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巫敎)

2009. 10. 21. 10:55책 · 펌글 · 자료/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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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교: 권력에 밀린 한국인의 근본신앙

 

 

 

1

 

무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인터넷과 무선통신이 생활필수품이 되고, 우리나라에서도 우주로 로케트가 날아가는 21세기,

그리고 기독교를 비롯한 ‘고등종교’가 엄청난 교세를 확장시켜가는 현대사회에,

무속이나 점집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대로라면, 사양산업이 되었어야 마땅할 터.

그러나 현실은 그와 정반대 방향으로 펼쳐지고 있다.

무속인(무당)의 숫자는, 최소한 줄어들지는 않고 있으며,

골목과 산기슭을 배회하던 점집이나 귀신이야기는 TV를 넘어 인터넷 속에서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이는 ‘무속’의 이면에 간단히 치부하거나 무시해 버릴 수 없는 깊이가 존재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무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거둬라!


저자는 무교야말로 우리 민족의 유일의 자생적 전통종교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무교를 무속으로 비하하고,

그 속성에 대해 오해하거나 편견을 거두어들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무교가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 동안 힘없고 가난하고 억압당한 민중의 한을 풀어주고 아픔을 달래 왔던

핵심적인 종교임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기성종교의 신앙행태조차 무교의 속성을 차용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분석한다.

그것은 고스란히 현 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성종교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기실 무교가 ‘무속’으로 전락한 것은 순전히 무교가 ‘권력’으로부터 멀어지면서 빚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무교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 필요


무교의 복원 내지 복권이 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인가?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잃어버린, 혹은 유폐시킨 종교적 정체성을 양지로 드러내서,

표리가 일치하는 정신적인 성숙을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이 지금껏 겪고 있는 온갖 파행적 사회문화의 치유와 대안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무교의 문화 속에 대단한 문화적 자산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즉흥 연극판이라 할 수 있는 굿판에서 연주되는 음악, 춤, 음식, 복식 등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다.

이렇듯 무교를 연구할 수 있는 시각은 다양하다.

우리가 우리 것을 제대로 보고 연구하지 않으면 외국인도 우리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
셋째는, 한국사회가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서 남북 통일이나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 등을 앞에 두고,

한국 정신의 원형을 오롯이 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적 격변에 대응할 수 있는 정신적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민간신앙으로서의 무교의 복권이 논의되어야 한다.


한국인은 모두 똑같은 신앙을 가졌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종교를 갖든지 기본적으로 무교적인 틀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한국인들은 어떤 신앙을 갖든지 그 숭배하는 대상이 명목상으로만 다를 뿐 실제의 신앙 구조와 내용은 같다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무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을 음지에서 양지로 복권시키는 데 나름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때,

무교뿐만 아니라 한국의 정신문화세계는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비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2

 

무교는 크게 볼 때 ‘신령과 무당과 신도’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세 요소는 굿이라는 무교의 고유한 의례에서 만나게 된다.

무교는 여타의 유신론적인 종교와 그 기본 구조가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이 구조를 아주 간단하게 보면,

무교는 신도가 무당이라는 특수한 사제 계급의 중개로 신령을 만나 도움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3쪽)

굿은 왜 하는 것일까?

사실 굿은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다.

굿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절차가 필요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앞에서 아주 간략하게 보았지만 여기서는 설명의 전개상 자세하게 볼 것이다.

굿은 아무 때나 할 수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비용이 적지 않게 들기 때문이다.

굿은 왜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 걸까?

작은 굿을 하더라도 수백만 원의 돈이 든다.

이는 얼핏 매우 많은 액수로 여겨지겠지만 전후 사정을 알면 그리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43쪽)

우리는 현재 무교를 무속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것은 조선조의 유학자들이 만든 용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무속이라는 것은 ‘무의 습속’을 뜻할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저속하다는 의미에서 ‘속’ 자를 쓴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이때 주지하다시피 무교와 더불어 불교도 심한 박해를 받았는데

큰 교단을 형성하고 있던 불교가 박해 받는 마당에 그까짓 무교는 그야말로 ‘아침 해장거리’도 안 되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109쪽)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에는 한국의 유산 중 3개가 포함되어 있다.

지금 언급한 단오제를 포함해 종묘제례(제례악)와 판소리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 종묘제례(제례악)는 유교와 직결되어 있는 것인 반면,

단오제와 판소리는 무교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판소리는 남도 굿판인 시나위 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악사들이나 무당들이 노래하던 것이

다른 많은 요소와 섞이면서 발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보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전통예술이 무교와 매우 연관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한국의 사물놀이도 굿에서 파생한 것이다.

사물놀이는 농악에서 나온 것이고 농악은 마을굿을 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니

모두 굿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이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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