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1. 08:45ㆍ책 · 펌글 · 자료/종교
한국교회의 많은 목사들이 자신을 마치 초대교회의 사도라도 된 듯 무게잡고 행세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조금 지나친 인사들은 심지어 사이비종교 교주라도 된 듯 권위를 앞세우고 위세가 대단하다.
그런데 신약성경에 의하면 목사는 사도가 아니라 오히려 교사나 가르치는 장로에 가깝다.
또한 목사만 주의 종이 아니라, 일반 성도들도 주의 종이라 불릴 수 있다.
목사는 교회내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는 직위가 절대 아니다.
신약교회내에서 모든 신자는 '왕같은 제사장'이므로 서로 평등하며, 어떤 계급적 상하관계도 없음을 알아야한다.
다만 서로 섬기며 봉사할 뿐이다.
교회내의 직책은 관리(다스림)와 사역(가르침)을 위한 것이지 지배하기 위한 직위가 아니다.
이를 오해하여 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의 직분을 계급으로 여긴다면 이는 크게 잘못된 일이 될 것이다.
근래에 들어 한국교회가 어려워지는 데에는 이런 인식이 부족함에도 기인한다.
목사는 순종을 강요하고 교인은 이를 비판없이 받아들여 각종 부패와 부조리가 교회에 만연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준 셈이다.
교회 직분에 대한 바른 성경적 이해를 가지고 있다면,
교회사유화, 세습, 공금횡령, 교권싸움, 교역자 차별 등이 교회내에서 가능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처럼 교회는 서로 섬기는 곳이지 군림하는 곳이 아니다.
교회 안의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보다 높은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목사, 장로, 권사, 집사들은 일반 성도들과 마찬가지로 함께 동역할 뿐이다.
어떤 경우에 담임목사가 지도력을 발휘하여 교회에 바람직한 유익을 줄 수는 있으나,
이 때도 당회나 제직회 등을 통하여 서로 상의하고 합심하여 동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목사나 장로들이 부교역자와 전도사를 부하직원처럼 대하는 자세도 크게 바꿔야 한다.
동역자에게 그게 무슨 엄청난 실례인가.
그들은 교회가 선택하여 책임을 맡긴 동역자들이지 목사 개인이 고용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목사는 예수님이 특별하게 세우신 사도는 물론 아니고, 우리의 목자도 아니다.
구태여 말한다면 양들의 유일하신 참 목자되신 예수님의 종인 보조목동 역활을 하는 정도라 할 것이다.
교회내에서 모든 신자는 동등하다.
따라서 동역하는 자세로 서로 존중하고 섬기는 것이 옳다.
무엇보다도 목사는 가르치는 장로의 직분이지 다스리는 장로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가능한 교회의 운영과 관리는 시무장로와 제직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잘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해야 할 것이다.
목사가 마치 로마 교황이라도 된 듯이 전권을 가지고 교회운영에 월권을 한다면
이는 후진국 독재자들마저도 비웃을 일이다.
담임목사도 다른 직분자들과 마찬가지로 교회를 함께 섬기는 일꾼의 한사람이지
무슨 교회의 큰 웃어른이나 상전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래글은 노년에 이르기까지도 바른교회를 위한 열정을 아끼지 않으셨던 성경학자 박윤선 교수의 저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교회직분에 대한 바른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글을 맺고자 한다.
샬롬!
오늘날 목사직이 어느 정도 사도직에 해당되는 것처럼 생각함은 착각이다.
엡4:11에 사도와 목사를 명백히 구분하여 말하기를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라고 한다.
현대 교역자가 의식적으로 혹은 부주의하여 사도나 선지자의 위치에 서는 과오를 결코 범해서는 안 된다.
목사 자신이 일반 신자들과 다른 위치에 있는 듯이 자처하게 되면 그는 그런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교역자는 평교인과 함께 일반 제사장의 신분일 뿐(벧전2:9) 전혀 차별이 없다.
그는 평교인과 마찬가지로 은사대로 봉사하는 자이다.
교회에는 봉사자가 있을 뿐이고 지배자는 없다.
지배하시는 이는 대제사장(히4:14)이시고 왕(계17:14)이신 예수님뿐이다.
'하나님의 종'이라는 명칭은 평신도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인데(롬6:22)
교인들은 이 말을 주로 교역자들에게 전속된 호칭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교역자가 평신도들로부터 각별한 예우를 받게 된다면 주님의 일꾼으로서 합당한 처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사자'라는 호칭에 있어서 '사자'라는 말은 '천사'라는 말과 통한다.
계1:20의 '일곱 교회의 사자'라는 말에 있어서 '사자'로 번역된 헬라 원어 '앙게로이'는 '천사들'이다.
어떤 이들이 교역자를 지칭하여 '하나님의 사자'라고 하니
이런 호칭은 마치 '하나님께 직속한 천사 같은 사람'인 듯한 인상을 준다.
- 개혁주의 교리학, 정암 박윤선 2003, 영음사,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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