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5. 02:2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개(犬) 이야기
칠복이가 금년 8살이 되는 모양입니다. 3월 15일인가 데려왔습니다.
생활정보지 교차로를 보고 사왔는데, 그때 15만원(?) 줬습니다.
전화를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칠복이 흔적이 곳곳에 널려있더군요.
개 값이 문제가 아니라 얼릉 좀 데려갔으면, 혹시라도 제가 맘이 바뀔까봐 초조해 하는 눈치였습니다.
저랑 얘기하는 내내 칠복이를 안고 있었는데, 발버둥치는 걸 억지로 끌어안고 귀여운척 했습니다.
아마 10만원 밑으로 깎아도 됐을 겁니다.
그때도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식구들 몰래 아주머니가 독단적으로 팔은 것 같습니다.
개 밥그릇, 개집, 개줄, 개샴푸, 죄다 긁어뫄주더군요.
칠복이를 아들녀석이 뒷자리에 앉아서 안고 오는데,
타자마자 금방 알았습니다. 보통 말썽꾸러기가 아니란 걸요.
주인이 바뀐 건 전혀 관심없었고, 앞자리에 실은 사료나 먹겠다고 난리법석을 떠는 겁니다.
참, 그때 칠복인 이름도 없었어요.
당장 그날부터 우리집도 냉전체제에 들어갔습니다. 집사람이랑 거의 1년 동안 말도 않고 지냈습니다.
그런데도 눈치 없는 칠복인 매일 사고만 치는데, 집안 살림 중에 성한 게 하나도 남아나지 않았어요.
금방 산 신발은 말할 것도 없고, 칠복이가 씹은 리모콘이 몇 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엔 전깃줄까지 씹어서 합선될까봐 큰 걱정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아무리 개라도 어찌 그리 눈치가 없는지, 마주 보고 앉아서..... 참 야속합디다.
그래도 묶어서 길러본 적은 없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점잖지요.
개털 빠지는 것 말고는 나무랄 데 없습니다. 대견하기까지 합니다.
고관절이 안좋아서 늘 조심하긴 하는데, 아직은 그럭저럭 지냅니다.
8살이면 사람 나이로 40~50살쯤 된 건데, 칠복이 보담은 내가 오래 살아야 합니다.
칠복이랑 경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나 죽고나면 칠복이가 누굴 의지해 살까 생각하니 막막해져서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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