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16. 11:12ㆍ책 · 펌글 · 자료/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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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예언이다.
"대체 우리는 대민족이 아니다.
중국이나 로마나 페르시아나 터키가 건설한 것과 같은 대국가를 건설해 본 적이 없다.
또 지금껏 역사극에서 주역을 연(連)해 본 일도 없다.
애급이나 로마나 희랍이나 중국 등 모양으로 세계문화 위에서 뛰어나는 위대한 자랑거리도 없다.
피라밋트 같은, 만리장성 같은, 굉대(宏大)한 유물이 있는 것도 없고 대발명가도 없다.
인물이 있기는 하나 그 사람으로 인하여 세계사에 일대변혁이 생겼다 할 만한 이는 없고
사상이 없었던 것 아니나 세계사조의 일주류(一主流)를 이룰 만한 것은 없다.
그보다도 있는 것은 치욕이요 압박이요 분열이요 상실이요 타락의 역사다.
공정한 눈으로 볼 때 그렇다.
이는 실로 비애의 발견이었다.
세계의 모든 민족이 다 제각기 조물주의 앞에 가지고 갈 선물이 있는데 우리는 오직 고난을 당하는 것
뿐인가 할 때 천지가 아득하였다.
애급, 바빌론은 문명의 창시자의 영예를 가지었고 / 중국은 그 도덕을 / 희랍은 그 예술을 /
로마는 그 정치를 가지고 갈 터이지만
조선은 무엇을 가지고 갈 터인가.
인도는 망해도 불교를 남길 수 있고 / 유태(猶太)는 없어져도 기독교가 �을 수 있으며 /
영국은 오히려 헌정(憲政)을 자랑할 수 있고 / 독일은 오히려 철학을 자랑할 수 있으나 /
조선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자랑할 터인가."라고
지금 부터 반세기도 훨씬 전인 1930년대 초의 일제시대에 이렇게 한탄하였다.
이와 같은 참담한 구렁에서 그를 구원해 주는 손은 성서가 보여주는 진리였다.
"이 고난이야말로 조선이 쓰는 가시면류관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계의 역사는 요컨대 고난의 역사라고 깨달을 때
이제껏 학대받는 비녀(婢女)로만 알았던 것이 그녀야말로 가시면류관의 여주인공임을 알았다."라고
당시를 술회하고 있다.
1950년 4월 1일에 출판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의 말미에
"이제 우리는 본래 평화적인 민족인 것,
고난의 터전을 맡았던 것,
대국가를 못 이룬 것,
식민지 노릇을 해 본 것,
전패국(戰敗國)에 속하면서 전승국(戰勝國)이 된 것,
해방이 되면서 이중의 구속을 받게 되는 것,
세계의 이대조류가 이 나라의 복판에서 대립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라고
거듭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미래의 함축이 없는 역사는 없으며 따라서 예언 없이 역사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즉 역사는 예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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