

 

1) 유창돈(1954) ; [앗(始初) + 니(접사)] : '언니'는 初生子(초생자)를 의미하는 말이며,

옛날에 남녀 공히 사용하던 말이다.
동성의 손위 형제를 호칭 또는 지칭하는 말 : 일본어 'ani(兄)'도 같은 어원이다.
2) 남광우(1957) ; [엇(始,初,小) + 니]
3) 최창렬(1986) ; [엇(親) + 니(여성접사)]
4) 한진건(1990) ; [얼(交合) + 은(어미) + 이(者)]



 

 

  


 

 

 우산

윤석중 시/ 이계석 곡/ 김치경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